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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농사 이야기

일손이 많으니 혼자 일해도 신바람이 난다_180511 пятница

동생까지 내려오면 모두 여섯 명이 모심기를 한다. 일은 기계와 해야 하나 주변에서 후원을 해 주니 일하기가 좋을 것이다. 6시 10분에 눈이 떠졌다. 조금 빈둥대다가 강준만의 근대사 산책을 잠깐 읽고 아침을 먹고 일하러 나선다. 기운좋게 나선 것은 좋았으나 휘발유를 가져가지 않았다. 작업을 하다가 아버지께서 오시기에 한 통 가져다 달라고 부탁 드렸다.


메벼논에 들어가서 작업을 하려 하는데, 모심는 기계가 내려오지 않는다. 한참을 머리를 굴리다 보니, 유압고정이 생각이 났다. 어제 저녁에 미리 풀어놓았어야 하는데, 기계 무사히 가져온 것만 생각하다가 그만 잊어버리고 말았다. 유압을 풀고 작업을 했다. 모는 잘 심어진다. 물이 잘 빠져있어서 빠지지도 않는다. 좁은 회전구간이 문제가 되기는 했지만 그럭저럭 잘 헤쳐 나갔다.


가장 큰 문제는 진흙죽으로 만들어진 구역. 커다란 구덩이가 파지듯이 작업이 된다. 무른 땅 선택 모드가 생각이 나서 변경을 했다. 그리고 계속해서 무른 땅 모드로 모심기를 했다. 거의 죽이 되다시피 한 논이다 보니 무른 땅 모드가 맞는다. 메벼논을 다 심고 났더니 동생이 막걸리와 도너츠를 간식으로 가져왔다. 막걸리 한 잔에 도너츠를 먹는다. 평화롭다.


찰벼논과 흑미논까지 무사히 마무리를 했더니 12시가 못 되었다. 네 사람이 함께 작업을 했더니 실수도 적고 일도 힘들지 않다. 아버지는 이앙기를 청소하시고 동생과 함께 모판을 닦았다. 이앙기 청소가 끝나서 삼촌과 함께 트럭에 옮겨 실었다. 기계를 반납하고 온 사이에 모판을 창고로 깨끗이 옮겨 놓았다. 마음이 청소까지 하고 오늘 할 일을 모두 끝냈다.


물을 대보아야 정확한 상황을 알 수 있겠지만 그런대로 만족할만한 작업 결과다. 이제는 풀메는 일이 남았다. 점심을 먹으며 속으로는 우렁이가 일을 잘 해주기를 빌었다. 여섯 명의 힘찬 건배 소리로 맛있는 점심을 먹었다. 역시 일은 여러 사람이 함께 해야 한다. 신바람 나는 하루 아니 반나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