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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농사 이야기

파란 하늘에 하얀 구름, 그리고 이른 죽음_180314 среда

7시부터 눈을 뜨고 빈둥거리다가 커피까지 다 마시고 일하러 나간 시간은 8시 반이 넘었다. 어제, 그제와 같은 일을 오늘도 해야 하니 신나게 나가지를 못한다. 작업복으로 갈아입는데, 그림같은 구름들이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멋진 모습을 보여준다. 찍어야 하는데, 일하러 나갈 때는 전화기도 들고 가지 않는다.


이틀 동안 6시간 정도만 일을 했으니 몸이 그리 힘들지 않을 줄 알았더니, 이틀 동안 다시 시작한 백팔배 때문인지 허벅지가 아프다. 게다가 땡볕이 여름햇살처럼 내리 쬐니 땀이 눈으로 들어가서 세수를 하고 다시 일을 해야 할 정도로 덥다. 이 정도 더위는 일하면서 다이어트 하기에 딱 적당한 날씨다.


마을에 상이 났는데, 환갑도 넘기지 못했다 한다. 알지 못하는 분이라 어머니가 대표로 가서 인사를 하고 오셨다. 날이 좋았지만 젊은 아버지를 보내야 하는 자식들과 아내의 마음이 얼마나 아플까.


한 시가 다 되도록 천천히 일을 했다. 몸이 휘청거리는 것을 보니 오전 작업 네 시간은 무리가 있다. 샤워를 하고 맥주 한 잔 시원하게 마셨다. 오후 세 시까지 눈도 부치고 쉬다가 다시 작업. 일곱시까지 세시간 반을 더 일했더니 몸이 천근만근이다. 원래 이렇게 무리하게 일을 해서는 안되는데, 내일 비가 온다하니 어쩔 수 없이 무리를 하게 된다. 농사일은 그저 하늘의 처분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