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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기심천국/인도네시아 자바섬 여행

[ 족자카르타 - 말랑 ] 부채질을 해주는 기쁨_240905

잠을 설쳤다. 예약도 안되고, 예약을 했는데도 결제가 안되고, 일정도 확정하기 어렵고 등등. 최배근 교수의 강의를 들으며 잠이 들었다.

 

6시에 눈이 떠졌다. 아침을 그냥 느긋하게 먹었다. 천천히 움직이자, 땡볕이고 예약도 안했다. 물론 두번이나 더 보로부두르 사원을 예약하려했지만 인터넷 문제인지 결제가 되지 않았다. 시간에 걸리지 않으니 오히려 마음이 편안했다. 최소한 돈을 받아가는 소프트웨어는 잘 만들어져 있는데, 왜 이러는지 의문이 들었다.

 

매일같이 비슷한 호텔부페로 식사를 하니 갈수록 만족도가 떨어진다. 그래도 수박이나 멜론, 파파야를 먹는 재미로 그냥 먹는다. 구아바 쥬스와 쌀죽+치킨스톡 국물도 먹을만했다. 아침마다 계란을 두개씩 먹으니 포식이다.

 

양치를 하고 10만루피에 그랩을 불러서 40분(25km)이 걸려 프롬바난에 도착했다. 돌아갈때도 10만루피로 쉽게 그랩을 잡을수 있으니 굳이 시간으로 차를 빌릴 필요가 없다. 그러나 보로부두로는 6시간 이상이 걸리므로 그랩 시간제로 예약하는 것이 좋다. 입장료는 인당 20만루피다. 보로부두로의 구조물 위를 올라가지 않으려면 통합표를 끊으면 조금 싼데(45$), 절에 들어가지 않기는 뭔가 아쉬웠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렇게 광활한 곳을 어떻게 90분만에 돌아나올수 있나. 도시락 싸와서 시원한 그늘에 앉아 쉬면서 놀아야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앙코르와트의 축소판이라서 이미 앙코르와트를 본 사람이라면 다시 보지 않아도 되겠지만, 족자에서 산책을 하면서 오래된 폐허를 즐기고 싶다면, 네다섯시간 시간 여유를 두고 천천히 쉬면서 산책하는 것이 좋겠다. 3시간 반만에 너무 더워서 떠나는 것이 조금 아쉬웠다. 비싼 입장료에 대한 거부감이 거의 사라지는 시간이었다.

 

계단을 오르며 사원의 그늘에서 부채질을 하며 쉬는데, 세계의 사람들이 지나간다. 지나는 사람들마다 대여섯번씩 부채질을 해주었더니 모두들 좋아한다. 수학여행을 온 인도네시아의 고등학생들까지도 매우 만족해한다. 이런 일들만 하고 산다면 얼마나 좋을까.

 

저녁을 먹고 쉬면서 산울림의 그대 떠나는 날에 비가 오는가를 열번도 넘게 들으며 따라불렀다. 왜 그랬을까? 한국이 그리웠을까. 감기에 걸리고 체기가 있으신 어머니 생각 때문에.

 

돌아가는 길에 잡은 그랩은 깨끗하게 잘 관리된 차다. 내일 다시 만나서 가고 싶은데, 보로부두르를 예약을 하지 않았으니 그럴수도 없다.

 

 

배가 고파서 편의점에 들어가 컵라면과 케밥, 과자와 맥주를 사들고 숙소로 가서 간단하게 씻고 먹었다. 잠시 쉬다가 기차역으로 기차표를 예매하러 갔다. 호텔에서는 아무리 해도 안되니 어쩔수가 없다. 7분 정도 걷다가 이곳에서 다시 한번 온라인으로 예매를 해보기로 했다. 자카르타와 반둥에서는 됐는데, 아무리 시골이라도 안된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 된다. 결국 아베타호텔의 인터넷이 문제였던 것이다.

 

내친김에 보로부두르 사원의 표도 예매해 봤다. 오, 된다. 오후 2시 30분을 예약했다. 가장 더운 시간은 피했으니까, 오늘보다는 좋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우주신의 공항철도도 예약했다.

 

잠시 쉬었다가 8층의 수영장으로 갔다. 사람도 없고, 물은 깊고 넓고 따뜻하고, 편안하게 물을 몸에 맡길수 있었다. 그리미와 우주신도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올라와서 1시간이 넘도록 물놀이를 했다. 피곤하지 않았다.

 

샤워를 하고 저녁을 먹으로 아베타 호텔 옆 쇼핑몰의 밥집으로 갔는데, 수많은 음식이 가능한 종합음식점이었다. 게다가 라이브 공연까지 한다. 오랜만에 맥주를 다섯병이나 마셨다. 하루를 온통 꽉 채워서 놀았다.

 

 

 

https://www.youtube.com/watch?v=weucc2MFyf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