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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기심천국/네덜란드 포르투갈 스페인 서부여행

[ 말라가_론다_세비야 ] 멋진 경치를 배경으로 주유소에서 밥을 먹다_250108

d새벽에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느라 제대로 잠은 못잤어도 잘 일어나서 아침도 먹고 10시 정도에 숙소를 나설수 있었다. 참 아름다운 곳이라 떠나기가 아쉬웠다. 더 많은 곳을 걸어다녀도 좋을듯한데, 5일의 일정으로도 시간이 없다.

 

론다를 거쳐 세비야로 간다. 차는 끊임없이 산길을 오른다. 석회암 산은 매우 거친데도, 푸르른 풀들과 노란 사랑초들로 뒤덮여있어서 그림같은 그림이 좌악 펼쳐진다.

 

론다의 작은 성당앞 공용주차장에 차를 댔다. 2시간 반에 6유로다.

 

오래된 도시의 느낌이 난다. 깍아지른 절벽의 위용과 너른 들판의 시원함이 함께 하는 시골이다. 사람들로 넘쳐난다.

 

사람들은 공공선을, 사회정의를 가난한 사람을 구제하는 것으로 만들수 있었을까?

 

1) 먹고 사는 문제를 해낼수 있어야 삶이 가능하다는 것은 분명했다.

2) 여자들은 자식을 낳아 키우면서 자기의 피와 살을 나누었다. 그래서 나누는 것이 자연스러웠다.

3) 남자들은 어디에서 나누는 법을 배웠을까?

4) 호모 에렉투스부터 사피엔스까지 남자들은 자식을 특정할 수 있게 되었다.

     난교를 일삼는 침팬지 무리와는 다른 길을 걸었다.

     가진 것을, 다른 누구와도 나누려하지 않았지만,

     자기를 닮은 자식에게는 나눠주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5) 사피엔스들은, 특히 힘있는 남자들은,

     공동의 삶에서도, 약하지만, 나누면서 유지된다는 것을 받아들였다.

6) 공공선은, 사회를 유지하는 방법으로 정착했고,

     나누는 행위가 정의로 받아들여졌다.

 

결론, 약탈과 폭력에 익숙했던 수컷들이, 암컷보다는 약하지만 나누는 기쁨을 배우기 시작했고,
나누지 않으려는 폭력 수컷들을 무리로부터 쫓아내어 사회 정의를 세우기 시작했다.

 

누에보다리 puente nuevo. 사람손으로 쌓아올린 작은 다리다. 아래서 올려다보니 놀라운 광경이다. 다리를 구경하기 위해서 긴 절벽을 내려가야 한다. 안전한 길을 즐겁게 걷고 있는데, 세상에나, 젊은 아가씨 두명이 로프를 걸고 깎아지른 수직절벽을 오른다. 멋지다.

 

이사람 저사람 사진을 찍어주고 우리도 사진을 찍었다. 많이 걸었고, 많이 봤다. 신나는 하루다.

 

중국인 여행객들이다. 단체가 아니라 자유여행을 왔다. 말을 시켰더니 반가워한다. 중국에서 온것이 아니라 뉴욕의 한인타운에서 왔단다. 30년 전에 이민을 가서 생활하고 있단다. 유창한 영어는 물론이고, 자유로이 여행하는 노부부와 자식들을 보니 내가 더 즐겁다. 혁명에 성공한 류샤오치는 마오쩌둥의 문화쿠데타로 사형에 처해진다. 그는 자식들에게 말한다. 나는 노동자로서 아무것도 가진것이 없다. 죽거든 화장해서 바다에 뿌려라, 더 큰 세상을 보고 싶다. 가슴이 아렸는데, 그의 후예들이 이렇게 자유로이 여행을 다니고 있다. 그의 죽음이 헛되지 않았다. 이 말을 해줘야 했는데, 영어도 중국어도 짧아서 머리속에서만 뱅뱅 돌리다가 인사를 하고 헤어졌다.

 

 

 

에론다를 떠나 세비야로 간다. 아름다운 고원지대가 펼쳐진다. 전부 농부들의 기계질로 정비되어 있었다. 놀라운 넓이다. 휴게소에서 쉬면서 점심을 먹었다. 커피도, 밀크커피도, 웨하스도 1유로 안팎인데다가 기름값도 싸다. 우리가 싸가지고 온 밥을 먹어도 되냐고 물었더니, 좋단다. 이렇게 멋진 경치를 가진 주유소라니. 주유소에 들른 그가 니하오, 쩜머양 한다. 못알아 들었다. 한국사람이라고 말했더니 알았단다. 물건을 사고 나오면서 감사합니다 하면서 지나간다. 오, 그라시아스. 인사만 나눠도 즐겁다.

 

에비를 자주 하다보니 이제 적응이 되었는지, 열쇠를 찾고, 입구를 찾는데 무난하게 성공했다. 쉽지 않은 곳이었다. 1박에 11만 7천원이나 하는 곳이다. 와, 깨끗하고 예쁘다. 전망은 없지만 답답하지도 않고, 세비야의 볼거리들을 20분 이내로 걸으며 돌아다닐수 있다.

 

마트도 가까운 곳에 있어서 짐을 풀고 장을 봐왔다. 물과 닭다리를 사왔다.

 

d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