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는이야기/농사 이야기

소농들이 과연 생존할 수 있을까_151003 C593

같은 날 맡겼던 트럭과 자전거를 오늘 찾으러 갔는데, 손 볼 곳이 많았던 트럭은 마음에 들도록 수리해 줬을 뿐만아니라 알지 못하는 부분까지 수리를 해서 33만 5천원이 나왔다. 그런데, 바퀴살 두 개가 부러진 것을 수리해야 하는 헤르메스는 아예 손을 대지를 못했다고 한다.

 

추석 택배가 몰려 삼천리에서 부품을 가져다 주지 않아서 다음주 월요일이나 화요일까지 기다려야 한대. 보증기간이라 무상 수리를 해 준다고 하니까 비용은 들지 않겠지만 열흘 이상을 기다려야 한다는 것은 쉽게 납득이 가지를 않네. 어떻게 할까 하다가 불편하지만 그대로 기다리기로 했다. 유쾌하지 않은 추측으로 열을 내고 목소리를 높여 봤자 현 상태가 변하는 것은 아니니까 말이다. 혹시 월요일까지도 되지 않으면 한 주 더 맡긴다 생각하고 기다릴 생각이다. 앞으로도 자전거를 탈 시간은 많으니까.

 

두 개의 제품에 대한 수리 시스템이 이렇게 다르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트럭은 수리나 판매 모두 고부가가치 상품이고, 전기자전거는 전체 판매 대수도 적고 부가가치도 낮으니 관련 서비스 네트웍이 부족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자본과 이익에 의해 자율조정되는 자본주의 시스템을 아주 잘 보여주는 사례가 되는 것같아.

 

오늘도 벼수확을 위한 콤바인을 임대하기 위해 11시 40분부터 농기계임대센터에 접속해서 기다리고 있다가 55분부터 모든 것을 입력하고 클릭만 하게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58분경 날자가 뜨자마자 들어갔는데도 임대 불가능이라는 메시지가 뜨네. 허참. 내일과 모레 계속해서 임대신청을 해 보겠지만 과연 임대가 가능할지 모르겠어.

 

내일 밤에는 10월 24, 5일 이틀을 빌려야 해. 일요일은 센터가 쉬기 때문에 무조건 이틀을 빌려야 한다는 것이지. 이러다가 안되면 별 수 없이 기계를 사거나 기계를 가진 사람에게 인건비와 기계값을 지불하고 일을 맡겨야 하겠지. 둘 중 후자가 그나마 비용이 덜 드니까 맡기게 되는데 그러면 논농사의 완전 독립은 어렵게 되겠지. 대자본이 움직이는 현대자본주의에서 소농들이 존립하기 어려운 상황을 보여주는 사례지. 어떻게든 10월 중에 추수를 하고 벼를 말려야 편안하게 금년 농사를 마무리할 수 있으니 잘 되기를 기도해 줘.

 

The ocean is, indeed, resilient and tolerent to a point, but we must be a good custodians. 바다나 자본주의 사회나 사람들이 좋은 관리인이 되려고 노력해야 깨끗한 환경을 제공한다는 사실을 유념하고 살아야겠지. 행복한 시간을 보내기 바란다, 사랑하는 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