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추천한 책이다. 우주와 양자역학에 대해 뭘 좀 이해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절반 가까이 읽은 지금의 평가는, 머리 속에 복잡하게 얽혀있지 의문이 해소된 것은 하나도 없다. 용어에 조금 익숙해졌다는 사실만으로 만족해야 한다. 재미있는 주장으로 시작한다. 물리학자인 그들도 확신하지는 못하지만 심증은 매우 높은 주장. 질감과 온도, 색과 빛 그리고 시간까지 모든 것이 실재가 아니다. 그러면 도대체 무엇인가.
"나와 같은 물리학자들은 시간과 공간, 그리고 그 속에 존재하는 모든 물질들이 실재 reality 가 아니라는 강한 심증을 갖고 있다. " (서문에서)
빛은 입자의 성질과 파동의 성질을 모두 갖고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어떤 중요성이 있는지는 알 수 없다. 그 성질을 이용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도 모른다. 거기에서 더 나아가 이제는 전자도 입자이면서 파동이라고 한다.
"1927년에 클린턴 데이비슨 Clinton Davisson과 레스터 저머 Lester Germer는 니켈 결정을 향해 전자(파동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소립자)빔을 발사하는 실험을 했다. 그들은 두 개의 슬릿에 전자를 통과시킨 후 형광스크린에 만들어지는 무늬를 관찰하였는데(TV의 스크린도 이와 비슷한 원리로 작동된다), 결과는 그야말로 경악, 그 자체였다. 전자는 작은 공이나 탄환과 같은 입자이므로 스크린에는 (두 개의 줄무늬가 만들어져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다) 파동을 대상으로 실험했을 때 나타나는 간섭무늬가 (여러 개의 줄무늬가 나타난 것이다, 중략) 매 초당 하나씩 발사되어 '혼자서' 슬릿을 통과한 전자가 스크린에 간섭무늬를 만들었던 것이다.
(중략) 간섭무늬가 나타나려면 어떻게든 두 개의 파동이 서로 '만나야' 한다. 그런데 홀로 움직이고 있는 입자가 무슨 수로 간섭무늬를 만들 수 있다는 말인가. (중략) 아무래도 전자를 입자로 간주해 왔던 우리의 생각이 틀린 것 같다. (중략) 전자는 결코 분해되지 않으며, 전자의 모든 질량과 전하는 공간상의 작은 영역(점에 가까움) 속에 밀집되어 있다. 1927년, 막스 보른 Max Born은 전자의 파동성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내림으로써 새로운 물리학의 지평을 열었다. 파동의 정체는 공간에 퍼져 있는 전자가 아니라 바로 '확률파동'이었던 것이다." (145~8쪽)
시간의 방향성에 대한 논리를 무질서도(엔트로피)를 가지고 한참이나 설명한 후에 다시 위의 문제로 돌아가서 설명을 시작하는데, 역시 무슨 말인지 알 수가 없다. 이해가 되면서도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첫째는 용어에 익숙하지 않은 것이 한계였다. 둘째로, 용어가 어느 정도 익숙해진 지금에도 여전히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현실 세계의 상식에 익숙한 논리로는 양자역학의 완전히 새로운 논리를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글쎄올시다. 아니다. 아인슈타인의 말대로 수학을 모르기 때문이다. 뉴턴 역학에서 시작해서 모든 물리학은 수학과 실험과 관측으로 구성되고 증명된다. 수학으로 증명되는 것을 수학을 모르면서 이해할 수는 없다. 그냥 외워야 하는 것이다.
"양자역학은 하나의 전자가 두 개의 구멍을 동시에 통과하는 것을 허용한다. (무일:그래 알겠어, 그런데) 그러나 이렇게 비상식적인 관점을 채용하면 지금의 입자를 있게 한 '과거'는 개념상으로 엄청난 변화를 겪게 된다. (무일:무슨 변화, 흘러가 버린 과거와 전자의 확률파동이 무슨 관계가 있다는거야) 양자역학에 의하면 전자 한 개의 확률파동은 두 개의 슬릿을 '모두' 통과하며 슬릿을 빠져 나온 파동들이 서로 섞이면서 스크린에 간섭무늬를 만들고, 스크린의 특정 위치에 전자가 도달하는 빈도수는 그 지점에 형성된 간섭무늬의 강약에 따라 달라진다. (무일:알겠어, 그런데 이게 왜 시간 과거와 연결이 되냐고. 중략) 모든 가능한 사건들은 동시에 진행된다.(무일:허 참)" (265쪽)
오늘(12월 27일)까지만 읽고 정리하면 책은 반납해야겠다. 지난 몇 개월간 평행우주와 우주의 구조를 동시에 읽으면서 현대 물리학에 대한 이해도를 어떻게든 높여 보려고 애를 썼지만 쉽지가 않았다. 다행인 것은 이해하지 못하면서도 꾸준히 읽어 왔다는 것이다. 자꾸 읽다보면 뭔가가 이해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기 때문이다. 그 기대감이 지루함과 좌절을 이겨내어 오늘에 이르렀다고 생각한다. 내년에 다시 도전한다.
우주공간의 팽창에 대해서는 중학교 1학년 때부터 들었으니까 벌써 40년이 되었다. 물론 어떤 의미가 있는지는 모른다. 오늘 그 의문을 풀 수 있을까.
"흔히 우주의 역사라고 하면 매우 장구하고 거창한 역사를 떠올리지만 대략적인 골격만 놓고 보면 놀라울 정도로 간단하다. 우주의 역사를 한 마디로 요약한다면 '팽창의 역사'라 할 수 있다. (중략, 1929년 에드윈 허블의 관측에 의하면) 지구로부터 멀리 있는 은하일수록 더욱 빠른 속도로 멀어져 가고 있었다. (중략, 은하들이 지구로부터 멀어진다고 해서) 코페르니쿠스가 지동설을 제창한 이후로 지구는 우주에서 그다지 유별난 존재가 아니었다. 그런데 우주 전체에서 단 하나뿐인 빅뱅의 진원지가 왜 하필이면 지구라는 말인가? (무일 : 글쎄, 우연히 그럴 수도 있지 않을까. 중략)
일반상대성 이론에 의하면 시간과 공간은 견고하게 고정되어 있지 않으며 주어진 조건에 따라 고무처럼 휘어질 수 있다. 아인슈타인은 질량과 에너지의 분포상태가 주어졌을 때, 이로부터 시간과 공간의 휘어진 정도를 알려 주는 방정식을 유도해 냈다. (중략, 이 방정식을 토대로 계산한 결과) 프리드만과 르메트르는 물질과 복사에 의한 중력이 전 우주에 걸쳐 작용하면 우주공간은 고정된 크기를 유지하지 못하고 팽창 아니면 수축을 겪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하였다. (중략) 야구공의 고도를 결정하는 운동방정식과 우주의 크기를 결정하는 아인슈타인의 방정식이 거의 동일한 형태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중략) 건포도를 박아 놓은 밀가루반죽을 오븐에 넣었을 때 반죽이 부풀어 오름에 따라 건포도들 사이의 간격이 일제히 멀어지는 것처럼, 은하들이 서로 멀어지는 것은 공간 내부의 국소적인 팽창 때문이 아니라 '공간 자체'가 팽창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중략) 지금까지 얻어진 관측결과에 의하면 우주의 어느 곳에서 관측을 하건 간에, 모든 천체들은 관츨자를 중심으로 멀어져 가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328~33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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