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에 제법 큰 비가 내리는 바람에 농원에 오지를 못했다. 24일(화)에 아침 일찍 비에 젖은 자전거 도로를 헤르메스와 달렸다. 시원해서 땀도 흐르지 않는다. 논으로 갔다. 반장에게 부탁해서 논둑을 눌러달라 했는데 일은 빨리 끝내서 좋았다. 수고비로 20만원을 드렸다. 대체로 일이 거칠었는데, 자신의 논과 같은 방식으로 논둑 작업을 하기 때문에 달리 말할 것은 없다. 일부 구간이 너무 약해서 이야기를 해 두었는데, 특별히 손을 보지는 않은 모양이다. 써레 작업을 하면서 보완을 해야 할 모양이다. 순전히 삽으로 해야 할 일이라서 쉬운 일이 아니다. 굴삭기를 임대해서 스스로 작업을 하고 싶은 마음이다.
논둑을 보수하면서 논을 보니 부들같은 풀이 자라고 있었다. 들어가서 뽑아보니 작년에 낫으로 제거한 풀들인데, 논바닥에 뿌리가 살아있다가 다시 잎을 내밀고 있었다. 장난이 아니게 클 것같다. 뿌리까지 긁어가며 제거해갔다. 삼십 분 정도를 작업했다. 일부 뿌리는 제거하지 못했기 때문에 벼가 자라는 동안에 틀림없이 굵은 잎새를 밀어 올릴 것이다. 그때 가서 다시 뿌리 제거 작업을 해야겠다. 이러다가는 우리 논이 수생생물의 보고가 되지 않을까. 흥미로운 일이다. 일은 고될 것이다.
잠시 여유가 있어서 음성군 품바예술촌에 가서 그림 구경을 하고 왔다. 신재흥 화백의 자작나무 그림이다. 살아 움직이는 나무처럼 입체감이 있다. 아침과 저녁에 각 한 점씩 1년이 넘게 매일같이 그렸다고 한다. 왠만한 크기는 한 시간이면 그릴 수 있고, 작은 그림은 완성하는데 삼십분이 걸리지 않는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굉장히 거친 칼질(나이프로만 그림을 그린다)인데, 2미터만 떨어져서 감상하면 살아 숨쉬는 생생한 나무다. 들인 노력이 있으므로 그림이 멋질 수밖에 없다.
26일(목)에는 마당의 풀을 뽑았다. 한 군데서 느긋하게 일하지 못하고 이리저리 옮겨다니며 작업을 하니 일한 흔적이 별로 나지 않는다. 밭둑의 배수로에 부직포를 깔고 마늘밭에 풀도 매었다. 이리저리 옮겨다니며 재미있게 일하였다. 마음이와 함께 부천으로 가는 발걸음이 가볍다.
'사는이야기 > 농사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논 써레질 할 때 적당한 물 높이는 모르겠고, 삽질로 몸살이 왔나_180502~03 (0) | 2018.05.04 |
---|---|
고추를 심고, 유기농골드 48포, 비료 6포를 논둑으로 옮기다_180501 (0) | 2018.05.01 |
하우스의 그늘막을 치다_4월 22일 (0) | 2018.05.01 |
누구도 나의 일은 대신할 수 없다_180419 Четверг (0) | 2018.04.19 |
언덕배기에 딸기를 심다_180416~18 (0) | 2018.04.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