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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기심천국/중국 운남성 여행

들어는 보았나 시동을 끈 택시_따리_110115, 토

전쟁처럼 지난 일주일을 마감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휴가를 맞이한다.

다행이도 이사회를 제외한 모든 약속들이 원만하게 조정이 되어

여행은 마음 편하게 출발할 수 있다.




인천공항에는 얼마나 눈이 많이 쌓여 있는지

차선도 보이지 않고,

더욱 놀라운 것은 장기 주차장에 주차할 자리가 보이지 않는다.

이 큰 공항이 과연 얼마나 활용될까 궁금했는데,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동방항공이 대한항공과 코드쉐어한 비행기라

가족 해외여행을 하면서 처음으로 국적기를 타본다.

세련된 매너의 승무원들에 입에 잘 맞는 음식, 새 비행기,

아이들이 너무나 좋아하는 개인용 모니터 등.




쿤밍공항은 온통 새치기꾼 투성이다.

앞에 공안들이 지키고 있는데도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계속해서 끼어든다.

우리도 피곤한데 너무들 하는군.

모두들 지쳐 호텔방에서 눕자마자 잠이 든다.




오전에 따리로 이동할 계획이므로 호텔에서의 아침은

글로리아의 짐싸기로 시작된다.

 여행 전날부터 굳어지기 시작한 아뀔레옹의 위장이 더욱 단단해 져

보고 즐기는 것 이외의 활동에는 상당한 지장이 있다.

좋은 호텔인데도 진입로가 좋지 않아 짐을 끌고 20여 미터를 걸었다.

 



70년대 포니만한 택시에 짐을 싣고 공항으로 가자고 하자

중앙선을 넘어 유턴을 하는데, 저쪽에서 차가 오다가 한참을 빵빵 거리고

슬며시 멈춰 준다. 그럭저럭 무사히 유턴을 하고 공항까지 데려다 준다.




쿤밍 공항의 국내선에 들어서자 특유의 중국 향으로 가득하다.

일단 좌석배치를 받고 짐을 부친후에 공항 구경을 한다.

바깥의 공기는 온통 매연으로 가득하다.

정교한 공예품들로 가득하다.

혹시나 만져보다가 망가뜨리면 변상을 요구할까봐 조심스럽다.

 



한가운데에 화원이 있어서 다양한 종류의 꽃을 팔고 있다.

이런 것을 보면 중국인들이 자연을 즐기는 문화인임에 틀림없다.




작은 비행기도 잘 날아 오르고 안전하게 착륙한다.

비행시간이 30여분에 불과하다 보니,

이륙 전에 물과 과자를 나누어 준다.

과자도 먹기 힘들었는데, 어쨋든 고소하고 맛이 있다.

 

착륙 직전에 하늘에서 내려다 본 따리 근교의 산밭은 너무도 아름다운 다랭이 밭이다.


비행기에서 내리니 따리 공항은 참 아름답다.

공기도 깨끗하고 좋다.

이렇게 높은 곳에 황량하지만 아름다운 모습이 인상적이다.




택시는 질서정연하게 대기하고 있고, 가격은 50위안으로 정해져 있다.

택시를 타고 호텔로 가는 동안 150 위안에 6시간 동안

따리의 주요 관광지를 안내해 주겠다고 열심히 설명을 하신다.

물론 우리는 시간 여유가 많아서 따리고성을 오래도록 구경했지만,

시간이 없는 여행자에게는 특히 4인 가족에게는 추천할만하다.

어차피 그 정도의 택시비가 들기 때문이다.



 

호텔에서 짐을 풀고,

바로 택시를 잡아타고 따리고성으로 향했다. 45위안.

참 매력적인 도시다.

다양성은 없지만 회색기와에 하얀벽, 똑같은 문양의 벽장식을 지닌

수많은 집들이 주욱 늘어서 있는 아름다운 도시다.

 



게다가 저 위 창산에서 흘러 내려오는 깨끗한 물을

수로로 잘 연결하여 저 아래 얼하이까지 유도하고 있다.

 

일단 배가 고파서 젊은 친구들이 운영하는 레스토랑에서

흰쌀밥과 볶음밥, 우육면, 감자채 볶음을 주문했다.

주문하면서 조미료와 향초, 설탕을 넣지 말아 달라고 요구했다.

언제나 이 세가지를 빼달라는 주문을 했다.

나중에 리짱에서 안 사실이지만,

그것 외에 칠리소스 - 기름 고추 소스 - 도 빼야 했다.

 



감자채 볶음이 개운해서 그런대로 맛있게 식사를 마치고,

본격적으로 고성 구경에 나선다.

 

삼국지의 주역인 손오공과 저팔계 차림의 사람들이

사람들과 사진 찍기를 기다리고 있고,

나시족의 여인들도 독특한 복장으로 역시 관광객들의 사진찍기를 유도한다.

 

낮경치에서 밤경치까지 신나게 돌아다니고 나니 배가 고프다.

양인가의 요란한 음악소리를 피해

벚꽃마을의 익숙한 한국음식을 피해

중국인 가족들이 맛있게 식사를 하고 있는 식당으로 들어갔다.

 



처음에는 서로 와서 주문을 받으려던 아가씨들이

말이 통하지 않는 한국사람들이라는 것을 알고 난 후부터

서로 가라고 웃으면서 미루는데 그 모습이 귀엽다.

 

닭고기 탕수육과 돼지고기 간장조림, 흰밥을 시켰다.

속의 전쟁이 그다지 진정이 되지 않았는지

음식이 넘어가지 않는다.

그래도 다들 즐겁게 맛있게 먹는다.

종업원 아가씨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가벼워진 발걸음으로 숙소로 향한다.

 



따리고성에서 돌아오는 길,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따리고성의 낮과 밤을 두루 섭렵하고,

지친 다리를 이끌고 택시를 잡아 역시 40위안으로 협상을 하고

호텔로 돌아오고 있었다.


내리막을 달리던 택시의 시동을 기사가 꺼버린다.

처음에는 그저 단순한 버튼 조작으로 알았다.

두 세 번 반복되는 것을 자세히 보니 내리막길에 접어들기만 하면

시동을 끄고 오직 자동차로 미끄럼을 타기 시작한다.


오직 헤드라이트의 불만 켜진 장난감 자동차에

온식구의 목숨이 달려 있다.

 

우리 식구들의 반응도 놀랍다.

다들 아무런 걱정없이 너무들 재미있어 한다.

오히려 과연 저 아저씨가 언제 시동을 끌 것인가를 궁금해 한다.

70년대에나 생산되었을 폭스바겐 택시는

그렇게 스릴넘치고, 안전하게 우리를 호텔로 데려다 준다. 

다시 살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