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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농사 이야기

다 걷지 못한 부직포와 교통사고로 몸살이 나다_151209, 목

눈과 비는 계속 내리고, 겨울이 깊어가니 기온은 떨어지고. 음성지역의 콩 수확이 매우 좋지 않아 콩값이 예년에 비해 많이 올랐다고 한다. 한 말에 5만원에서 10만원까지 계속 오르고 있다 하니 제 때 수확을 한 사람들은 제법 수익을 낼 수 있었을 것이다.

 

12월 8일 수요일. 날이 맑아 일하기가 좋겠다. 3박 4일 휴가를 나오는 천재를 데리러 의왕에 다녀왔다. 버스나 전철이 있으면 좋으련만 의왕-용인-일죽-음성을 잇는 선으로는 아무런 교통 수단이 없어서 어쩔 수 없이 의왕까지 다녀왔다. 왕복 2시간 반 정도 걸렸다.

 

점심을 먹고 나서 아래밭의 부직포를 걷으러 갔다. 부직포 고정용 핀을 거의 꽂지 않아서인지 작업이 참 쉬웠다. 눈과 비가 교대로 내리고 해가 비쳐서 날이 따뜻하니 걷어내는데 어려움이 없었고, 둘이서 힘을 모아 작업을 했더니 착착 진행이 잘 된다.

 

4시 가까이 되어서 윗밭의 부직포를 걷으러 이동했는데, 찰벼 정미를 하신다기에 천재를 보내고 혼자서 작업을 했다. 작업 효율은 금방 떨어져 버렸다. 5시 반. 해가 다 질 때까지 작업을 했지만 윗밭은 20%의 부직포만 걷을 수 있었다. 고정핀은 30cm 간격으로 꼽혀있고, 흘러내린 토사에 부직포가 잠기고 잡초까지 난 상태라 더욱 작업이 어려웠다. 혼자서 해야 한다면 앞으로도 하루는 더 작업을 해야 부직포를 다 걷어낼 수 있을 것이다.

 

천재와 정농의 정미작업도 6시가 다 되어서야 끝났다. 9일 목요일에 목포 큰아버지댁, 서울의 사촌누나와 사촌형댁, 친구 두 명, 제주도의 친구 한 명에게 보낼 쌀을 포장하고, 토요일에 초대한 외가쪽 친척들과 함께 나눠 먹을 떡을 만들기 위해 방아간도 다녀왔다. 심장수술(관상동맥우회술, 서울대 김기동 교수)을 받으신 장인어른을 뵈러 혜화동으로 갔다가 새벽 한 시까지 처제와 대기하다가 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10일 금요일 하루 종일 몸살을 앓았다.

 

몸살을 앓기까지의 과정을 가만히 살펴보면 사흘간의 장구연습(하루 5시간 내외), 부천과 음성 왕복 주 3회, 서울 왕복 주 1회, 부직포 작업, 정미작업, 자전거 200km 주행 등등이 2주 동안 계속되었다. 게다가 2주 전 금요일에는 교통사고를 당했다. 신호대기를 하느라 무념무상으로 서 있었는데, 뒤에서 코란도가 쾅. 큰 충격은 아니었지만 목이 뻐근했다. 일주일이면 괜찮을 것이라 생각하고 차량 수리비만 실비로 받았는데, 두 주가 지나도록 뒷목의 뻐근함이 풀리지 않아 힘들었다. 몸살로 한꺼번에 쎈 약을 먹었더니 다행이 모두 치료가 되었다.

 

다음부터 교통사고를 당하면 5일 정도의 물리치료비와 약값(약 5만원)은 받아야겠다. 병원가는 것이 싫어서 방치한 것이 몸에 무리를 주기 시작했고, 결국은 몸살로 이어졌다고 본다.

 

부천시청에서 납세 포인트를 좋은 일에 쓴다고 하기에 기부했다. 힘 안들이고 좋은 일을 했다. 우주신은 중앙대 물리학과에 합격해서 마지노선을 확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