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시가 넘어서 무거운 몸을 일으켰다. 7시 반에 논으로 가서 풀도 베고 논둑도 밟았다. 벌써 내 몸무게에 눌리는 논둑이 생길 정도로 흙속에서 생물들이 부지런히 논둑을 파헤치고 있다. 매일 매일 논둑을 밟고 구멍을 막아야 한다. 그러다 보면 장마가 끝날 것이다. 무릎 관절에 무리가 가지 않는 범위 내에서 가볍게 해야겠다.
그렇게 생각하고 나왔는데, 오리들이 저 멀리서 선회 비행을 하며 공습에 대비하라고 한다. 아직도 우리논 근처까지는 오지 않고 있지만 확실하게 인식시켜 주기 위해서 다시 한 바퀴를 돌았다. 결국 한 시간 반 동안 논을 돌며 풀을 베고 논둑을 밟았다. 그래, 가벼운 운동이지만 땀도 좀 나고 시간도 좀 흘러야 한다. 서너 시간하는 무리한 운동이 문제지 한 두 시간은 괜찮다.
괭이를 깨끗이 씻고 낫도 갈아 두었다. 날을 자세히 보니 영 형편이 없다. 풀을 벨 때의 느낌이 매우 거친 것이 다 이런 이유다. 이제는 전문가가 갈지 않는 한 날이 살아날 것 같지는 않다. 아침을 어제 남은 밥으로 간단하게 먹고, 커피에 마카롱으로 간식을 먹었다. 어머니가 받으신 선물을 아버지와 내가 맛있게 먹는다. 어머니는 감기로 앓아 누운 누나를 간호하기 위해 수유리로 가셨다. 오늘은 지나야 내려오실 것이다. 어머니가 드실 양을 충분히 남겨 두고, 아버지 몸에 벌침을 놔 드렸다. 기관지 확장이나 폐에는 그다지 효과가 없다. 적당량의 벌독이 몸에서 좋은 효과를 발휘하여 다른 병이 없기를 기대한다.
우렁이들이 열심히 기어다니고 있어서 열시까지는 나도 열심히 독서를 하고 다시 논으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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