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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기심천국/네덜란드 포르투갈 스페인 서부여행

[ 리스보아_암스테르담 ] 공허한 청년의 앞날을 빌며, 포르투갈을 떠나 암스텔담으로 간다_250114 el martes, catroce de enero_Вторник,четырнадцатое январb

TAP 포르투갈 항공은 과연 기내식을 줄것인가?

 

공항 라운지에서 물을 구하는데 실패하고 말았다. 검색을 해보니 영국으로 가는 비행기에서는 기내식이 나온단다. 그런데,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이 비행기가 과연 기내식을 줄까? 공항 라운지에서는 2.5유로에 물한병을 살수 있었고, 비행기에서는 3유로다. 700원이나 비싸다. 기념으로 하나 사서 암스텔담 도착할때까지 마시도록 하자. 

 

CAEL을 반납하려고 하니 조금 아깝다. 어제 밤늦게까지 이 도시 저 도시를 여행할수 있었는데, 참았다. 몸이 더 피곤해지면 안될 것 같아서다. 오늘, 한 잔 정도 남은 포도주를 배낭에 챙겨넣었더니 무겁다. 수퍼마켓에 가서 이것저것 샀다. 해산물과 고기 국물내는 것과 에그 타르트 4개(1.5유로 : 헐 2천원에 4개)를 샀다. 배낭이 더 무거워졌다.

 

배가 고파서 밥을 먹어야 하는데, 깜박잊고 숟가락을 챙겨오지 않았다. 사자. 아시아 마켓에 가서 나무젓가락과 숟가락을 샀다. 나무젓가락은 앞으로 여행할때마다 챙겨다니기로 했다. 1회용 컵라면 젓가락은 편하기는 한데, 너무 약하고 버리면 쓰레기다. 괜찮은 대나무젓가락을 이용하면 몇번이고 재사용할수 있다. 놀라운 것은, 젓가락을 사용해서 볶음밥을 먹으니, 훨씬 맛이 있었다.

 

점심은 공원에서 먹었다. 밥을 먹으면 마지막 포도주를 마셨다. 어제 너무 많이 마시는 바람에 한잔씩 따랐더니 빈병이다. 아쉽지만 이것으로 포르투갈 여행의 마지막을 장식한다.

 

주변에는 온통 흑인들이 앉아서 쉬고 있다. 왜 이렇게 많을까? 그들은 왜 무기력하게 누워있을까?

 

이제 담배와 라이터를 정리할 차례다. 공원 벤치에 많은 청년들이 누워자고 있다. 그중 한 친구에게 말을 시켰다. 어디에서 왔느냐고 서로 물은 뒤, 내 담배를 나눠피자고 했다. 자신은 담배를 피우지 않는데, 내가 원한다면 받아 놓았다가 필요한 사람에게 주겠다고 한다. 담배 두대를 연달아 피우며, 이곳에서 뭘하고 있냐고? 뭐라고 답을 하는데,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어디서 왔냐고 물어도 자기는 포르투갈 사람이란다. 나이는? 이름은? 고향은? 부인은? 무엇을 물어도 대답은 열심히 하는데, 못알아 듣겠다. 선량해 보이는 그의 눈이 공허하다. 슬픔도 기쁨도 없다. 

 

그리미가 싫어하는 행동을 한 대가로, 내가 좋아하는 등산복에 커다란 담배 구멍이 뚫렸다.

 

렌트카를 반납한 곳은 우연히도 우리가 돌아다니지 않은 곳이다. 멋진 동상과 공원이 있어서 뛰어다니며 사진을 찍었다. 

 

작은 성당에 들어가서 어른들의 건강을 빌었다. 불이 났던 성당을 복원했는지 시커멓게 탄 자국이 군데군데 남아있고, 기둥들은 부식된 것처럼 껍질의 일부가 떨어져 나갔다. 묘한 분위기의 예쁜 성당이다.

 

어제 9시가 넘자마자 잠이 들어서 7시쯤에 일어났다. 잘 잤다. 자는 동안 여러번 깨기는 했지만, 괜찮았다. 밥을 볶아서 보온도시락에 넣고, 남는 밥과 숭늉과 누룽지로 아침을 먹었다. 잘 먹는데도 조금만 걸으면 배가 고픈 이유가 뭔지를 모르겠다. 

 

차에다 짐을 싣고 몬산토 공원으로 올라갔다. 어디지? 어디지? 

 

찾았다. 목표로 한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노트북이 든 가방만 챙겨서 산책을 한다. 아, 춥다. 

노트북 말고는 잊어버려도 큰 문제가 되지 않는 물건들이다. 중국에서는 노트북을 잊어버렸다가 찾았고, 이태리에서는 캠핑카가 털린 경험이 있어서 늘 불안하다. 그래서 노트북을 챙겨가지고 다니고, 숙소에도 노트북을 남겨둘때는 가방을 꼭 잠근다. 

 

몬산토 산에 찬바람이 분다. 오전 10시니까, 아직은 햇볕이 충분히 비춰주질 못해서다. 옷깃을 여미고 느긋한 산책을 한다. 이 산만 돌아다녀도 하루는 알차게 놀수 있겠다. 숙소비를 월 100만원 정도로 줄일수 있다면, 포르투갈에서도 두어달 살수 있겠다. 이웃을 사귈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40분 정도의 산책을 마치고 차를 반납하려고 했는데, 그리미가 시계를 숙소에 두고 왔단다.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왕복 10분이니 다녀오기로 했다. 15분이 걸렸지만 무사히 시계를 찾아 나올수 있었다. 

 

5분 정도 길이 밀렸다. 어 그런데 에두아르도 7세 동상의 원형교차로는 2중으로 되어있었고, 나는 그만 안쪽도로를 타버렸다. 어떻게 하지? 한바퀴를 돌았는데, 제일 안쪽 차선. 최악이다. 마침 신호에 걸렸다. 깜박이를 켜고 슬슬 바깥 차선으로 나갔다. 다행히도 모두가 비켜준다. 무사히 오른쪽으로 돌아나가서 좌회전 되는 곳에서 유턴을 했다. 

 

아는 길이 나온다. 30분 정도 늦었는데, 기름을 가득 채워 반납했더니, 고속도로 이용료도 받지 않는다. 공항 샌딩은 안되고, 가방은 맡기되 5시 전에는 찾아가야 한단다. 그래, 고마워.

 

리스보아의 작은 골목들은 예쁘다. 게다가 작은 레스토랑들이 많다. 이런 곳에서 식사를 해도 좋았을텐데. 식당에 들어가서 2개의 에그타르트와 한잔의 커피를 시켜서 서서 먹었다. 3.5유로(5천원). 괜찮다. 한국말로 감사하다고 인사를 해준다. 좋아요.

 

 

빌차사무소에 들러 짐을 찾으며 이제 떠나려 한다고 했더니, 어땠느냐고 묻는다. 모든 것이 좋았는데, 날씨가 특히 좋았다고 했더니, 요즘 날씨는 자기들한테는 약간 춥다고 한다. 헐, 그렇구나.

 

약국에 들러서 볼타렌 20알과 바르는 약 큰것을 샀다. 허걱 비싸다. 거의 6만원이다. 쓸모있는 기념품이니 내가 참아야 한다.

 

약국을 들르려고 일부러 먼곳에 있는 볼트를 불렀는데, 30분이 다 되어서야 간신히 도착했다. 이중 원형교차로와 일방통행이 이곳으로의 진입을 어렵게 했다. 아이고, 겨우 5유로인데. 그나마 다행인것은, 나를 공항에 내려주자마자 다른 손님들이 차를 잡아타고 나간다. 두번 이동할 것을 한번만 이동했으니 그에게도 다행이다. 그는, 늦었다고 미안해했지만, 내가 되려 미안해서, 1유로의 팁을 얹어서 결제했다. 너무나 고마운 포르투갈의 볼트다.

 

허걱. 게다가 길이 밀린다. 이런, 뭐지? 사실 큰차인지 알고 불렀는데, 제일 작은차가 왔다. 포르티망에서는 작은 차인줄로 알고 불렀는데, 제일 큰차가 왔다. 가격차는 1,500원 정도. 뭔가 잘못하고 있는 모양이다. 리스보아의 공항은 작아서 사람도 많지 않다. 경찰들이 나와서 차들이 제대로 주차를 시키고 사람들을 내려주는지를 통제해준다.

 

TAP 포르투갈이 저가항공인지 아닌지를 모르겠다. 기내식을 주지 않는 것을 보니 저가항공인 모양이다. 그렇다면 수하물은? 좋아 30만원까지는 지불하겠다. 

 

셀프 체크인이다. 이미 좌석배정까지 받았기 때문에 짐만 부치면 된다. 들어가자 마자 체크인 창구가 있다. 직원이 친절하게 안내해주고, 보딩패스와 짐표까지 찾아서 부쳐준다. 오, 추가비용 없다. 그래, 3만 마일을 썼는데, 짐값까지 받으면 안되지.

 

받은 짐표를 리더기에 읽히고, 가방을 내려놓으니 알아서 비행기로 보내진다. 좋아요.

 

게이트가 표시되지 않는다. 왜지? 5시 20분에 표시가 뜰것이라고 한다. 음. 좋아.

핸드폰을 충전하며 기다렸다. 바로 옆이다. 그런데, 버스타고 이동을 한다. 아, 기내식은 나오지 않을 모양이다. 물값이 3유로다.

 

오, 물은 그냥 준다.

신기한 것은, 비행기가 이륙했는데도 5G가 잡혀서 카톡 문자 2개를 보낼수 있었다. 

 

자자.

 

아니다. 내 옆자리에 술취한 백인친구가 탔다. 늦게 타서 짐을 올릴 공간이 없자 엄청 당황한다. 세상에. 핸드폰을 떨어뜨리고, 백팩을 의자밑에 쑤셔박는다. 내가 17번 좌석 위에 있는 짐칸을 찾아주었더니, 고맙다며 트렁크를 올린다. 아, 더럽게 걸렸네.

 

비행기가 이륙하자 하늘을 가르킨다. 아름다운 보름달이 떴단다. 그리고, 1월 21에는 달과 목성, 금성 등 6개의 행성이 나란히 뜨는 하늘 현상이 나타난단다. 오, 감격이다. 33일만에 드디어 하늘을 보는 친구를 만났다.

 

스카이 가이드를 같이 보며, 하늘의 신비에 대해 공감했다. 

역시 사람은 겪어봐야 한다. 술은 취할수 있다. 취해도 아름다운 세계를 바라볼 수 있는 힘이 있다.

 

공항에는 잘 도착했고, 온도는 7도 바람은 심하지 않다. 짐을 찾고 볼트를 잡는데 20유로 정도다. 오, 예상보다 10유로가 싸다. 시간은 걸렸지만 드라이버도 잡혔다. 그래서 잠깐 석렬이 체포작전을 봤다. 과연 잡힐까? 잡히겠지? 안잡히면 또 민주정 교육이다.

 

앗, 기사가 취소한 모양이다. 갑자기 사라졌다. 어떻게 하지? 다시 볼트를 잡아봤다. 안 잡힌다. 18유로에서 22유로 사이의 기사들을 모두 호출했지만 잡히지가 않는다. 하, 이럴수가. 그러면 열차를 타고가서 걸어야 한다. 30분 조금 넘게 걸릴 것이다.

 

마지막으로 한번 더 해보자. 18유로.

 

오, 잡혔다.

8분 걸린단다.

 

시간이 줄지 않는다. 음,,,,

피말리는 시간들.

 

간신히 1분이 줄었다.

또 정체.

오, 1분이 줄었다.

 

아, 또 멈췄네.

어라, 시간이 늘었어.

혹시 또 취소.

 

오, 다시 움직인다. 7분.

또 정지.

 

오, 다시 움직인다. 6분.

또 정지~정지~정지.

 

오, 다시 움직인다.

5분 - 4분 - 3분 - 2분 - 1분.

 

아니, 왜 1분에서 멈추냐?

어디야 도대체?

 

드디어 도착했다.

 

차에 타서 8분만에 호텔에 도착했다.

볼트 기사에게 2유로의 팁을 줘서 20유로에 왔다.

포르투갈에서는 4유로도 안될 길인데, 5배를 줬다.

 

컵라면으로 허기진 배를 채웠다.

석렬이가 거의 다 체포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