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밤 향악당에서의 장구발표회는 영 맘에 들지 않았다. 지난 주 노동으로 지쳐 연습을 할 수 없었다.
아침 6시에 일어나 논을 둘러보고 오리들을 쫓으려 했는데, 7시에야 간신히 일어나서 세수를 하고 논으로 갔다. 아버지께서 먼저 논으로 가셨는데, 우리 논 아래 아래 쪽의 논에 오리들 다섯 마리가 사냥을 하고 있었다 한다. 가슴을 쓸어내려야 할 일이다. 하루 서너 번은 논을 지키러 와야 할 모양이다.
우렁이들은 밤새 즐겁게 산책을 한 모양이다. 논의 이곳 저곳에 흩어져서 부지런히 돌아다니고 있다. 메벼논에 좀 더 많은 양을 넣을 걸 그랬나. 흑미논으로 가니 물이 부족한 것이 확연하다. 일단 흑미논으로 물을 틀었다. 찰벼논은 어떻게 할까 하다가 찰벼논도 틀었다. 지금 물에 잠겨 있는 모들은 살거나 또는 죽을 것이다. 그렇다고 물을 더 뺄 수는 없다. 그래 턱에 차도록 물을 대보자. 이것은 아침의 생각이다. 오후에는 이 생각이 어떻게 변할지 알 수 없다.
메벼논 앞의 가로등을 어제 밤에 껐다. 벼와 우렁이들이 편안한 밤을 보냈을 것이다.
음성에 다녀와서 잠깐 쉬었다. 30도를 웃도는 날씨에 돌아다니느라 진이 빠졌다. 5시가 넘어서 논으로 갔다. 찰벼논 3곳, 메벼논 2곳, 흑미논 1곳 등 총 6곳에 물꼬를 내기 위해서다.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닐 줄 알았는데, 2시간이 넘게 걸렸다. 현재의 물높이 보다 2mm 정도 더 물을 채울 수 있도록 둑을 쌓고, 그 둑 뒤에 철망을 쳐서 우렁이들이 빠져 나가지 않게 하고, 뒷 부분의 물꼬를 확 터 놓았다. 많게는 100미리의 비가 내릴 수 있다고 한다. 물꼬의 바닥은 비료 포대를 길게 깔아서 물이 나가면서 흙을 쓸어가지 않도록 했다. 이 단순한 작업을 하는데도 온몸의 흙을 튀어가며 일을 했다. 한 번 잘 해 놓으면 한 달 이상은 편안하게 관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렁이들도 제법 잘 돌아다니고 아직은 오리들이 얼씬거리지 않는다.
저녁을 먹고 뉴스를 보고 나서 10시가 다 되어 다시 논으로 갔다. 고요했다. 가로등도 꺼져 있다. 오리도 오지 않았다. 우렁이들은 열심히 돌아다니고 있다. 내일 새벽에 다시 와야겠다. 에어컨을 틀고 싶을 정도로 땀이 흘러서 샤워를 두 번이나 했다. 창문을 열고 자야겠다.
오늘 음성에서의 리코더와 오카리나 연주는 90점 수준의 연습을 해서 85점 수준으로 연주했다. 더 열심히 연습해야겠다. 리코더 : 적념 / 오카리나 : 나에게 넌 너에게 난, 못잊어
'사는이야기 > 농사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리 날다, 저리 가거라_180517, 취띠예르그 (0) | 2018.05.17 |
---|---|
논이 붙잡고 놔 주지를 않는다_180516 среда (0) | 2018.05.16 |
우렁아, 풀을 부탁해_180514 понедельник (0) | 2018.05.14 |
일손이 많으니 혼자 일해도 신바람이 난다_180511 пятница (0) | 2018.05.11 |
진흙 구덩이에서 굴러도 목욕만 하면 문화인이다_180510 Четверг (0) | 2018.05.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