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십대에 접어들자 인생 후반의 계획을 부지런히 세우는 사람들이 많다. 그 계획의 기반은 연금이다. 국민연금은 금액이 150만원 정도이기 때문에 큰 기대를 하지 않지만 공무원 연금이나 사학연금은 250만원 정도 되니까 다들 현금의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생각해서 마음이 놓이는 모양이다. 우리 세대들이 부지런히 일해서 현재의 연금세대들이 평안한 생활을 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일하는 사람은 많고 받은 사람은 적기 때문이다.
유럽이나 미국과 같이 우리나라도 연금으로 여유로운 노후를 즐길 수 있을지는 두고 볼 일이다. 불안감이 없지 않으나 다른 대안도 없다. 부부가 모두 연금을 받는 경우라면 그나마 연금액이 삭감되는 불상사가 벌어지더라도 충격이 덜하다. 나이가 들수록 큰 돈이 드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건강을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개인연금은 세제 혜택 때문에 가입이 유도된 것이지 적금 부어 놓은 것을 매년 분할해서 받는다는 것 말고는 아무런 혜택이 없다고 보여진다. 공공연금만이 물가 인상에 따르는 연금액이 인상되기에 의미가 있다.
젊은이들이 불안한 고용 상태가 지속되어 창조력을 발휘할 기회를 얻지 못한다면 우리의 기대는 기대로서 끝날 위험이 있다. 젊은이들에게 도전과 창조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연금에 대한 기대가 무너지지 않는 방법이다. 아마도 유일한 방법이 될 것이다.
젊은이들에게 기회가 제공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지금 우리들이 선택한 여러 가지 방법들 때문이다. 비용 절감, 저임금 노동, 신규투자 부진 등등. 10년 내로 큰 변화를 주지 않고 현재의 기득권을 지켜낼 수 있는 다양한 정책 수단들이 사회 전분야에 걸쳐 일어나고 있다. 이런 분위기가 변화되지 않는다면 앞날은 밝지 못할 것이다.
미래에 대한 전망이 어두우니 기득권을 이용해 더 많은 축적이 필요해진다. 아들 손자 며느리들까지 전부 고려한 가계의 자금을 확보하는 것이 우리들의 꿈이다. 땅도, 현금도, 연금도, 회사도, 직업도, 모두다 우리 가족을 위해서 준비해 두어야 한다. 그래서 점점 청년들이 설 땅은 없어진다. 우리가 기득권을 조금이라도 내려놓고 미래를 위해 청년들이 스스로 개척해 갈 공간을 마련해 놓지 않으면 악순환이 점점 강력해 질 것이다.
우리 세대는 아이를 하나 또는 둘을 낳았다. 그래서 조금만 여력이 있으면 말년을 충분히 살아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연금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 두 사람의 연금을 한 명 또는 두 명의 아이가 창출한 부가가치로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하면 어떨까. 과연 아이들이 적은 것이 우리의 축복일까. 은퇴후 적어도 40년은 연금생활자로 살아야 하는데, 우리 아이들은 무거운 부모를 어깨에 걸머지고 이 세상을 잘 살아낼 수 있을까. 게다가 잠재성장률은 점점 떨어져서 3%에도 미치지 못하는데 말이다.
공무원만 되면 잘 살 것이라고들 한다. 그래서 공부 좀 한다는 사람들은 모두 관료가 된다. 그러난 가난한 시민으로부터 부유한 공무원은 나올 수가 없다. 세금을 내지 못하는 시민들 위에서 똑똑한 관료가 존재할 수는 없다.
더욱 불안해지니까 점점 더 모으려고 하고, 내놓지 않으려고 할 것이다. 그러면 연금에 대한 기대는 점점 무너질 수 있다.
'사는이야기 > 농사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항상 선을 원하면서 악을 택했구나_160705 (0) | 2016.07.08 |
---|---|
우리도 바빠요, 할매_160707 (0) | 2016.07.08 |
사람이 살고 봐야지_160524, 화 (0) | 2016.05.24 |
스윽 나타났다 사라진다_160519, 목 (0) | 2016.05.20 |
관리기를 엎어 먹다_160425, 월 (0) | 2016.04.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