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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서재

17세기 과학지식이라도 제대로 이해해 보자_평행우주 1

17세기 말에 이뤄진 과학의 발전을 지금도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은 답답하면서도 부끄러운 일이다. 어떻게 그들은 그렇게 불완전한 환경 속에서도 지금의 나보다 훨씬 많은 것을 알 수 있었을까. 답은 간단하다. 20년이라는 오랜 시간 동안 좋은 장비인 반사망원경으로 관측하고, 생각하고, 연구해서 원리를 발견해 냈던 것이다. 이런 장비와 활동들 중에서 어떤 것도 하지 않은 나로서는 뉴턴의 과학을 이해할 수 없었던 것이다. 학교에서 배운 것들은 일부 있겠지만, 전체를 종합해서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에, 17세기의 과학지식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게 된 것이다.


"1066년에 영국의 하늘을 가로지르는 거대한 혜성이 나타났을 때, 해럴드(Harold)왕이 이끌던 색슨족의 병사들은 공포에 질려 더 이상의 진군을 포기했고, 그 덕분에 윌리엄(William)의 군대가 영국을 장악하여 새로운 국가체계를 갖출 수 있었다. 이 혜성은 1682년에 또 한 차례 영국에 나타났는데, 이때에도 전 유럽이 공포에 휩싸였다. (중략) 부유한 아마추어 천문학자 에드먼드 핼리는 자신이 발견했던 혜성의 신비함에 매료되어 당대 최고의 물리학자였던 아이작 뉴턴을 찾아가 자문을 구했다. 


(중략) 뉴턴은 확신에 찬 목소리로 조용히 대답했다. "혜성은 거리의 역제곱에 비례하는 힘(즉, 혜성에 작용하는 힘은 태양으로부터 멀어질수록 약해진다)의 영향을 받아 타원궤도를 돌고 있습니다. 저는 20년 전부터 혜성의 궤적을 망원경으로 관측해왔는데(그는 현대의 천문학자들이 사용하는 반사망원경을 처음으로 발명한 과학자이기도 했다), 혜성의 운동에 중력법칙을 적용하면 타원궤도가 자연스럽게 얻어집니다." 


(중략) 핼리는 사비를 들여 뉴턴의 새로운 이론을 출판하기로 결심했다. 결국 뉴턴은 핼리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1687년에 그 유명한 논저 "자연철학의 수학적 원리 Philosophiae Naturalis Principia Mathematica"(줄여서 "프린키피아 Principia"라고도 함)를 출판했다. (중략) 오랜 세월 동안 신비와 경이의 대상이었던 천체의 운동은 '수학적으로 정확하게 예견할 수 있는' 과학의 한 분야로 자리잡게 되었다. (중략) 시인 알렉산더 포프가 남긴 시구에 잘 묘사되어 있다. 


자연, 그리고 자연을 지배하는 법칙은 어둠 속에 숨어 있었다. 

그러나 신이 "뉴턴이 있으라!"고 선언하자 

모든 것은 백일하에 드러났다" (50~51쪽)


중학교 때였는데, 옆집 형이 문고판으로 된 물리학 책을 하나 주면서 읽어 보라고 했다. 일본 사람이 쓴 것인데, 우주가 말 안장처럼 휘어 있고, 엄청나게 멀리 볼 수 있는 망원경으로 우주를 바라보면 내 뒤통수를 볼 수 있다는 이야기가 씌어 있었다. 어려서 그랬는지 졸려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무슨 말인지 알 수가 없었다. 그리고 작년에 처음으로 평행우주를 읽었고, 100쪽 정도까지 읽다가 다시 이해가 되지 않아서 접었다. 이번 추석 연휴의 끝판 무렵에 물리학 서가에서 서성이다 이 책을 다시 집어 들었다. 또 비슷한 이야기가 나온다. 이제는 조금은 이해할 수 있고, 이해하지 못한 부분을 이해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 볼 생각이다. 물론 끝까지 가리라는 보장은 없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기원전에 만들어진 유클리드 기하학도 다 이해하지 못했으니 17세기의 과학지식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당연하다. 미적분도 확률과 통계도 모두 마찬가지다. 재미있으면 새롭게 공부해서 알 수 있으면 좋다고 생각하는게 맞을 것이다.


"아인슈타인은 자신이 추구하고 있는 새로운 중력이론이 뉴턴의 중력이론과 상충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뉴턴의 이론에 의하면 중력은 우주전역에 걸쳐 '즉각적으로' 전달된다. 즉, 아무리 먼 곳이라 해도 중력이 전달되는 데에는 아무런 시간도 걸리지 않는다는 뜻이다. (중략) 아인슈타인은 어느 순간에 태양이 갑자기 사라지면 그곳에서 구형의 중력충격파가 형성되어 빛의 속도로 퍼져나간다고 생각했다. (중략) 뉴턴은 시간과 공간을 "운동법칙에 따라 우주의 모든 사건이 일어나는 방대한 무대"라고 생각했다. 시간과 공간이 왜 존재하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어쨌거나 그것은 절대로 움직이지 않고 자연현상에 직접 개입하지도 않으면서 모든 사건을 조용히 바라보기만 하는 소극적인 무대였다. 그러나 아인슈타인은 뉴턴의 생각을 완전히 뒤엎었다. 


(중략) 침대 위에서 매트리스를 가만히 누르고 있는 볼링공을 떠올려보자. 공이 없을 때 침대의 표면은 평면이었지만, 이제 볼링공이 놓인 자리는 음푹 패어 잇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볼링공을 향해 조그만 쇠구슬을 굴려 보내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구슬은 똑바로 진행하지 못하고 볼링공의 주변을 공전하게 될 것이다. (중략) 뉴턴의 관점에서 볼 때, 구슬이 적절한 거리를 두고 볼링공의 주변을 공전한다는 것은 볼링공이 구슬에게 어떤 '힘'을 행사하고 있다는 뜻이다. 즉, "볼링공이 구슬을 자기 쪽으로 잡아당겨서 궤도운동을 하도록 묶어두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그러나 아인슈타인의 관점에서 보면 굳이 '힘'이라는 개념을 도입할 이유가 없다. 구슬의 궤적이 휘어지는 것은 볼링공에 의해 침대의 표면이 휘어져 있기 때문이다. (일반) 상대성이론에 의하면, 이런 경우에 당기는 힘 같은 것은 작용하지 않는다. (중략) 아인슈타인은 이러한 논리를 통해 중력이라는 것이 우주 전역에 즉각적으로 전달되는 인력이 아니라, 질량에 의해 공간이 휘어지면서 나타난 결과라고 믿었다. (중략) 만일 중력이라는 것이 휘어진 시공간의 부산물이라면, 태양의 갑작스러운 소멸은 침대 위에 놓여 있는 볼링공을 어느 순간 갑작기 제거한 행위에 비유될 수 있다. 그러면 휘어져 있던 침대의 평면이 다시 평면으로 되돌아오면서 그 여파는 특정속도로 침대 면을 타고 전달될 것이다. 아인슈타인은 중력을 '시공간의 휘어짐'으로 해석함으로써, 상대성이론과 중력을 조화롭게 연결시킬 수 있었다. 


(중략) 1915년에 아인슈타인은 훗날 모든 우주론의 초석이 될 일반상대성이론(general relativity)을 완성하였다. 이 놀라운 이론에 의하면, 중력은 우주공간을 가득 메우고 있는 독립적인 힘이 아니라 시공간이 휘어지면서 나타나는 부수적인 효과에 불과했다. 그리고 이 이론에서 아인슈타인이 주장하는 모든 내용은 단 한 줄의 방정식으로 요약될 수 있었다. 이 막강한 방정식을 이용하면 질량과 에너지의 분포상태에 따라 시공간이 휘어지는 정도를 정확하게 계산할 수 있다." (70~4쪽)


논의가 깊어지면서 점점 이해의 한계에 도달하는 부분들이 나오기 시작한다. 그래서 중력은 있다는 것일까. 뒷부분을 읽다보면 뉴턴의 중력법칙은 분명히 작동을 하는데, 일반상대성이론과는 어떻게 양립하는 것일까. 1919년에, 우리가 독립만세를 부르고 있을 때, 영국의 천체물리학자 에딩턴이 아프리카와 브라질에서 일식을 이용해 별빛이 휘어지는 현상을 관측하여, 아인슈타인이 예측한, 태양 주변에서는 태양에 의해 휘어진 공간 때문에 별빛도 휘어진다는 사실을, 일반상대성이론을 실험으로 증명했다고 한다. 무슨 말인지는 알겠으나 도대체 어떻게 증명했다는 것인지는 이해할 수 없다. 그저 이런 문장에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상대성이론이 우리의 상식에 부합되지 않은 이유는 이론이 잘못 되어서가 아니라 우리의 상식이 상대성이론을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중략) 상대성이론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 우리의 상식이 진실을 반영하고 있다는 믿음 자체가 틀렸다는 것이다." (80쪽)


너무 길게 쓰면 다시 읽지 못할테니 중간에 끊어야겠다. 우주에 관한 이야기를 읽을 때마다 걸리는 단어가 복사(輻 : 바퀴살 복 / 射 : 쏠 사 ; 복사 radiation)다. 오늘 사전을 찾아보았더니 '열이나 전자기파가 바퀴살처럼 방출되는 것'을 말한다고 한다. 그리고 이어지는 빅뱅의 탄생에 관한 이야기.


"1946년에 가모브는 빅뱅이 초고온상태에서 응축되어 있는 중성자로부터 시작되었다고 가정했다. 사실 그 무렵에는 전자와 양성자, 그리고 중성자를 제외한 대부분의 소립자들에 대해 알려진 내용이 거의 없었다. (중략) 그로부터 2년 후, 가모브는 우주의 기원이라 할 수 있는 초고온 응축물을 흑체(black body)로 간주하고 여기에 흑체복사이론을 적용해 매우 성공적인 결과를 얻었다. (중략, 가모브와 그의 제자들인 랄프 알퍼와 로버트 헤르만은) 우주의 초창기부터 현재까지의 진화과정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우주의 온도가 절대온도 5k(영하 268도) 근처까지 식었음을 확인했다. 


(중략) 그들은 연구결과를 알리기 위해 여러 차례에 걸쳐 세미나를 개최했다. 그러나 학자들은 그들의 주장에 그다지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중략) 그 낮은 온도를 어떻게 측정하겠느냐고 빈정대는 사람까지 있었으니까요. 


(중략) 1940년대에 (프레드) 호일은 빅뱅이론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당시 빅뱅이론이 갖고 있던 결점 중 하나는 이론으로부터 계산된 우주의 나이가 18억 년에 불과하다는 것이었다. 물론 이것은 허블이 멀리 있는 은하의 밝기를 잘못 측정하여 발생한 오류였다. (중략) 무슨 수로 우주가 행성보다 젊을 수 있다는 말인가? (중략) 호일은 초고온의 혼돈 속에서 질서정연한 우주가 탄생했다는 빅뱅이론을 결코 받아들일 수 없었다. (중략) 우주는 시작도, 끝도 없으며 그곳에 그냥 존재한다. 


(중략) BBC 방송국은 우주의 기원을 주제로 한 토론 프로그램에 호일과 가모브를 초청하였는데, (중략, 호일은 가모브의 논리를 반박하며) 당신의 주장에 의하면,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물질들은 까마득한 과거의 어느 한순간에 일어난 빅뱅으로부터 생성되었겠군요. (중략) 빅뱅이론을 옹호하는 학자들은 이론의 명칭을 바꾸기 위해 오랜 세월 동안 캠페인을 벌여왔다. 이름 자체가 저속하게 들리기도 했지만, 더 큰 이유는 이론을 반박하는 대표주자가 빈정대는 투로 얼떨결에 지은 이름이었기 때문이다. (중략) 빅뱅이 일어나기 전에 우주는 원자보다 작은 점 속에 응축되어 있었다. (중략) 1993년 8월에 "스카이 앤드 텔레스코프" 잡지사는 빅뱅을 대신할 만한 새로운 명칭을 공모했는데, 심사위원들은 3만여 개에 달하는 응모작 중에서 빅뱅보다 나은 이름을 찾지 못했다." (104~112쪽)


별의 탄생과 소멸에 대해서도 알면 재미있지 않을까. 언제인가부터 현미경과 천체망원경을 사고 싶었는데, 관련 지식이 너무 없어서 자제해 왔다. 일단 기본 지식을 쌓고 도구를 구입하는 것으로 해야겠다. 그런 의미에서 평행우주는 좋은 길잡이가 되어 줄 것이라 믿는다. 진도가 잘 나가지 않는다. 그래도 우리가 밤하늘의 별들을 왜 그렇게 아름답게 생각하고 좋아하는지를 알게 되었다. 우리는 초신성의 폭발에 의해 만들어진 원소들로 태어났기 때문이다. 별의 후손이니 별을 사랑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태양과 같이 전형적인 별은 수소가스가 모여 있는 형태로 탄생하여(이런 별을 원시성 protostar 이라 한다) 중력에 의해 점차 안으로 응축되는 과정을 겪는다. 이 과정에서 수소가스는 빠른 속도로 자전을 하게 되는데, (중략) 별의 자전축과 수직한 평면 위에서 행성들이 공전하는 태양계가 탄생한다. 별이 응축됨에 따라 중심부는 계속 뜨거워지며, 온도가 1,000만도에 이르면 드디어 핵융합반응이 일어나면서 수소가 헬륨으로 전환되기 시작한다. 약 100억년에 걸쳐 이 과정이 반복되다가 별이 다 타고나면, 즉 원료가 고갈되면 별은 수소가 아닌 헬륨을 원료로 삼아 핵융합 제2라운드를 개시한다. 


(중략) 이 과정에서 태양은 화성을 잡아먹을 정도로 덩치가 커지면서 이른바 적색거성(red giant)이 된다. 그러다가 헬륨마저 소진되고나면 태양의 바깥층이 서서히 분해되고 지구만한 크기의 중심부만 남게 된다. 천문학자들은 이때의 태양을 백색왜성 white dwarf 이라 부른다. (중략) 그러나 질량이 태양보다 10~40배 정도 큰 별의 경우에는 핵융합 과정이 훨씬 빠르게 진행된다. 이런 별이 적색거성이 되면 중심부의 가벼운 원자핵들이 빠르게 융합되면서 별의 내부에 백색왜성이 형성된다. 이 백색왜성의 내부에는 주기율표에서 철 이하의 가벼운 원소들이 생성되며, 최종적으로 철이 만들어지고나면 핵융합과정에서 더 이상의 에너지를 추출하지 못하기 때문에 수십억 년 동안 끓어왔던 용광로는 드디어 수명을 다하게 된다. 그리고 이 시점부터 별은 급속하게 수축되면서 엄청난 압력으로 인해 모든 전자들이 핵의 내부로 밀려들어가고 (이때의 밀도는 일상적인 물의 4,000억배가 넘는다) 온도는 수조 도까지 상승한다. 


이렇게 작은 영역에 응축되어 있는 중력에너지가 어느 날 폭발하면서 별은 초신성이 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발생한 엄청난 열에 의해 초신성의 내부에서는 또다시 핵융합반응이 일어나게 되는데, 철보다 무거운 원소들이 이때 만들어진다. (중략) 지구가 태양으로부터 떨어져나온 것은 사실이지만(자전하는 태양의 원심력에 의해 표면의 잔해와 먼지들이 떨어져 나와 지구를 비롯한 행성으로 진화했다는 것이 학계의 정설이다 / 중략) 초신성의 잔해(철보다 무거운 원소들)는 지구뿐만 아니라 근처에 있는 성운에골고루 뿌려졌을 것이다. 즉, 인간의 몸은 수십억 년 전에 사라진 별의 잔해로부터 만들어졌으므로 우리 모두는 '별의 후손'인 셈이다." (118~121쪽)

 


'빅뱅'이 토론과정에서 우연히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면 그전에는 도대체 뭐라고 붙여진 이름일까? 어느 출판사에서 연락이 왔다. 카데쉬 조약의 점토판을 찍은 사진을 제공해 줄 수 있겠느냐고? 흠, 기분좋은 일이다. 


"가모브와 호일은 상호보완적인 이론을 주장했던 셈이다. 가모브가 생각했던 대로, 질량수가 5 또는 8 이하인 가벼운 원소들은 빅뱅으로부터 탄생했다. (중략) 그러나 이보다 무거운(그리고 철보다는 가벼운) 원소들은 호일의 주장대로 별의 내부에서 만들어졌다. 그리고 철보다 무거운 원소들(구리, 아연, 금 등)은 초신성에서 생성되어 폭발과 함꼐 우주공간으로 흩어져 나왔다. (중략) 현재의 우주론에 반대하는 다른 이론들은 100종 남짓한 원소들과 모든 동위원소의 출처를 밝혀야 하는 어려운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118쪽)


드디어 마이크로파배경복사가 관측되었다고 한다. 그러면 처음에 가모브가 이야기한 흑체복사는 무엇인가. 두 가지가 같은 개념인가. 우주배경복사는 또 무엇인가. 세 가지의 개념은 같은 것인가. 저자의 오류인가. 번역의 오류인가. 


"1965년에 아노 펜지어스와 로버트 윌슨은 (중략) 벨연구소에서 라디오망원경에 잡힌 신호를 분석하던 중 원치 않는 잡음이 계속해서 감지되는 이상현상을 발견하고 그 근원을 추적하고 있었다. (중략) 그 이상한 신호라는 것이 특정 방향의 별이나 은하에서 날아온 것이 아니라, 모든 방향에서 균일한 강도로 감지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중략) 그 잡음의 정체는 가모브가 1948년에 예견했던 마이크로파배경복사였다. (중략) 프린스턴대학의 로버트 디키는 가모브와 상관없이 독립적으로 우주배경복사를 예견하였으나, 역시 낙후된 장비 때문에 실험적으로 확인하지는 못했다. (중략) 두 연구팀이 만나서 연구내용을 비교해본 결과, 펜지어스와 윌슨이 발견했던 것은 빅뱅의 잔해가 분명했다. (중략) 결국 호일은 1965년에 '네이처'지를 통해 정상상태우주론으로는 우주배경복사와 헬륨의 양을 설명할 수 없음을 천명하면서 자신의 패배를 솔직하게 인정하였다. 


(중략) 1962년에 거대한 천체의 운동과 관련하여 또 하나의 신기한 현상이 천문학자 베라 루빈에 의해 발견되었다. (중략) 명왕성의 공전속도는 수성보다 10배나 느리다. 그러나 베라 루빈이 은하수에 속해 있는 푸른 별들의 이동속도를 관측해보니, 은하 중심으로부터의 거리에 상관없이 모두 같은 속도로 움직이고 있었다. (중략) 이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하려면 은하수의 총질량은 눈에 보이는 것보다 10배 이상 커야 한다. (중략) 이 문제는 별의 총질량보다 10배나 많은 미지의 물질들이 은하의 주변을 에워싸고 있다고 가정하면 쉽게 해결된다." (122~130쪽)


너무도 많은 의문을 남겨두고 1부 3장까지를 끝낸다. 의문들을 다 풀고 넘어갈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일단 진도를 한 번 더 나가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