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를 쓴다고 오후 2시 반에 출발했는데, 도로 상태는 여전히 좋지 않아서 3시간 반이 걸려서 무일농원에 도착했다. 부리나케 천재와 함께 논으로 갔다. 대략 세 군데에서 심각하게 물이 새고 있었다. 그래도 찰벼논에는 제법 물이 찼다. 펌프 한 대 분량은 새고 한 대 분량은 물을 채웠나 보다.
일단 천재가 논둑을 누르고 물이 새는지를 확인하는 사이에 나는 논으로 들어가서 물구멍을 막아나갔다. 큰 물이 새던 곳 두 곳을 막고 났더니 예상대로 작은 물이 새는 곳이 눈에 계속 들어온다. 천재의 도움으로 한 곳씩 처리해 나갔다. 점점 무릎이 아파온다. 어제와 오늘 몸살로 계속 드러누워 있지 않았다면 다시 일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타이레놀의 도움을 받아 어른은 어린이 날에 계속 일을 한다.
귀농을 준비하면서 많은 농장으로 일을 하러 갔었다. 하루 또는 이틀을 일을 하고 집으로 돌아오고는 했는데, 힘들었지만 할 만했다. 그리고 마음이 뿌듯하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붙었다. 그래서 귀농을 결심할 수 있었다. 그런데 매일같이 이런 노동을 해야 할 줄 알았다면 귀농하지 않았을 것이다. 오늘은 이렇게 힘든 노동을 하지만 내일은 꽃을 보며 물을 주고, 모레는 풀을 뽑으며 감자순이 돋는 것을 볼 수 있을 줄 알았다. 모든 착각이 모험을 가능하게 한다.
그리미와 우주신은 고추밭에 가서 여섯 줄의 고추에 흙을 덮고 왔단다. 30%는 한 모양이다. 내일 모레 다른 식구들이 와서 나머지 일을 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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