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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기심천국/유럽캠핑카여행

폭포처럼 쏟아지는 빗소리에_060806, 일




마치 야영할 때처럼 강렬한 빗방울 소리에 잠이 깨었다. 군대 시절 야영을 나가면 삽질을 하거나 모진 훈련을 받아야 하는데, 비가 오는 날이면 텐트 안에서 버너 불에 라면을 끓여 소주를 먹는 기분이 최고였다. 그 기억 때문인지 다른 것은 몰라도 비 오는 날 텐트 안에서 쉬는 것이 좋다. 아침은 상쾌하게 샤워로 시작하고, 시금치 된장국에 카레, 밥으로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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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버시 야영장은 시설에 비해서 가격이 너무 비쌌다. 샤워시설이 깨끗하다는 것을 빼놓고는 이렇다 할만한 시설이 없는데도 어른이 8유로, 아이들이 5유로다. 어른과 아이 숫자를 조금 줄이면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한다. 이런. 캠핑장을 떠나 짤즈부르크로 향하는데 빗줄기가 쉼 없이 계속된다. 고풍스런 도시와 멀리 보이는 호헨짤즈부르크성이 그럴싸하다. 캠핑카 주차장이 없어서 도시를 두 바퀴 정도 돌고 나서야 차를 세울 수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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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하게 내리는 비속을 우비를 입고 힘겹게 걷는다. 아름답고 작은 도시일텐데 내리는 비에 지쳐 가는 몸이 그 아름다움을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한다. 온갖 자질구레한 철제 생활용품으로 다양한 동물들을 만들어 강가에서 팔고 있었다. 타조, 쥐, 공작, 오리 등 지금까지 내가 보아 온 조각들 중에 가장 재미있고 훌륭한 작품을 만들어 팔고 있었다. 도자기로 넥타이의 핵심 부분을 만들어 놓은 것도 재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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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후가 부메랑을 사고 싶어서 둘이서 한참을 고민한 끝에 관광이 끝난 후에 사기로 결정을 했다. 그런데, 관광을 끝내고 돌아오는 길이 다른 길이여서 그만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찬후가 이 상황을 이해하고는 있지만 몹시 아쉬워하는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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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차르트의 생가는 노란색 건물이다. 아버지에게 돈벌이로 내몰려 4살 때부터 대중들 앞에서 피아노 연주를 하던 어린 천재는 철이 들면서 여자들 뒤꽁무니를 쫓아다니다가 병에 걸려 안타까운 생을 마감한다. 그가 태어난 집의 4층 건물은 수많은 사람들로 북적인다. 그가 제일 싫어했던 일이 살아서나 죽어서나 마찬가지로 계속되고 있다.



호헨짤즈부르크 성을 배경으로 많은 사진을 찍고 시내 구경을 했다. 점심은 맛이 있어 보이는 생선과 볶음밥에 맥주를 한 잔 곁들였는데, 맥주만 맛이 있었지 보기보다 짜고 맛이 없었다. 맥주의 쓴맛을 견디지 못했는데, 이제 그 맛이 좋게 느껴질 정도로 적응이 되었다. 한국 맥주가 싱겁다고 하더니 이제야 그 말을 이해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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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크트페트성당의 소규모 카타콤베를 둘러보았다.  바위 굴 속에 작은 성당이 지어져 있고, 꼬불꼬불 길이 이어진다. 로마군의 박해를 피할만한 장소는 아닌데, 왜 이곳에 이것이 생겼는지 모르겠다. 두 부부의 모습이 힘겨워 보인다. 수많은 관광객들 속에서 평생을 즐겁게 일할 수 있어서 좋을 것 같은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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짤즈부르크에서 짤즈캄머굿으로 넘어가는 곳의 첫 번째로 나타나는 볼프강 호수는 옥색의 물빛에 아름다운 집들이 잘 어울리는 곳이다. 최근 들어 본 경치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경치였다. 푸른 초원과 옥색의 호수, 아름다운 집들이 잘 어우러진 곳에서 모두들 잠을 자기를 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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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슈타트 소금광산에 있는 호수에 도착했다. 그림 같은 집에서 숙박을 하려고 여기저기 알아보니 1인당 20, 30유로다. 겉에서 보기에는 아름다운데 오래된 집들이라 깨끗하기는 하되 낡아 보였다. 호수가에 아슬아슬하게 걸쳐서 지은 집들이 가파른 언덕 꼭대기까지 올라간다. 지형이 가파른 봉우리들이 연속해서 이어지다 보니 어쩔 수 없는 것이다. 삶의 몸부림이 자연과 어울려 그림같은 풍경을 만들어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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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이어서 그런지 모든 가게는 문이 닫혀 있는데, 호수 앞의 통닭 가게만 터키인인 듯한 사람이 열심히 소세지와 통닭을 굽고 있다. 일단 통닭 다섯 마리를 주문하고 전기밥솥을 가져다가 밥을 해달라고 했더니 흔쾌하게 해준다. 오늘 저녁은 통닭 파티다.




P 무일님의 파란블로그에서 발행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