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일찍부터 서둘러서 모판에 상토흙을 담기로 했다. 떡국으로 간단히 요기를 하고 8시 반에 나가서 작업 준비를 한다. 지난해까지는 땅바닥에 주저 앉아서 상토흙을 담았더니 허리가 아파서 일하기가 힘들었고, 그런 상태에서 모판을 나르다가 허리가 삐끗하는 바람에 일도 못하고 벌침을 맞으며 사흘 동안 고생한 일도 있다. 그후로 허리 상태가 완전하다고 생각된 적이 없다.
올해부터는 서서 상토흙을 담기로 했다. 어떻게 할까 하다가 데크 위의 테이블을 하우스로 옮겨서 그 위에서 작업을 하면 될 것 같았다. 문제는 두분이 모두 힘을 쓰시지 못하니 혼자서 커다란 테이블을 옮기는 것이 과연 가능할 것인가다. 한쪽 의자를 잡고 테이블을 세워 보았다. 쉽지 않았지만 세워진다. 계단 세 개를 세워진 테이블을 천천히 굴려서 내려왔다. 안전하게 옮겨졌다. 평지는 질질 끌어서 하우스 안으로 옮겨 자리를 잡았다. 대성공이다. 이후로 3시간의 작업이 매우 순조로웠다. 콧노래가 나올 지경이다.
모판에 상토흙은 메벼용 80개 찰벼용 40개 예비 10개 등 총 150개를 담았다. 모판은 창고에서 총 160개를 가져와서 손상된 것 두 개는 버리고 152개를 사용하고 나머지는 창고에 가져다 두었다. 기록을 정확하게 해 두어야 한다. 내년에도 참고가 되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된다. 메벼의 모판을 80개를 하는 이유는 800평의 논에 모를 심기 위해서다. 모판 한 개로 열 평을 여유있게 심을 수 있다. 찰벼논은 아래 윗논 합해서 600평이 좀 안되지만 60개를 준비한다. 여유가 있을 것이다.
12시부터 어제(5일) 담가 놓은 볍씨를 한 번 더 씻고 - 국립종자원에서 배포하는 씨앗은 종자를 농약으로 소독하고 발아 억제제까지 입혀 나오므로 깨끗하게 씻어야 한다 - 소독약(농약)으로 한 번 더 소독을 해야 한다. 소독이 제대로 되려면 물의 온도가 30도는 넘어야 하는데 날이 너무 춥다. 물을 끓여서 대충 온도를 맞추고 약을 푼 다음에 - 한 병으로 40리터의 물에 20kg의 종자를 이틀 정도 소독한다 - 볍씨를 담가 두었다. 금방 물이 식을 것이므로 소독 효과는 떨어질 것이다. 월요일(9일) 오전까지 소독액에 침종해 두었다가 씻어내었다. 메벼는 이미 한 번 소독된 것이므로 큰 걱정이 없는데, 찰벼는 거의 소독이 안된 듯 해서 걱정이다. 기온이 영도에 가깝게 떨어진 것이 소독을 제대로 못한 이유다. 농사는 하늘이 짓는다. 인간은 거들 뿐이다.
210316_작년부터 모판만들기를 하지 않고 돈을 주고 모를 산다. 작년에 농협 육묘장에서 산 메벼 모는 정말 튼튼하고 좋았다. 돈이 아깝지 않을 정도다. 게다가 한 달 동안 모를 키우느라 얽매이지 않아도 된다. 필요하면 언제든 모판을 만들 수 있지만 일하는 고통보다 "자유와 즐거운 노동"이 더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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