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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기심천국/신들의 나라 발리 여행

[ 신들의 무더운나라 발리 ] 적대의 이분법에서 공존의 이분법으로_240323 el sabado, veintitrés de marzo_cybbota, dbadchatb tpn mapwnpobatb

약을 먹고 자기를 잘했다. 휴식시간과 이동시간을 포함해서 겨우 3시간 정도 파도와 씨름했는데, 온몸이 아프다. 바다놀이는 힘들다. 새벽 3시에 한번 잠이깨었다가 다시 잠들어 7시가 조금 못되어 일어났다. 머리속은 개운하다. 빨리 이곳을 떠나고 싶은데, 푸른 바다를 바라보고 있으면, 아쉽기도 하다. 아침으로 먹은 대륙도 나쁘지 않아서 그렇다. 하지만 이곳의 경쟁하려는 분위기는 싫다. 앞으로 다가올 모든 관광지들도 이렇게 여유가 없을 것으로 마음을 비웠다. 우붓과 킨타마니, 테자쿨라의 키라나 뗌복이 몹시 그립다.

 

아침에는 숙소에서 연락이 왔다. 몇시에 체크인? 오후 7시경이라고 했는데도, 자기들이 없을 경우에 대비해 self check-in 과정을 안내해준다. 숙소는 자신들이 만일의 사태까지 대비해 친절한 것이라고 생각하겠지만, 분명히 일하는 시간에 도착할 것같다고 말하는데도, 굳이 설명을 해서 불안하게 만든다. 과잉 친절이 오히려 불편하다.

 

그렇게 철저하게 막았는데도 Bali Bhuana Villa에는 벌레들이 다섯마리나 방안에서 나왔다. 실패다.

 

열심히 시트를 갈고 청소를 하지만, 시트안에서 썪어가고 있는 내용물들에서는 계속 곰팡내가 난다. 새로 교체하거나 내부를 세탁하면 좋을텐데. 이 빌라의 대표는 제법 커다란 부지와 호텔을 소유하고 있다. 조금만 더 신경을 쓰면, 금방 4성급으로 올라갈수 있을텐데 아쉽다.

 

글을 쓰다가 눈을 들면 푸른 바다가 살짝 보인다. 두려운 바다지만 시원하다. 우주공간은 아예 도달할수 없으니 두려움조차 없고, 지구가 언제든 다른 공간으로 이동할수 있지만, 지구위에 붙어있으니 두렵지 않다. 바다와 하늘만이 두려움의 공간이다. 그래서 그런지, 바다와 하늘은 늘 아름답다.

 

친구가 글 여러개를 보내왔다. 그의 글을 수정해서 옮겨본다.

 

"존재와 환상(비존재)
 몸과 환상의 상호작용
 
 존재(몸) 중심=보수
 꿈(환상) 중심=진보

창의는 둘 사이의 모순 상태를 오래 지탱하는 과정.

창의를 이해하는 과정이,
인간의 진보와 자유를 이해하는 길이라는 생각이 강해진다.

사회 - 민주 - 인권 - 복지등,
가족 - 부족 - 국가 관념을 넘어선 개념들, 
즉, '사회' 라는 관념과 맞물린 여러 사회관념들은,

그 근본이 창의에 있고,
창의의 연원은 자유" (다사가 쓰고, 무일이 아주 살짝 고치다)

 

보수는 존재(몸) 중심이며, 진보는 꿈(뇌) 중심이라는 분류를, 현재의 적대하는 보수-진보 개념과 바꿔치기 해서 공존의 이분법을 발전시켜야겠다. 그래서 보수와 진보, 실존과 꿈, 몸과 꿈이라는 반드시 공존할수밖에 없는 개념으로 바꿔나가면, 공존공영으로 갈수 있겠다. 적어도 이런 개념에 공감하고 이해하는 사람들만이라도. 인텔리겐챠.

 

 

 

위 멋진 사진을 찍을수 있는 곳으로 가려고 했는데, 실패했다.

 

찬란한 해와 바다다.
5군데의 관광지를 들러 숙소로 향하는 고된 여행길이다. 잘 버텨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

줄서는 것은 지양하고, 볼것은 보고 오는 것으로 생각을 정리했다.

 

10:30분에 오기로 한 택시기사가 11시에 도착하는 바람에 출발이 늦었다. 산을 한바퀴 빙돌아서 첫방문지인 pura penataran agung lempuyang으로 간다. 11시 45분. 집결장소에는 많은 셔틀버스들이 대기해있고, 인당 30K(?)를 받고 산꼭대기까지 태워다준다. 마을주민들과 상부상조하는 체계인 모양이다. 입구에 도착하니 또 인당 70K를 내고, 사롱을 빌려주고 멋진 사진들을 찍어준다. 내 번호는 222다.

 

어리둥절하고 있는데, 가족여행객이 안내를 해준다. 169번인데, 곧 순서가 온다고. 저 위에 있는 곳에서 사진을 찍고 오란다. 잠깐 더위를 식힌 다음에 걸어서 올라간다. 50m쯤 위에 다양한 시설을 갖춰놓고, 사진을 찍어준다. 인당 30K다. 괜찮다. 좋은 사진을 많이 찍어주었다. 그네는 별도라고 해서 찍지 않았다.

 

그러고도 우리 순서는 아직 멀었다. 기다리면서 점심식사를 했으면 좋았을텐데, 생각을 못했다. 아궁산의 전경이 내려다 보이는 곳에서 나시고랭을 먹었으면 좋았을 것이다. 기다리는 장소는 다행히 땡볕은 아니다. 시원한 그늘에 누워서 듀오링고 실컷하고, 고령토가 만들어지는 암석의 변화도 잠깐 공부했다. 일생의 한번은 이곳에 와서 사진을 찍을만하다. 장장 두시간 반이 걸렸다. 점심을 먹었어야 했다. 그리고, 멋진 문 아래쪽의 사원공간도 한번 둘러봤어야했는데, 그냥 올라왔다. 물론 보지 않아도 아쉽지는 않다. 익숙한 공간이다.

 

 

 

 

 

램프양사원에서 너무 시간을 쓰는 바람에 Tirta ganga를 건너뛰고 Taman ujung으로 간다. 인도와 차도, 신호등까지 갖춰진 도시를 지난다. 산과 바다가 잘 어우러진 깨끗한 도시다.

 

40분 정도 걸린다. 인당 100K라서 카드로 계산했다. 수수료가 붙지 않아서 좋다. 땡볕인데도 걸을만하고, 곳곳에 그늘이 만들어져서, 아마 오후라서 그렇겠지만 충분히 즐길수 있었다. 선크림으로 떡칠을 한 얼굴이 그래도 벌겋게 달아오른다. 춤연습을 하는 소녀들과 인사도 나누고, 멋진 자세로 사진도 찍었다. 

 

관광지는 깨끗하게 관리하는데도
가끔 버려진 쓰레기가 있다. 

쓰레기를 버려줘야 일자리가 생겨서일까?
사회는 이런식의 일자리만 만들수 있는걸까?
분명 아니다. 
우리의 상상력이 너무 부족하다. 

새끼고양이가 와주어서 
정말 기쁜데,
줄것이 없다. 


허벅지위로 들어올려 꼭 안아주었다. 

 

 

goarawah temple을 건너뛰고 uluwatu temple로 가려고 했는데, 3시간이 넘게 걸린단다. 도착하더라도 문닫을 시간이다. 고아라와 사당으로 가기로 했다. 푸자의식이 행해진다. 갈룽안이라는 힌두의 큰 의식기간이다. 1년에 두번 있다. 의식이 끝난 사람들은 걷거나 트럭을 타고 이동한다. 그러다보니 차량이 엄청나게 밀린다. 아, 이동시간을 잘못 잡았구나. 이정도는 아니었을텐데.

 

인당 30K를 내고, 사롱을 의무착용하고 안내에 따라 박쥐를 보러 간다. 와우, 박쥐다. 박쥐를 두려움없이 볼수있다니.

 

끝.

 

사롱을 벗어놓고, 식당을 찾았다.

문이 닫혀있고, 길거리에 warung 한군데만 열려있다.

돼지고기 옹심이를 넣은 스프다.

길거리 음식이라 약간 겁이났는데, 끓인 음식이라 괜찮을것이라 믿었다.

 

야, 맛있는데, 시원하고.

나시고랭하고 같이 먹으면 좋겠다.

 

삼발소스를 두숟갈 넣어서 매콤하게 먹었더니 더 맛있다.

그리미는 향이 약간 걸리는 모양이다.

그리미가 먹던 것의 절반을 더 가져다 먹었다.

아침 8시에 먹고, 계속 과자만 먹다가 6시가 넘어서 처음 식사를 한다.

 

정신을 차리고 주변사람에게 물어봤다. 박쥐는 언제 나느냐고.

해가 완전히 져야된다. 그리고 동굴사원에서만 볼수있다.

 

멋진 노을을 감상하러 바닷가로 나갔다. 그나마 시원한 곳이다.

어, 저기 뭐야.

돌고래다.

돌고래도 더워서 그런지, 몸짓이 축 처져있다.

 

고아라와사원으로 다시 들어갔다. 사롱을 입지 않았더니 입어야 한단다.

다시 입구로 돌아가서 영수증을 보여주며 다시 달라고 했더니, 준다.

 

그리고, 박쥐가 나는 모습을 잘 볼수 있는 곳으로 안내해준다.

그게 그거지만, 그 마음이 고맙다.

 

그리고, 6시 50분부터 7시 반까지 기다렸다.

날듯날듯, 끊임없이 들어갔다 나왔다.

거대한 무리가 되어 날아가지 않는다.

되었다.

 

 

 

 

 

 

 7시 35분에 villa melasti wardana로 출발한다. 도착 30분전에 왓삽을 보냈는데, 아무도 없다고 한다. 누사두아의 고급호텔가를 지나자 캄캄한 시골이 나타난다. 뭐지? 다행히도 도로에 바로 붙어있는 빌라다. 그리고 문을 열려있었고, 직원이 나온다. 그가 설명하기를 퇴근하는 직원이 나의 물음에 답해서 셀프체크인 방법을 알려주었다고 한다. 다행이다.

 

언덕이라 1층을 겸한 2층이고, 우리 베란다는 수영장 전망이다. 겸사겸사 레스토랑의 아침식사용 테이블이다. 허걱, 아침에 어떻게 하지? 너무 더웠다. 전기가 약해서인지 에어컨도 미리 켜놓지를 않았다. 덥다. 방은 넓은데 에어컨은 작다. 욕실도 넓은데 덥다. 찬물을 틀어서 등목을 하니 좀 낫다. 하룻밤에 6만원 하는 숙소다. 정수장치를 달아보니 약간의 녹물이 걸린다. 뭐, 괜찮다. 정수장치를 거치지 않은물도 맛을 보니, 깔끔하다.

 

여행은 긴것이 좋을까?

 

짧은 것이 좋은것이야.


우리는 너무 길다보니,
세번쯤 헤어졌다가 다시 만난 기분이야 ?
?!!!

 

 

늘 새로 만나는 기분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