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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사는 이야기

천재야, 처한 상황을 즐겨라_150901 C624

논둑의 풀을 베러 나갔는데,허리가 아파서 대충 하다가 그만 심어놓은 콩을 뎅겅 잘라버렸다. 아, 아무리 쉬운 일이라도 정신차리고 해야겠다는 생각이 화악 들더라. 그 뒤로는 큰 사고 없이 땀만 뻘뻘 흘리며 일했는데, 집중을 하니 시간 가는 줄 모르겠더라. 너와 함께 거북놀이 노래를 부르며 일하던 생각이 나서 그리웠다.

 

오늘은 일 나오기 전에 너에게 보내 줄 영어 문장을 하나 외워와서 일하는 내내 반복해서 외웠다. Instead of buying, you can rent what you need or want without remorse. 다른 단어야 다 알겠지만 remorse는 생소할 수도. morse는 그리스어일 수도. 씹다라는 뜻으로 알고 있고, 되씹는 것이니까 회한이라는 뜻이다. without 같이 쓰면 가차없이 라는 뜻으로도 쓰인다. 여기서는 후회없이로 번역해야겠지.

 

길을 걷거나 차를 타거나 일을 할 때도 아들과 함께 했던 일들이 떠올라서 큰 힘이 된다. 그리움은 고통이기도 하면서 살아갈 수 있는 힘이니 참으로 대단한 감정이다. 이런 이별이 그런 생각에 이르게 하니 고맙기도 하다.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방법이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그중 하나가 자기가 처한 상황에서 최선을 다해 사는 것이다. 그것이 삶의 의미를 주고 즐거움을 준다. Instead of complaining, you can miss whom you love without remorse 하면서 훈련기간 잘 보내기 바래.

 

워낙 해준 일이 많아서 뭘 더 해 주었으면 좋았겠다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 것이 참 신기하다. 그저 보고 싶을 뿐이다.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