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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기심천국/터키 그리이스 두바이 여행

아부다비의 도전_130125, 금

아침 잘 먹고 오늘은 어디를 갈까 고민하다가 아부다비의 그랜드 모스크로 가기로 했다. 두바이가 세계인의 관심을 받으며 아랍에미레이트의 핵심으로 성장하자 석유로 떼돈을 벌고 있던 아부다비가 고민을 했다고 한다. 무엇을 할까. 그 첫번째 작업이 이 거대하고 아름답고 사치스러운 모스크다. 이 모스크를 시작으로 해서 각종 문화사업과 건설 사업이 이루어질 계획이라고 한다. 두바이에서 잘 닦인 고속도로로 한 시간을 달려 도착했다. 대중 교통을 이용해서 가려고 했는데, 형수가 길안내도 할 겸 운전을 해서 함께 가기로 했다. 다행이다. 관광객들은 정해진 시간만 이용할 수 있다고 한다. 현지의 특별한 도움이 없었다면 입장 자체가 불가능할 뻔 했다. 이 화려한 모스크에서도 사람들은 편안하게 휴식을 취한다.


순백의 대리석으로 외벽을 쌓고, 82개의 늘씬한 돔으로 장식된 거대한 흰색의 모스크. 황량한 모래 벌판 위에 시원한 도로들이 넓직하게 닦여 있고, 스프링쿨러에 의해서 길러지는 야자 나무들을 아래로 거느린 그랜드 모스크는 숨이 막히게 거대하고 아름답다. 중앙 기도실에 넓직하게 깔린 카펫은 우리 논보다도 넓은 1,700평으로 단 한 장으로 만들어져 있다고 한다. 카펫을 들어 두께를 보았더니 굵은 손가락 두께보다 두툼하고 푹신하다. 시아파의 성지인 이란 동북부 마슈하드에서 일 천여명의 장인들이 수작업으로 만들어 낸 최고의 작품이라고 한다. 이런 카펫을 보면서 좋은 도자기라고 하면 비싼 장을 사서 올려놓고 눈으로만 쳐다 보다가 먼지 닦을 때나 만져보는 관상용이 되어 버린 우리 전통기술의 현실이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이 카펫은 수명이 다하는 날까지 가난하고 힘든 사람들에게 기도와 휴식의 안식처가 되어줄 것이다. 돈을 쓰더라도 이렇게 평화롭게 빈천의 경계가 없이 쓸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스와로브스끼사에 의뢰하여 만들었다는 거대한 샹들리에는 눈길을 뗄 수 없을 정도로 화려하고 아름답다. 아낌없이 유리인지 수정인지를 붙여 놓았고, 조명으로 그랬는지 색유리로 그랬는지 꽃처럼 예쁜 색을 뽐내고 있다. 벽과 유리창에 새겨진 아라베스크 문양도 장미를 상감해 넣은 바닥 장식도 진짜 금이나 은으로 했건 금박과 은박을 입혔건 아름답고 화려하다. 그 화려함이 천했다면 별로 보고 싶지 않았겠지만 텅빈 공간과 기도하는 사람들의 하얀 옷과 어울리며 잘 어울리게 장식되어 있어서 한 시간 내내 즐겁게 바라볼 수 있었다.






























모스크를 구경하고 집에서 잠깐 쉰 후에 글로벌 빌리지라고 하는 국제시장을 다녀오기로 했다. 시장구경이니 그럭저럭 볼 만하지 않을까. 사람들 참 많다. 들어가는 입구부터 차들이 움직이지를 않는다. 매표를 해서 입구를 들어가는 순간 여기 저기에서 연기와 향이 가득하다. 그리미는 이 향이 너무 강하고 좋지 않다고 하는데, 일본이나 동남아의 향 보다는 부드럽고 매우 향기롭다고 생각한다. 아랍 사람들이 식사 후에 이런 향을 피운다고 하는데, 음식을 먹고 난 후에 집안에 남아 있는 냄새를 없애면서 몸에 향이 배어 기분이 좋아지게 하는 역할을 한다고 한다. 기침이 날 정도로 시장 내에 향의 연기와 냄새와 그득하다. 수많은 사람들이 움직이는 시장에도 여기저기 부쿠르(Bukhoor)에 재를 올려놓고 그 위에 부지런히 향신재를 뿌려 향기를 날리고 있다. 


아랍 상인들은 워낙 많은 관광객들을 상대해서인지 영어도 유창하다. 영어 뿐만이 아니라 어떻게든 팔겠다는 신념으로 끈질기게 설득한다. 그들의 꾐에 넘어가서 우리도 이것저것 샀다. 아랍의 향수, 펜던트용 돌 등. 이곳에서는 무조건 흥정이다. 정가가 붙어 있었지만, 터키에서 하던데로 과감하게 절반부터 흥정을 시작한다. 안되는 곳도 있었지만 대부분 가능했다. 살림꾼 형수? 더 했다. 부르는 가격은 무시하고 본인이 매긴 가격으로 팔래 말래를 묻다가 그것도 안되니 그냥 포장해서 집어넣고 돈을 건넨다. 시커먼 아랍상인이 혀를 내두르며 돈을 받아 챙긴다. 놀라운 거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