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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농사 이야기

허리가 끊어질 듯 하다_170606, вторник 프토르닉

5시부터 잠을 깨우기 시작해서 6시에 아침을 먹고 논으로 갔다. 다행이 날이 흐려서 일하기는 좋을 것이다. 우렁이를 대신해서 논을 메기 시작했다. 오늘로 벌써 세 번째고 정농께서도 이틀을 작업하셨다고 한다. 아침에 3시간 오후에 3시간 해서 총 여섯 시간을 논바닥을 기어다녔다. 허리는 끊어질 듯 아프고, 손가락은 풀을 잡지 못할 정도로 아프다. 음, 어떻게 백일 동안이나 풀을 메었던가. 이번에는 아무리 길어도 60일을 넘지 않을 것이다. 그래, 그 때 보다는 낳은 상황이다. 희망을 버리지 않고 꾸준히 조금씩 해 나가자. 일이 끝나든가 시간이 지나가든가 할 것이다.


왜 우렁이들이 죽었는지는 알 수 없다. 짚이 너무 많아서 산소가 부족했나, 짚을 너무 많이 태워서 물이 양잿물화 되었을까, 오리들이 사냥을 한 것일까, 아니면 두루미나 황새. 로터리를 충분히 시간을 갖고 치지 않은 것은 풀이 많이 자라는 원인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원인을 모르면 또다시 잘못을 저지를 수밖에 없을 것이다.


비가 내렸다. 오후 작업은 비를 맞으며 계속했다. 약간 서늘했지만 워낙 작업이 힘들어서 추운 줄은 몰랐다. 드렁허리가 파놓은 찰벼논의 구멍도 메웠다. 그 녀석을 잡는데는 실패했다. 소중한 생명들과 생사를 건 이런 싸움을 한다는 것은 유쾌한 일이 아니다. 생명의 농업이라, 글쎄. 말이 안된다. 아주 아주 적은 생산에도 만족할 수 있는 사람만이 가능한 일이다. 따라서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만으로는 불가능한 일이다. 줄이자. 농토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