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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기심천국/신들의 나라 발리 여행

[ 신들의 슬픈나라 발리 ] 홀로 큰걸음을 걸으니 슬프다_240325

 

 

아침식사는 어제와같은 아보브레드와 영국아침.

여행온 느낌이다.

 

 

villa melasti wardana의 체계가 정말 마음에 든다.

언제든지 부엌과 커피, 차, 뜨거운 물과 찬물을 사용할수 있다.

가져다 달라 하지않고, 스스로 챙겨먹으니,

누구를 부려야하는 부담이 없다.

 

아침 6시에 일어나 산책을 나갔다.

동네개들이 모두 나와 반긴다.

그리미가 겁을낸다.

 

그랩을 불렀다.

해변에 내려준다.

 

아, 멋진 경치다.

 

절벽의 절경이다.

 

누군가의 발걸음을 밟고 걸으면 훨씬 걷기가 쉽다.

파도가 지나간 길도 역시 걷기가 쉽다.

 

두개의 발자욱이 있다.

하나의 발자욱은,

나의 보폭보다 커서

따라걷기가 무척 힘들었다.

 

또 하나의 발자욱은,

나의 보폭보다 작아서

편안하게 발걸음을 옮길수 있었다.

 

헉,

그리미는 언제나,

나의 마구잡이 발자욱을

얼마나 힘들게 따라왔을까?

 

 

 

해변에서 딸아이와 놀고있는 아빠를 만났다.

슬라맛 빠기. 인사를 했더니, 인도네시아어 발음이 훌륭하단다.

실제로 인도네시아어는 성조가 없고 단어 하나하나가 분명하게 발음되어 한국어와 비슷하다.

단순한 문장들을 말하기도 쉽고, 알아듣기도 어렵지 않다.

 

해변을 쓸쓸하게 다 걷고,

집으로 돌아와야한다.

 

인터넷이 잡히지 않는다.

한참을 노력해도.

 

그냥 걸어야겠는데.

걷기로 했다.

와, 절벽.

 

한분이 내려오신다.

걸어왔어요? 혼자서?

예, 별로 멀지 않아요. 올라갈 때는 약간 힘드실거에요.

 

정말 대단한 강심장들이 많다.

멋진 경치를 즐기며 오르던 그리미가 멈춰선다.

헉, 원숭이다.

 

조심조심 걸었다.

안경은 몸속에 집어넣고,

모자와 카메라는 두손에 꼭쥐고,

핸드폰은 주머니 깊숙이 찔러넣었다.

 

아니, 참 얌전한 아이들이다.

무기삼아 들었던 물병이 씁쓰레하다.

 

수영장의 물이 뿌엿다. 아쉽지만 그래도 30분동안 열심히 수영을 했다.

한참 몸의 힘이 빠진듯하더니 다시 물속으로 몸이 잠긴다.

더 열심히 연습을 해야하는 모양이다.

 

영국계 호주인과 더많은 대화를 하려고 과욕을 부리다가

말이 온통 꼬이는 바람에 급하게 철수해야했다.

 

친절하게도 11시 이후에 체크아웃을 할 경우에는

50%의 추가 요금을 내야한다는 안내가 어제부터 날아온 덕분에.

10시 50분에 그랩을 부르고,

55분에 짐을 카운터에 맡기고,

59분에 숙소를 나섰다.

 

 

 

잘 가꿔진 숲일테니 잘란잘란하러 가자.

 

정말 멋진곳이다.

가루다 문화공원 Garuda Wisnu Kencana Cultural Park.

 

1인당 125K의 입장료(엘리베이터를 타고 동상의 끝까지 오르려면 300K)와 40K의 셔틀비를 내면,

드넓은 공원이 무료이고, 끊임없이 시원한 생강차와 음료수를 마실수 있고,

예술가의 그림과 조각을 감상할수 있다.

 

처음에는 아이고 어떻게 이렇게 상상력이 없이 크게만 만들었냐고 우습게 생각했다.

그런데, 전체 동선을 전부 다 돌고나서는 감탄하지 않을수 없었다.

입장료 너무 저렴하다.

 

쉴곳과 볼것을 적절하게 배치했다.

아름다운 사람이 다가와 조용히 속삭였다.

전문가의 사진을 받아보실수 있는 기회가 있어요.

한장에 150K에요.

다섯장은 230K(?)에요.

젊은 친구들은 찍어도 기념이 될만했다.

우리는 이제 모든 것을 버려야 할 나이다.

 

공원을 산책하다가 미국에서 온 흑인가족을 만났다.

꼬마에게 말을 걸었지만, 대답을 하지 않는다.

 

Hello.

-----

Hello?

-----

Hey, nice lady.
Have you ever seen the Korean people?

No.

I am a Korean person, you know?
This is your pleasure to meet me.

 

그제서야 녀석들이 반갑다면서 악수를 하고 인사를 한다.

차를 타고 가면서도,

팔이 부러져라 흔들고 있다.

재미있는 아이들이다.

 

 

춤공연을 2개 봤다. 시간마다 하나씩 공연내용을 바꾼다. 너무 훌륭하다.

웃긴다.

게다가 대나무 핸드벨을 이용해

여행객들과 함꼐 공연을 한다.

단순하고, 멋지다.

 

다시 호텔로 돌아와서 짐을 싣고 마지막 호텔로 갔다.

The nest hotel nusa dua.

경치좋은 곳을 달라고 미리 예약해 두었는데,

5층을 주었다. 바다와 공항, 마을이 모두 바라다 보이는 아름답고 작은 방이다.

그동안 거대한 빌라독채들만 사용하다보니 이방이 너무 작은 방이 되어버렸다.

 

짐을 풀고 쉬다가 다시 가우디 문화공원으로 갔다.

차비는 1만원이다.

5시 40분에 도착했는데, 공연이 7시라고 해서 나시고랭 하나를 시켜서 먹었다.

보드카도 한잔 하면서 4,000원의 밥과 안주를 즐겼다.

6시 반이 되어서 천천히 공연장으로 갔다.

 

그런데 뭔가 이상하다.

파장 분위기다.

 

아뿔싸, 6시라고 한다.

세상에나 만상에나.

허탈한 마음에 공연자와 사진 한장을 찍고 집으로 돌아와야해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랩이 잡히지 않는다.

계속 삐끼가 붙는다.

기분이 이상해서 입구로 무작정 걸었다.

괜찮은 산책로인데, 사람이 없다.

아까 5시에만 하더라도 많은 사람들이 걷고 달리던 길이다.

참으로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10분을 걸어 드디어 메인도로에 왔다.

그랩이 잡히지 않는다.

내 그랩의 결제과정에서 10루피(0.9원)가 결제되지 않았다고 한다.

몇번을 시도해도 결과는 마찬가지다.

 

할수없이 예비로 사용하던 그리미의 그랩을 이용했다.

오, 잡힌다.

무사히 숙소로 돌아왔다.

 

몸을 씻고 귀국준비를 위해 비행기표를 확인하고 공항가는 교통편을 예약하기로 했다.

아뿔싸 2,

 

출발시간이 28일 오후 10:30이 아니라, 00:30분이다.

순식간에 23시간이 날아가버렸다.

왜 이런 착각을 했을까?

 

인도에서도 오전 12:30분이라고 해서,

당연히 12:30으로 알았다.

아니었다. 오전 12:30분은 0시 30분이었다.

공항에서 12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젠장, 그나마 다행인것은 비행기를 놓치지 않은 것이다.

 

숙소에 연락해서 내일 아침식사를 저녁으로 옮길수 있느냐고 물었더니

불가능하다고 한다. 뭐, 그렇게 빡빡한가.

융통성이 없었지만 항의는 하지 않았다.

어차피 나의 실수이니까.

제대로된 숙소라면,

아마도 샌드위치라도 준비해 준다고 하지 않았을까?

 

그럴수도 있지.

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