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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농사 이야기

지루한 듯 판에 박힌 일상의 행복_150922 C603

땅콩을 다 거두고 나서 아직도 땅콩밭에는 일이 남아있다. 까치들이 침입 못하게 쳐둔 그물을 걷어내고, 이랑에 풀 나지 말라고 깔아놓은 부직포를 거둬야 하며, 마지막으로 두둑에 깔아 놓은 비닐도 흙과 풀을 일일이 처리하고 거둬서 버려야 한다. 첫번째 작업인 그물 걷는 작업을 오늘 하는데, 그 길이가 50미터가 넘는 두 개의 그물을 손으로 잡아당겨 엉키지 않도록 잘 말아둬야 한다. 그물에는 풀이 뒤엉켜 있거나 땅콩 줄기들이 감겨 있어서 이것들을 일일이 제거하며 잘 말아서 봉투에 보관해 두어야 한다. 혼자서 해야 하니 그물 걷는 작업을 하는 데만도 두 시간이 걸렸다. 내일까지 부직포만 걷어도 성공이다. 까치들이 이삭줍기라도 하러 올 줄 알았더니 딴 동네로 이사간 듯 소리가 없어서 한 편으로는 서운하기까지 하다.

 

These plates, usally called a 'waffle iron', include patterned grooves that give waffles distinct design. groove는 '홈'이라는 뜻. 조금 애매한데, fall(또는 get) into groove로 쓰면 '판에 박히다' '천편일률이 되다'라는 뜻으로 쓰인다니 재미있는 단어네.

 

훈련소 생활도 판에 박힌 듯 비슷해지니 이제 좀 지루할 때가 되었지? 그래서 퇴소식을 하나 보다. 인생이 참 대단하기도 하면서 별 것이 없는 게, 먹고 마시고 놀고 공부하고 자고의 연속인 것 같아. 그것들 한 가지 한 가지를 재미있게 하면 행복한 인생이 되는 것이고. 이 단어를 고르고 예문을 봤더니 와플이 나오네. 와플에 아메리카노를 먹고 싶은 것은 아니겠지? 결핍이 있어야 사는 재미와 희망이 있는 것이니 먹고 싶더라도 참아봐. 사랑한다. 아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