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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기심천국/네덜란드 포르투갈 스페인 서부여행

[ 리스본_신트라_호카곶 ] 아, 피곤하다_250112

잘 자고 일어났지만, 어제 타이레놀을 먹고 잤는데도 말이다. 그래도 배가 고프면서 머리는 맑다. 고양이 세수를 하고, 책을 읽으려다가, 사진을 본다. 예쁘구나. 잉글랜드 중앙은행과 한국은행의 기관 목표가 무엇인지를 찾아야하는데, 손은 쉬운 쪽으로 간다. 아침을 먹는다. 퍽퍽한 빵과 커피로. 배가 불러지니 눕고 싶다.

 

테라플루 데이를 절반 먹는다. 좋아져라, 좋아져라.

 

아침에 탁현민이 직책과 사람을 분리하라고 했다.

맞다. 왜 현직도 아니고 과거 직책에 그렇게 연연하나.

나는 무일이고, 몸수다.

 

일단 책을 읽어보자.

 

왜 여행을 떠나느냐고 묻는다.


이땅에는 온갖 의무와 괴로움만이 가득하다.
여행자가 되면 그것들로부터 풀려난다.


떠나있는 동안에는,
나를 지키기만 하면 된다.


오래도록 나만을 지키고 살다보면, 
주변의 소중한 것들이 다시 보이기 시작한다.


그러고 나면, 
다른 모든 의무들과 괴로움들을 
별것 아닌 것으로 받아들이는 힘이 생긴다.


"이튿날은 기어가다시피 걸었다.
 전날 무리했기 때문에 몸이 녹초가 됐다.
 등도 아프고, 발가락도 상했고, 
 발은 퉁퉁 부었다.
 어쩌자고 그렇게 막무가내로 
 먼 길을 걸었을까 후회스러웠다.
 여행을 하며 찾고자 했던 지혜는  
 어디에 숨은 것일까?" (베르나르 올리비에, 나는 걷는다)

여행을 하는 동안 얻고 쌓은 지혜들은,
여행을 하는 동안에는 잊혀졌다가,
여행을 끝내고 나서야 비로소
저 깊은 곳에서 다시 떠올려진다.
그러면서 더 크게 깨닫는다.
사람이란, 참 묘한 동물이다.

 

d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