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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농사 이야기

좋은 징조가 있으나 쉽지는 않아 보인다_180521, 빠니질리닉

광주와 고창을 다녀오면서도 우렁이의 일이 매우 궁금했다. 수덕사 일주문 앞에서 반딧불이 뗴를 만났다. 이십 년도 넘어서 보는 반딧불이다. 좋은 징조다. 부천에서의 일을 마무리하고 12시가 다 되어 논에 도착했다. 처음 보이는 것은 물이 뿌옇다. 아버지께서 물꼬 작업을 다시 하신 부분이 있기도 하지만 오리들이 다녀 갔다는 기분이 든다. 논을 들여다보니 우렁이들이 잘 보이지 않는다. 특히 물이 뿌연 부분이 더 그런 상황이다.


물을 자세히 들여다 보니 봉긋봉긋 풀의 새싹이 보인다. 우렁이들이 돌아다니던 부분인데도 역시 그렇다. 쉽지 않은 모양이다. 음, 일단 마음의 준비를 해야겠다. 아직은 불안해 할 상황은 아니다. 조금 더 지켜보도록 하자.


점심은 사촌 누나가 와서  찜닭을 해 주셨다. 5월 내내 힘들게 일했지만 많은 분들이 오셔서 함께 해 주시니 매우 즐거운 시간이기도 했다. 소주도 한 잔 하면서 잘 먹었다. 한숨 자고 나서 4시부터 일하러 나간다.


물 속에 잠겨 있던 모들은 살아나지 못할 것이다. 흑미논 입구쪽에 일단 작업을 해 보았다. 그럭저력 작업은 되었지만 많이 잠기는 쪽에서는 새로 모를 심어도 살기 어려워 보인다. 일단 시간을 더 두어야 할 것이다. 메벼논의 입구쪽도 작업을 해 보았다. 깊기는 하지만 흑미논보다는 상황이 좋아서 작업은 원활하게 할 수 있었다.


메벼논쪽의 흙언덕이 눈에 띄어서 흙을 걷어내는 작업을 했다. 그러면서 주변의 논바닥을 자세히 들여다 보니 봉긋봉긋 풀의 싹들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논바닥을 비비니 뿌리가 하얗게 올라온다. 음, 그래, 이런 부분도 있을 수 있다. 그렇게 두시간 반을 논에서 헤매이다 집으로 돌아왔다. 주사위는 던져졌으니 1주일을 더 기다려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