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온다고 해서 걱정을 하며 두 곳의 사이트에서 일기 예보를 봤다. 한국 기상청과 야후 웨더. 일주일 전에 야후 웨더에서는 29, 30일에 비가 온다고 했는데, 기상청에서는 흐리다고만 했었다. 27일에 다시 예보를 확인하니 기상청과 야후 모두 29일에는 비가 오고, 야후는 30일까지 비가 온다고 예보했다. 28일에 다시 확인했더니 이번에는 기상청이 29일 저녁에 비가 내리고, 야후는 흐리기만 하고 열흘 동안은 비가 오지 않는다고 예보했다. 과연 어느 예보가 맞을지 궁금하다. 27일의 비 예보는 양쪽 사이트 모두 정확하게 맞추었는데, 29, 30일은 서로 왔다갔다 하고 있으니 말이다.
요즘들어 클라우드와 에버노트를 이용하는 일이 많아졌다. 노트 10.1로 작업하는 것들이 늘어나면서 클라우드가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자동차의 블랙박스 기능과 팩스 발송 기능도 스마트폰의 애플리케이션으로 가능하니 오래만 사용한다면 투자한 비용을 충분히 회수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워치폰을 사서 노트와 연동하는 것도 좋은 생각일 것은 같은데, 자전거를 탈 때는 블루투스로 충분하고, 일할 때는 워치폰도 손목에 찰 수가 없으므로 소용이 없겠다는 생각이다. 무상으로 제공되는 소형 스마트폰을 사서 노트 10.1과 데이터를 연동하는 방법도 생각해 보고 있다. 디지털 세상은 남자들의 장난감을 제공해 주는 유토피아인 모양이다.
대금을 이용해서 좋아하는 김광석과 산울림을 포함한 현대 음악들을 원곡을 배경으로 연주하고 싶다는 꿈이 있었는데, 아무리 해도 대금이 현대 음계를 구현해 내지 못했었다. 인터넷을 뒤지다가 대나무 플룻을 만드는 '이색악기연구소'라는 곳을 발견했다. 역시 꿈이 비슷한 사람들이 있었고, 실제로 개량형 대금을 생산해 내고 있었다. 일단 원하는 악기를 발견해서 제작자에게 유기농쌀과 물물교환을 하자고 했더니 흔쾌하게 그러자고 한다. 재미있지? 역시 세상은 훨씬 창의적이고 재미있는 사람들이 많다. 개량형 소금을 구입하기로 했다. 우리쌀 20kg과 현금 5만원으로 대금가격을 지불하기로 했어. 재미있는 거래였다.
29일 드디어 벼베기. 기술고문 김선생님이 콤바인을 어제 저녁에 잘 실어다 주셨는데, 옮기면서 전봇대와 가벼운 접촉이 있어서 시작부터 조짐은 좋지 않았다. 그래도 시간 여유가 있으니 잘 해낼 것이라 믿었다. 실제로 매우 치밀하게 벼포기와 콤바인을 잘 맞춰가며 작업을 했는데, 볏짚이 마구 낀다. 센터에서 나와 보더니 너무 잘 맞춰서 4포기를 잡아야 할 콤바인이 다섯 포기를 잡는 바람에 과부하가 걸려서 뒷작업이 원활하지 못해 볏짚이 끼는 현상이 발생한다고 한다. 두 시간 동안 걸려있는 벼포기를 끄집어 내고 이번에는 네 포기를 잡는 치밀한 운전이 이루어지니 벼베기는 원활하게 잘 이루어지는 듯 했다.
또 고비. 이번에는 통안에 가득한 벼가 트럭으로 옮겨지지를 않는다. 두 시간에 걸쳐 기술자가 나와서 보더니 배선 불량. 다른 사람들의 작업으로 먼지와 진동으로 전기 배선이 약해져서 생긴 문제라고 한다. 이 문제가 해결된 시점이 오후 세시가 넘었는데, 전체 작업량의 30% 밖에 끝내지 못했다. 점심도 먹지 못하고 끙끙.
마음을 가라앉히고 차분하게 작업을 해서 원활하게 진행을 했지만, 오후 9시 반이 되어서야 작업이 끝났다. 작업이 끝남과 동시에 비가 쏟아진다. 벼베기가 끝난 것을 축하하는 모양이다. 통닭에 인삼주로 축하주를 마셨다. 모를 키우는 것도 우렁이를 이용한 제초도 잘 진행이 되어서 벼농사 때문에 몸 고생은 하지 않았다. 마지막을 이렇게 힘들게 장식했어도 마음은 한없이 여유롭다.
비 예보에 대한 두 사이트의 오락가락은 오늘 아침에 모두 비가 내리는 것으로 예보가 바뀌어서 어디가 맞았다고 할 수는 없으나 열흘 전 장기예보로 27일과 29일의 비를 맞춘 야후의 판정승이라고는 할 수 있다. 미래를 예측하지 못하는 것은 기상청이나 우리가 가진 한계이나, 언제나 미래를 예측하려고 노력하고, 그 예측이 비슷하게 맞아 떨어져 가도록 통찰력을 유지하는 것이 배운 사람들의 의무라고 할 수 있을거야. 많은 공부가 있어야 가능한 일이니 게을리하지 않도록 하자.
피곤한 하루가 저물어 간다. 근무라는 것을 서는 것이 쉽지는 않을텐데, 차분하게 한 번 더 생각하고, 누군가와 의논하면서 사고를 미리 예방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가장 좋은 근무가 될거야. 즐거운 하루 보내라. 아들아, 사랑한다.
어제도 피곤한 몸을 이끌고 9시부터 12시까지 장구 연습을 했다. 장구를 치려면 이 정도는 쳐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우리패 이병림 단장님의 솜씨니 감상해 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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