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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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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 타운_양쯔강에서 보낸 2년_221015 el quince de octubre el sabado_пятнадцать октябрь Суббота 중국과 동남아, 인도라는 거대하면서도 부담이 없는 나라들을 여행할 기회가 점점 사라지지 않을까 불안하다. 특히 중국이 그렇다. 비용이 올라갈수록 여행은 편안해질테니, 그리미에게는 잘 된 일이다. 1위안이 200원이 넘었으니 170원에 다녀온 때를 생각해 보면, 17%가 비싸졌다. 인당 100만원이면 충분했던 3주 여행비가 117만원으로 오른 것이다. "산이랑 물을 끼고 있는 곳은 어디나 여자들이 예뻐요. (중략) 가끔 성격이 고약할 때가 있어요. (중략) 그게 다 워낙 덥고, 또 산이 옆에 있기 때문이에요. 나는 층층이 진 산등성을 보면서 이 사람들이 땅을 어떻게 변모시켰는지, 그것을 어떻게 현기증 나는 계단 논으로 길들였는지에 주목했지만, 중국인들은 사람을 관찰하면서 땅이 사람을 어떻게 만들었는지를 봤..
우리의 연민은 왜 쉽게 사라질까_김남국_221010 el diez de octubre el lunes_десять октябрь Понедельник 오랜만에 친구들과 영등포 순대국집에서 저녁을 먹었다. 술값을 나누어 내야 하는 가난한 자리였지만, 과거를 그리워하고 미래에 대비하는, 젊은 마음은 여전했다. 나는 대학교 정문에 들어서는 순간으로, 다사는 입학원서를 쓰는 순간으로, 큰심이는 강집을 끝내고 교정에 선 순간으로 돌아가고 싶어했다. 나는 못 마시는 술과 견딜 수 없는 독재 타도의 부담을 벗어버리고 아름다운 여인들과 자유롭게 놀기를, 다사는 가난에 찌들어 죽는 한이 있더라도 하고 싶은 공부하기를 꿈꾸고 있고, 큰심이는 쪽방촌이 아니라 큰 세계를 주름잡고 싶었다.  우리를 이 자리에 앉게 한 것은, 김남국의 책이다. 우리의 연민은 왜 쉽게 사라질까.  "나는 여전히 우리 사회를 근본부터 바꿀 수 있는 힘이, 정치와 사랑이라고 믿는다." (8쪽) "..
다산의 마지막 습관_조윤제_221001 el un de octubre el sábado_oden октябрь Суббота 1. 현대 과학기술과 자본주의, 민주주의 혁명을 경험하지 못했으니, 다산은 야만인일까? 고리타분하게 효제孝悌만을 근본가치라 했으니, 철 지난 보수주의자일까? 아니라면, 정치와 인륜의 근본 진리는, 적어도 공자 이래 동양에서는, 이미 확정되었을까? 다산이 답한다. "세상에는 제일로 경박한 사람이 있으니, 마음을 다스리고 성품을 기르는 일을 지목해 ‘쓸데없는 일’이라 하고, 책을 읽어 이치를 궁구하는 것을 두고 ‘고리타분한 이야기’라고 한다." (계고 중에서) 현실을 보면, 5평 월세에 사나 천 평 대저택에 사나 부모가 병들면 요양병원에 입원시켜 1년에 열 번 정도 만나야 하는 상황이니 감히 효孝를 논할 수도 없고, 진보진영이다 보수진영이다 해서 '가치관'을 가진 사람이면 누구나 의논할 일이 생기면 상대방을..
창세기를 중심으로_소돔과 고모라의 멸망 원인에 대하여_220924 el veinticuatro de septiembre el sabado_двадцать четыре СентябрьСуббота 친구들 덕분에 새로운 공부를 많이 하게 된다. 의인이 없어서 멸망한 도시, 소돔과 고모라. 그냥 이야기처럼 듣기만 했지, 책에서 직접 찾아 읽어볼 생각을 하지 못했다. 그래, 읽어보자. 12살 무렵에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읽은 구약성경 old testament을. 그래, 읽어보자. 미사시간에 제1독서로 귀로만 들었던 암호같은 이야기들을. 모든 책은 가톨릭굿뉴스에서 제공하는 성경을 토대로 하였다. 제일 먼저 궁금한 점이, 롯이 살았던 마을 사람들이 왜 전멸했을까? 그들의 죄는 무엇일까? 책에는 이렇게 답이 적혀있다. 오만하였기 때문에. 창세기를 비롯한 모든 성서의 기록을 살펴보았는데, 소돔과 고모라의 멸망은, 몇 가지 중요한 원인이 있었다. 1. 하느님을 배반하고 다른 신을 섬긴 죄 2. 부유한데도 가난하고..
깃털도둑_진실을 받아들이기 힘들어서 허구의 세상을 살아간다_커크 월리스 존스_220917 el diecisiete de septiembre el sábado_семнадцать Сентябрь Суббота 인간은 욕망을 절제할 수 있을까. 욕망이 어떤 것인가에 따라 다르겠지만, 개개인마다 참을 수 없는 욕망이 하나쯤은 있다. 깃털도둑에서 월리스는, 그 욕망들 중 가장 고상해 보이는, 아름다운 예술 작품을 향한 욕망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나로서는, 적어도 아름다움에 대한 욕망이라면, 얼마든지 다른 방식으로 해소할 수 있는 것이기에, 정도 이상의 값비싼 대가를 치르는 것에 동의가 되지는 않는다. 그런데, 묘하다. 월리스는, 주인공 에드윈 리스트의 속마음을 적나라하게 드러내 보인다. '부와 명예, 그리고 다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사고를 쳤다고. 부와 명예를 추구한 것이 범죄의 실제 동기이고, 빠져나갈 때는, 변호사의 조언에 따라, 미약한 정신병과 더불어 아름다움을 추구하다가 벌어진 '한 순간의 실수'라고 ..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_네 개의 사랑과 정치, 그리고 숭고한 사랑_밀란 쿤데라_220806 언젠가 다시 한번 이 책을 읽을 수 있을까. 인간 세계에서 벌어지는 실패한 사랑들과 인간을 넘어서는 숭고한 사랑과 발전과 퇴행을 거듭하는 정치 세계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하고 싶다. '토마시의 사랑'에 대한 밀란 쿤데라의 서술은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서는 큰 의미가 없다. 은유 또는 상징이다. 인간은 사랑을 배반하면서도 사랑할 수 있는 모순된 삶을 살아갈 수 있다. 사랑이라는 지고지선의 가치조차 스스로 배반하면서도 사랑할 수 있으니, 정의와 도덕과 상식과 믿음과 같은 가치들은 언제든지 배반할 수 있으면서 그 가치들을 지향할 수 있다. 인간은 그런 존재이기에 배반에 초점을 맞추지 말고, 인간이 끝까지 잡고 가는 것이 무엇일까를 읽어내야 한다. 다른 사람은 할 수 없다. 오직 자기 자신만이 할 수 있다. 나..
시지프의 신화_바위를 던져 버려라, 시지프_알베르 까뮈_220720 1. 세상은 왜 부조리한가? 까뮈는 세상이 부조리하다는 것을 설명하지 않는다. 생각할 필요도 없이 부조리하기 때문이다. 까뮈가 생각하지 말라고 하는데도 자꾸 생각을 하게 된다. 왜 세상은 부조리할까? 이유 1) 부조리하다고 느끼는 주체는 내가 아니라, 나의 의식이다. 세계와 내가 세상을 만들어 간다. 나는 1이고, 나 아닌 세계는 9조 9,999억개 이상들이 함께 세계를 만들어 가고 있다. 나와 세계가 세상을 만들어가고 있는데, 왜 나의 의식은 세상을 부조리하다고 보는 것일까? 세계를 부조리하다고 규정하는 것은 나의 의식이다. 의식은 뇌에서 만들어진다. 뇌는, 감각을 통해서, 나의 생존에 가장 유리한 형태로, 세계를 규정한다. 어떤 것은 과도하게 좋고, 어떤 것은 과도하게 나쁘다. 그러다보니 나의 의식은..
인간 이재명_220428_el veintiocho de abriel_двадцать восемь апреля '아직도 위인전을 읽고 있느냐'는 물음에 대하여 답한다. 1) 어떤 시절에도 위인은 있었다. 그들의 기록 속에서, 그들의 시대와 삶을 바라보고 이해해야 한다. 전태일 평전, 백범일지, 난중일기, 장준하의 돌베개 등 뛰어난 책들이 많다. 읽지 않아 문제다. 2) 사회는 사람들의 집합이고, 사람은 행동과 기억의 덩어리다. 사람의 기억과 행동을 이해하지 못하면, 사람도 사회도 이해할 수 없다. 인간극장에 나올법한 이야기들로 엮어진 아주 쉬운 이야기책이다. 이재명의 어린 시절 일기장을 토대로 작성한 글이니 더욱 생생한다. 세 명의 선생님 이야기가 나온다. 그중 끔찍한 이야기는 믿고싶지 않은 이야기다. 비슷한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사실에 가깝다고 믿는다. 아름다운 이야기는 듣도보도 못했다. 참고서를 무료로 나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