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국빈대접을 받으며 방한했다. 겨우 8%의 비용(9억달러 헉 1조원)만을 내고 거저 얻은 평택 미군기지에 대해 '한국을 지키기 위한 시설인데 미국이 돈을 많이 냈다'고 주장한다. 우리나라가 미군 주둔을 위한 시설 자금을 무려 89억 달러(헉 헉 10조원)나 냈는데도 말이다. 미국 입장에서는 아시아에서의 미국 방어선을 위해 이런 많은 돈을 써 준 한국에 감사해야 한다. 물론 미군의 존재가 한반도의 평화유지에 기여하고 있다는 것을 또한 받아들여야 한다. 다만 10분의 1 수준으로 줄였으면 더 좋겠다.
지난 주 화요일에 허겁지겁 찰벼 벼베기를 했다. 느닷없이 벼베기를 하러 오겠다고 해서 정신없이 콤바인 들어 갈 자리를 베어야 했다. 아버지는 조금만 무리를 하셔도 몸살이 나셔서 오늘도 잔듸밭의 풀을 뽑다가 몸져 누우셨다. 얼마나 서둘러서 벼를 베었는지 나중에 보니 장화가 낫질로 수도 없이 구멍이 났다. 만일 장화를 신지 않았다면 끔찍한 일이 발생할 뻔했는데도 몰랐다.
800평의 메벼논에서는 간신히 1톤 정도의 벼가 나왔는데, 500평의 찰벼논에서도 비슷한 수준의 벼가 나왔다. 지난 일주일을 말리고 오늘 잘 마른 찰벼를 콤바인 포대에 담았다. 26개 780kg. 마음이에 실어놓고 비가 온다 하기에 천막으로 덮고 비닐로 한 번 더 덮었놓았더니 자시가 가까워서 비가 내린다.
오늘 또 신경이 거슬리는 뉴스 하나가 더 나왔다. 문재인 정부의 전병헌 정무수석의 의원 시절 보좌관 두 명이 롯데 홈쇼핑으로부터 9억원에 달하는 뇌물을 공여받은 것으로 검찰이 관련자들을 긴급 체포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각 언론들이 제목을 붙이기를 '살아있는 권력에 검찰이 칼끝을 겨눈다'고 하였다.
말도 안되는 소리다. 전 수석이 본인은 관여하지 않았다고 부인한 것을 옹호하는 것이 아니다. 누구나 죄를 짓거나 뇌물을 받았으면 처벌하면 그만이지 겨우 청와대 정무수석 정도를 살아있는 권력 운운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죄를 지었으면 정무수석이 아니라 그냥 범인이다. 문재인 정부가 어떻게 만들어졌는데 언론에서는 아직도 이런 소리들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언론이 이렇게 떠들면 검찰은 또 청와대 눈치를 봐야 하나. 제발 미디어에서 이런 헛소리를 하지 말자. 시민이 제일 먼저고, 그 다음이 경제고, 마지막이 정치인이다. 제일 졸병이 범죄를 저질렀으면 죄 지은만큼 처벌하면 된다.
당나라 시대 황제의 자리에 이제 시민이 앉아 있다. 트럼프도 문재인도 그저 시민들의 신하일 뿐이다. 신하들은 이렇게 이야기해야 한다. 태종이 자신을 발탁해 쓰려고 하자 위징이 자신을 쓰려면 이렇게 되도록 해달라고 부탁한다. 대통령 박근혜를 감방에 쳐놓고 재판을 하고 있는 시민들의 마음이 과연 편안할까. 시민들이 임명한 대통령이었다. 문재인을 대통령으로 뽑아 놓았더니 호가호위하려는 자들이 또 설친다면 결코 좌시할 수는 없다. 그러나 그것은 한국 역사에 또 다른 불행한 일을 더하게 된다. 목숨까지는 바칠 필요 없으니 그냥 옳은 일만 해서 평범하고 위대한 일생을 살도록 하자.
그리고 잘못한 것 있으면 빨리 반성하고 죄 지은만큼 벌 받아라. 아까운 목숨 자꾸 버리지 말아라. 잘못 없이 살아가는 사람이 어디 있나. 용서하고 용서받으며 살자. 부끄럽지만 죽을 일은 아니다.
"소신은 나라를 위해 목숨 바치며 언제나 바른 것을 행하고자 합니다. 그러나 결코 폐하를 속이거나 배반하는 일은 하지 않습니다. 아무쪼록 저를 양신으로 만드시되 충신이 되기를 바라지는 마십시오. (중략) 양신은 후세에 아름다운 이름을 남기고, 군주가 거룩한 천자가 될 수 있도록 도우며, 자손만대까지 복록을 누립니다. 하지만 충신은 자신은 물론 일가족 모두가 몰살당하고, 군주는 폭군이 되며, 국가도 가문도 모두 멸망하여 오로지 자신만 충신의 이름을 후세에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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