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창동에 제사를 모시러 갔다 오느라 9시 반이 되어서야 잠을 깼다. 정종을 맛있게 먹었는데, 마지막 마신 잔에서 뭔가 이상한 냄새가 나더니 머리가 은근히 아픈 바람에 몸이 더욱 피로했다. 뭘까. 열무를 몇 개 뽑아서 부천으로 가져 올라갈 준비를 해야겠다. 책을 읽을수록 모르는 것들이 더욱 늘어난다. 이렇게 계속 나가다가는 다시 책을 덮는 상황이 벌어질 것이 틀림없다. 그때까지만 읽자.
자연계에 존재하는 힘은 '가장 근본적인 단계(뭔가, 원자, 핵, 입자, 미립자 ?)'에서 네 종류로 분류된다고 한다. '힘'을 다음백과사전에서는 상호관계라고 표현한다. 중력, 전자기력, 약력, 핵력. 이들 힘중에서 가장 이해하기 쉬운 것은 중력이다. 물체들이 서로 잡아당기는 힘, 인력으로만 작용하는 힘이다. 네 개의힘중에서 가장 약하다고 한다. 책받침을 비벼서 만들어낼 수 있는 힘인 전자기력이 머리칼을 들어올릴 수 있는 것은 전자기력이 거대한 지구의 중력을 이겨냈기 때문이라고 한다. 지구의 질량은 6조x1조 kg이고 6조x1조 kg의 물체가 내 머리카락에 작용하는 중력이 책받침의 전자기력을 이길 수 없다는 것이다.
전자기력 electromagnetics force은 + 전기와 - 전기가 서로를 당기는 힘일까. 다음 위키백과에서는 그렇게 설명하고 있지 않다. 어렵다. 모든 용어가 한 번쯤은 들어보았겠지만 실제로 다가오지 않기 때문에 그럴 것이다.
"전자기 상호작용(電磁氣相互作用, electromagnetic interaction)은 대전된 입자 (렙톤과 쿼크 등) 사이의 기본 상호작용이다. 힘을 운반하는 입자는 광자(γ)이다. 네 개의 기본 상호작용 가운데 (강한 상호작용[핵력?] 다음으로) 두 번째로 세며, 또한 장거리에 작용하는 두 개의 기본 상호작용 가운데 하나다. (다른 하나 장거리 상호작용은 중력이다.)"
핵력은 가장 강한 상호관계로 "핵자들을 단단하게 묶어두는 힘"이라고 한다. 먼거리에서는 작용하지 않지만 가까운 거리에서는 가장 강력하게 작용하여 물질의 기본단위인 원자를 만들어내는 힘인 모양이다.
"핵력이 작용하지 않는다면 모든 원자핵은 당장 분해되며, 그 결과 우리의 눈에 보이는 모든 물체들도 근본적인 단계에서 순식간에 와해될 것이다. 우주를 구성하고 있는 원소가 106종(천연적으로 존재하는 원소는 90종이고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16종을 합해 모두 106종으로 구성되어 있다)인 이유는 핵력에 의해 핵자들이 안정된 결합을 할 수 있는 경우의 수가 106가지이기 때문이다." (140쪽)
거대한 별이 폭발하여 만들어지는 초신성의 단계를 거쳐 최후를 맞이하면 그 잔해들이 중성자별이 되는데, 중성자별은 고속으로 자전하면서 불규칙한 복사파를 방출하며 이를 맥이 뛰는 것처럼 빛을 발한다고 해서 맥동성 pulsar라고 한다. 정말 어렵군. 이 부분을 읽다가 자전은 왜 일어나는가 하는 의문이 생겼다. 다음 백과사전에서 자전에 대해 찾아보니 자전의 원인은 나오지 않고 모든 별은 자전한다고만 나와 있다.
"지구 표면의 바닷물은 달의 인력 때문에 달의 방향과 반대 방향으로 부풀려 올라간다. 지구는 자전하고 있기 때문에 바닷물과 그 밑의 지구 사이에 마찰이 생겨 지구의 자전 속도는 조금씩 늦어지는데, 그 양은 100년 만에 하루의 길이가 0.0016초 길어지는 정도의 작은 수치이다. 하지만, 100년이 지나면 29초나 늦어지게 되며, 1000년이면 48분 40초가 된다. 지구의 자전은 1000분의 1초대의 어긋남이 있어 계절에 의한 변화가 일어나는 것도 알려져 있다. 또한 지진이 일어났을 때 자전 속력이 갑자기 불연속적으로 변하는 일도 있다. 그 밖에 지구 내부의 질량 분포의 변화, 해류의 변화, 기압 배치의 변화에 의해서도 자전 속력이 변한다." (다음 백과사전 중에서)
빛 보다 빨리 운동하는 것이 있다. 그것은 공간이다. 그렇다고 하니 그렇게 이해해야 한다. 그런데, 공간이란 도대체 뭐지. 3차원의 세계 전체가 공간이 아니고 대체 무엇이 공간이지. 아인슈타인은 시간과 공간으로 인식되는 객체가 시공간 spacetime인 공간이라고 한다. 뭐야. 그것이 어째서 빛보다 빠른 속도로 인플레이션 inflation이 일어나는거야. 갈수록 의문만 쌓인다. 물리학자들과 천문학자들은 의문이 해소되었다고 하는데, 글쎄. 정말로 그들은 내가 이해하지 못하는 것을 이해한 것일까. 시간과 3차원 입체로 별도로 인식이 되는 이것이 하나의 객체로서 spacetime 이라고.
"(구스는) 우리의 눈에 보이는 우주가 초창기에 있었던 불덩어리의 극히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그 무렵에 이 작은 부분의 온도와 밀도는 균일하게 분포되어 있었다. 그러나 어느 순간에 갑자기 인플레이션이 일어나면서 우주는 빛보다 빠른 속도로 10의 50제곱배까지 팽창되었고, 그 결과 지금 우리의 눈에 보이는 우주는 여전히 균일한 분포를 유지하고 있다. 즉 별의 밀도와 배경복사의 온도가 균일하게 분포되어 있는 이유는 현재 우리의 눈에 보이는 우주가 아주 작은 영역에 뭉쳐 있다가 인플레이션과 함께 엄청난 속도로 팽창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153~4쪽)
이것 저것 딴 짓을 하면서도 꾸준히 몇쪽씩 읽어냈다. 읽을 수록 의문이 드는 그런 책이다. 문장을 읽고 무언가를 말한다는 것은 분명한데, 콕 집어서 소화해 낼 수가 없다. 이런 식이라면 현대의 우주론은 일반인의 지식 수준을 넘어서서 도저히 접근 불가능한 영역에 가 있는 것이다. 쉽게 설명한다고 하는데도 뭔가 미진하다. 그래도 우주론은 마지막은 정리해 보자. 빅뱅과 38년, 그리고 네 가지의 힘과 인플레이션.
"지금까지 밝혀진 사실들을 종합해보면 우주는 온도가 식어감에 따라 여러 단계를 거치면서 진화해왔음이 분명한다. (중략)
1. 10-43초 이전 - 플랑크 시대 : 네 종류의 힘들은 '초힘 superforce'이라는 하나의 힘 속에 통합되어 있었으며 우주는 완전한 무(또는 고차원의 빈 공간)의 상태에 존재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중략) 그 이유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지만, 네 개의 힘을 통합시켰던 신비한 대칭이 붕괴되면서 양자적 요동이 무작위로 발생하였고, 이로부터 우주의 배아에 해당되는 기포가 형성되었다. 이 기포의 크기는 10-33 cm 정도였는데, 이 값을 '플라크길이 Planck length'라 한다.
2. 10-43초- GUT 시대 : (중략) 이 시기에 우주는 빛보다 빠른 속도로 거의 10의 50제곱 배까지 폭발적으로 팽창되었는데, 그 원인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이 시기의 온도는 약 10의 32제곱 도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3. 10-34초 - 인플레이션 종료 : (중략) 우주는 쿼크와 글루온, 렙톤 등이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고온의 플라스마상태였다. (중략)
4. 3분 - 핵자의 탄생 : 온도가 충분히 낮아지면서 원자핵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수소원자의 핵이 융합반응을 일으키면서 헬륨원자핵이 만들어졌으며 [ 오늘날의 성분비 (수소 75% : 헬륨 25%)는 이 시기에 결정되었다. (중략)
5. 38만년 - 원자의 탄생 : 우주의 온도는 절대온도 3,000K로 떨어지고 열에너지가 충분히 약해지면서 전기력에 의해 전자가 원자핵의 주변에 구속되기 시작했다. 즉, 원자가 만들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광자는 더 이상 흡수되지 않고 공간을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게 되었다. COBE와 WMAP 위성이 관측한 배경복사는 이 시기에 방출된 것이다. (중략)
6. 10억 년 - 별의 탄생 : 온도가 18K까지 떨어지면서, 원시 불덩이가 겪었던 양자적 요동의 결과로 퀘이사와 은하, 그리고 초대형 성단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별의 내부에서는 탄소와 산소, 질소 등 비교적 가벼운 원자들이 만들어지기 시작했고, 폭발하는 별은 철보다 무거운 원소들을 주변에 흩뿌렸다. 이 시기는 허블망원경으로 관측할 수 있는 가장 먼 과거에 해당된다.
7. 65억년 - 드 지터식 팽창 (중략)
8. 137억년 - 현재 : 우주공간의 온도는 2.7K(영하 271.3도)까지 떨어지고 별과 은하, 행성 등 현재와 같은 우주의 모습이 형성되었다." (178~181쪽)
이것을 과연 다시 읽어본다고 기억이 되살아날지 의문이 든다. 그러나 원래 지식이라는 것의 동어반복의 연속이 아닌가. 계속해서 되풀이하여 뭔가 자극이 주어지면 물리학자들이 말하는 빅뱅에서 현재까지의 우주의 모습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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