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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기심천국/베트남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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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찌민-달랏] 걷기 여행이 불가능한 달랏_220920 miercoles, veinte de septiembre_Среда, двадцать Сентябрь 달랏에 5박 6일을 지내면서 호텔을 세 군데나 잡은 것은, 걷기여행을 하기 위해서였다. 날도 시원하다고 하니 걷기에 무리가 없도록 세 지역을 왔다갔다 하려고, 그런 계획을 세웠는데, 무참히 짓밟힌 하루였다. 어제는 쑤안 홍 호수를 일주하는 즐거움을 누렸고, 그 즐거움이 오늘도 계속되리라 믿었던 것이 큰 잘못이었다. 아침 식사는 부페가 아니고 주문식이라고 한다. 비수기여서 손님이 적어서인 모양이다. 쌀국수와 볶음밥, 오믈렛을 주문하고, 과일과 음료는 가져다 먹었다. 편안해서 좋은데, 양이 너무 많아서 남기는 단점이 있다. 베트남에 와서 용과를 잘 먹는다. 너무 달거나 시지 않으면서 담백하고 개운해서 건강한 맛이다. 아침을 먹고 걸어서 바오다이 황제의 1궁전으로 가기로 했다. 큰 길이 아니라 작은 길로 가려..
쑤안 홍 호수를 한 바퀴 돌다_230919 martes, diecinueve de septiembre_Вторник, девятнадцать Сентябрь 방에서 나는 묘하게 어지러운 냄새의 근원을 제거하고 시원하게 잘 잤다. 이불이 습기를 머금은 듯한 느낌은 에어컨이 없는 우기에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아침 8시에 식사를 주문했는데, 5분이 지나도록 오지 않아서 받아오는 줄 알고 내려갔더니, 준비하고 있으니 방에서 기다려 달란다. 와플에는 바나나와 딸기가 초코시럽을 같이 뿌려서 나오고, 샌드위치는 그야말로 샌드위치만 나온다. 베트남 커피도 한 잔 나오는데, 뜨거운 물을 살짝 타서 먹었다. 그런데로 먹을만 했다. 두 시간 정도 달랏을 산책하기로 했다. 플라워 가든에는 라벤더처럼 보이는 보란색 꽃이 가득하다. 향기는, 바람이 불어서인지 느낄 수가 없다. 관광객들이 사진 찍기에 정신이 없다. 라이트파크는 들어가는 계단이 너무 지저분하다. 왠일인지 전혀 관리..
호치민을 떠난다_230918 책 2권을 친구에게 전하기 위해 프론트에 맡기고, 아침식사를 했다. 손님이 없어서 부페는 아니고, 삼계탕이나 쌀국수 등 원하는 음식을 선택한다. 샌드위치를 선택해서 먹었는데, 아무래도 밥이 좋겠다. 밥과 김치도 추가해서 준다. 천천히 식사를 하고, 동네 산책을 한다. 아파트가 늘어선 지역으로 들어가니, 드디어 외국에 온 느낌이 난다. 야자수가 시원하게 뻗어있다. 산책을 마치고 예약한 마사지실로. 4층에 2개의 침대가 있고, 마사지사 한 명이 대기하고 있다. 마사지는 처음이다. 다들 좋다고 하니까, 해 보자. 60분 동안 온몸 구석구석을 늘리고 비틀며 시원하게 해 주려고 노력한다. 내가 건강해서 그런지 도무지 느낌이 없다. 어쨌든 15,000원으로 한 시간 편안히 쉬었다고 생각하면 된다. 팁에서 문제가 생..
열무김치에 흰밥, 여행 온 기분이 나지 않는다_230917 내 편식의 실체를 알게 된 것같다. 밥이다. 호텔에서 열무김치와 배추김치까지 차려진 쓸만한 한식이 나왔는데도, 여행 온 기분이 나지 않았다. 여기는 완전히 한국이네. 다른 나라를 느끼려고 왔는데. 어제는 수많은 나라의 사람들이 어울려서 느긋하게 식사를 하다 보니 저절로 흥이 났었다. 쌀죽과 볶음밥이 있었고, 김치는 없었다. 그래도 좋았다. 이곳은 한국의 베트남판이다. 그대신에 커피와 밀크 커피가 맛있다. 내친김에 아이스 커피도 주문해서 산책 준비를 완료했다. 호아저씨 Bác hồ는 신중하고 사려 깊었음에도 불구하고 토지개혁에서 수많은 농민들의 반발을 샀다. 집단농장식 토지 개혁은 마오쩌둥의 방식을 도입한 것인데, 생산력 증진에도 실패하고 농민을 더 가난하게 만드는 결과를 초래한 모양이다. 모든 토지를 국..
조금 부족한 것은, 늘 그런 것이다. 밥, 산책, 그리고 손톱 손질_230916 sabado, dieciséis de septiembre_Суббота, шестнадцать Сентябрь 베개가 높아서, 수건을 베고 자지 않은 것을 후회했다. 그래도 잘 잤고, 그리미도 잘 잤다. 온도 26도로 맞추고, 낮은 풍량으로 에어컨을 돌리고 잤다. 공항근처라 걱정했는데, 조용한 동네다. 8시가 되어서 아침 식사를 하러 갔다. 덥기는 한데, 견딜만한 더위다. 여기도 9월 중순이면 살만해지는 모양이다. 특별하지는 않지만 충분한 아침 부페가 차려져 있다. 2019년 이래로 처음으로 맞이하는 푸짐한 아침상이다. 인도와 중국, 헝가리에서 온 손님들로 그득하다. 다들 여유있게 식사를 하며 대화를 나눈다. 나도 모처럼만에 1시간에 걸친 식사를 했다. 간 맞추기에 실패한 쌀국수를 제외하고는 대체로 맛이 좋았다. 바켓트 반미가 특히 고소하고 좋았다. 약 15분 거리에 있는 공원을 찾아간다. 공원을 찾아 간 이유는..
짐 7kg 맞추기_230915 viernes, diecicinco de septiembre_Пятница, пятнадцать Сентябрь 계획이 없다가 저렴한 비행기표 나오면 아무데나 여행해 보는 즐거움이 있다고 믿어왔다. 그런데, 오늘 아침 짐을 싸면서 매우 힘들었다. 비엣젯의 수하물 규정이 너무 까다로워서 모든 짐을 7kg에 맞춰야 하기 때문이다. 해결책은 가을용 바람막이를 여름용 바람막이로 바꾸는 것이었다. 아주 오래 전에 읽었던 호치민 평전도 다시 읽고 이곳에 남겨두는 것이다. 양말이나 속옷도 너무 지저분한 것은 버리고, 컵라면이나 사탕 등 간식도 3, 4일 내로 처리하면 된다. 러시아에서 산 독일산 샌들은 5년만에 베트남에서 버리고 오기로 했다. 베트남에 남겨 두고 올 것이 많다. 우산도 버린다. 우기라고 해서 비옷을 가져오려고 했는데, 비오면 그냥 쉬기로 했다. 저가항공이라 기내식도 없다고 해서 동네 빵집에서 샌드위치 두 개를 ..
베트남 비행기 표를 사다_230914 Jueves, catorce de septiembre_Четверг, четырнадцать Сентябрь 제주도든 설악산이든 영암이든 국내 어디를 다녀와도, 간다고 상상을 해도 흥미와 즐거움이 느껴지지 않는다. 너무 오랫동안 국내에서 놀아서 그런가? 외국으로 나가는 비행기표를 알아봤다. 너무 비싸다. 2019년에 결혼 기념 인도여행을 너무 잘 다녀온 모양이다. 그래도 아쉬운 마음에 베트남의 달랏을 검색해 봤더니 이곳도 가격이 만만치 않다. 그런데, 호치민을 거쳐서 들어가면 그래도 저렴하다. 아니 저렴한 듯 보인다. 호치민에서 달랏까지 또 비행기를 타야 하니까. 왕복 20만원이면 성수기에 제주도 다녀오는 가격이다. 그래, 결정. 문제는 함께 가야 하는 그리미. 너무 더운 나라는 싫은데, 이미 20여년 전에 한 여름에 베트남을 갔다가 더위와 먹지 못하는 음식 때문에 엄청나게 고생을 했었다. 가고 싶지 않다고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