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계획은 아침 먹고, 그리미 유심 끼고, 무일 이발하고, 버스카드 사서 모나스와 이스티끄랄 다녀오는 것이다. 계획은 계획일뿐.
9시가 다 되어 일어나서 아침식사를 할 장소를 물색했더니, 호텔 근처의 식당에서 아침식사를 한다. 에어컨이 있는듯한 호스텔의 카페다.
3분 거리여서 금방 찾았는데, 에어컨이 고장났단다. 엄청나게 덥지는 않아서 그냥 먹기로 했다. 아메리카노 1잔, 치킨 샌드위치와 나시고랭을 주문했다. 한참을 주방에서 요리를 해서 내어왔다. 나시고랭은 먹을만했는데, 치킨 샌드위치는 별로였던 모양이다. 약 8천원이다.
아침을 먹었으니 소화도 시킬겸 유심을 끼러 갔다. 인도마트에 갔더니 안된다고 한다. 알려주는 곳이 모나스 근처까기 가야한다. 호텔 건너편에 쇼핑몰이 있는듯해서 아슬아슬하게 설치된 육교를 건너갔다. 2층에 있는 유심가게는 IMEI가 등록되지 않아서 유심을 끼울수가 없고 와이파이를 사야 한단다. 포기하고 옆의 로손을 갔다. 이곳에서도 유심은 없단다. 짜증이 났다. 날은 더운데, 겨우 유심을 끼우지 못하다니.
버스카드를 사기로 했다. 영어가 나오지 않는다. 그림을 보고 대충대충 5만루피로 카드 한장을 뽑았다. 1인당 한장이어야 한단다. 헐. 이미 온몸에 땀이 흘러서 더이상 놀러갈 기운이 없다. 90분 정도 돌아다녔나보다. 우리가 헤매는 모습을 보더니 친절한 아저씨가 e머니를 충전하면 된다고 하면서 또다른 인도마트로 안내한다. 없단다. 우리는 포기했다. 그 친구는 물어볼 것이 있으면, 언제든지 왓스압을 하라고 번호를 찍어준다. 고맙다.
호텔로 돌아와서 샤워를 하고 났더니 정신이 좀 난다. 이왕이렇게 된 것, e심을 끼워보기로 했다. 가격도 싸다. 클룩을 통해 e심을 사서 (12일 12,000원) 설치를 해봤다. 오, 된다. 마지막에 로밍데이터를 켜지 않아서 조금 시간이 걸린 것을 제외하면 아주 쉽게 등록을 해버렸다. 이럴줄 알았으면 나도 e심을 할 것을.
자, 이제 이발을 하고 놀러만 가면 된다. 주변에 제법 많은 이발소가 있는데, 호텔에서 제일 가까운 이발소로 간다. 구글 평점은 4.2로 머리를 너무 짧게 깎는다는 불만이 있었다.
골목을 잘못 들었는지 가게가 없다. 그늘에서 편안하게 쉬고 있던 할아버지가 어디가느냐고 몸으로 묻는다. 나도 손으로 머리를 깎으며 이발소를 찾는다고 했다. 한골목을 더 가라고 한다. 고마웠다.
한골목을 더 들어가니, 정말로 이발소가 있다. 들어가면서 인사를 했는데도 아는척도 하지 않는다. 인사도 무서운 이발사가 오로지 머리깎는데만 열중한다. 의자에 앉아서 조용히 기다렸다. 에어컨이 있어서 시원하다. 35,000루피다.
내 차례가 왔다. 머리모양 4번을 고르고, 그리미가 번역기를 이용해서 너무 짧지않게 깎아달라고 부탁했다. 웃으면서 알았단다. 정성을 다해 머리를 깎아준다. 딱 적당한 길이로 머리를 자른것같아서 좋다고 했다. 그도 미소를 지으며 알았단다. 그런데, 다시 가위를 댄다. 그리고 머리 전체를 다시 한번 깎는다. 그리고 다시 기계를 댄다. 머리 전체를 다시 한번 깎는다. 깨끗하게 다듬으려는 모양이다. 머리는 점점 짧아지고 있다. 다시 한번 가위로 손질을 하고 나서야 진공청소기로 머리카락을 청소해준다.
다 끝난줄 알았더니, 다시 기계를 들고 도 머리를 정리해준다. 머리는 정말로 단정하게 짧게 정리가 되었다. 짧지만 그럭저럭 잘 정리된 머리다. 고맙다고 하고, 돈을 지불하고 나왔다.
차이나타운의 시장을 힘겹게 지나서 호텔로 돌아왔다.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8층에 있는 수영장으로 갔다. 수영장 샤워실에서 머리와 몸을 깨끗이 씻은 다음에 물로 들어가는데, 해가 거의 지면서 바람이 쌀쌀하다. 그래도 일단 물로 들어갔다. 물이 따뜻하지는 않지만 물밖보다는 따뜻했다. 부지런히 몸을 놀리니 몸의 열기가 약간 올라오는 느낌이다. 1시간 정도를 꼬맹이들과 그들의 부모들과 함께 물놀이를 했다. 몸이 개운하다.
저녁을 먹으러 나간다. 꼬치구이 전문점이 가까이 있어서 간다. 사람이 엄청 많다. 2층으로 올라갔더니 담배연기가 자욱해서 도저히 있을수가 없다. 헐. 다시 1층으로 내려와 잠깐 기다린다고 했더니, 포장하러온 아가씨가 자기음식이 곧 나오니 앉아서 먹으라며 자리를 양보해준다. 고맙다고 여러번 인사를 했다.
아, 소주를 호텔에 놓고 왔다. 할수없이 빈땅 한병과 쌀밥과 여러가지 꼬치구이를 시켰다. 양념이 강하고, 소금맛이 우리와 달라서 맛있다는 느낌없이 빈속을 채우며 맥주한병을 마셨다. 그래도 시원한 곳에 앉아서 저녁을 먹는 것으로 만족했다. 21만 루피.
호텔로 돌아와 비실비실 거리다가 그대로 잠이들어버렸다.
피곤한 하루였나?
즐거운 하루였나?
'호기심천국 > 인도네시아 자바섬 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자카르타 - 반둥 ] 나만 배부르게 먹었다_240901 (0) | 2024.09.01 |
---|---|
[ 자카르타 - 반둥 ] 모나스를 거쳐 모스크, 성당, 마찬미술관을 버스로 헤매이다_240831 (0) | 2024.08.31 |
[ 마카오 - 자카르타 ] Wynn의 황금나무 쇼는 웃으며 볼만하다_240829 (0) | 2024.08.29 |
[ 마카오 - 자카르타 ] 천둥번개를 맞으며 바오로 성당의 흔적을 구경한다_240828 (0) | 2024.08.28 |
[ 자카르타_반둥_족자카르타_말랑 ] 아이폰과 맥북으로 인도네시아 기차표를 예매하는데 성공_240731 (0) | 2024.07.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