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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농사 이야기

하늘이 맑고 저수지의 물이 그득하다_180313, вторник

어제와 오늘, 계속해서 날이 따뜻하여 일하기가 좋았다. 올해는 농사를 짓지 않기로 한 산소밭에 쳐 둔 부직포를 거두어 들이는 작업이다. 먼지가 펄펄 날리는 부직포를 접는 일은 흙먼지 속에서 걷는 느낌이다. 휴식을 할 때마다 시원한 바람과 맑은 하늘, 물이 그득한 저수지가 바라다 보여서 좋다.


20미터 길이의 25장 정도되는 부직포를 걷는데, 이틀 동안 6시간 정도를 일하고도 끝내지 못했다. 내일과 모레까지 작업을 해야 정돈까지 마칠 수 있을 것이다. 작년 말에 선배들과 함께 부직포를 고정했던 핀을 대부분 제거해 둔 상태였는데도 말이다. 폭우가 쏟아져서 부직포 위로 흙이 많이 쌓여 있는 것도 작업을 더디게 하는 요인이 된다. 밭은 항상 길보다 위쪽에 위치하고 물빠짐이 좋아야 하는데, 그렇게 좋은 여건의 밭은 없다. 결국 제초제와 농약을 쓰지 않는 농법은 끊임없이 농부의 희생을 요구한다. 부직포를 깔고 거두는 문제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농사짓는 모든 과정에서 그렇다. 즐겁게 농사짓는 것이 목표라면 결국 농사짓는 면적을 더 줄여야 한다. 산소밭의 경작을 포기하는 이유다.

평일인데도 몇몇 강태공들이 저수지로 낚시를 왔다. 봄이다. 어제와 오늘은 특별히 맑고 아름다운 봄날이어서 기록해 둘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