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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기심천국/인도네시아 자바섬 여행

[ 마카오 - 자카르타 ] Wynn의 황금나무 쇼는 웃으며 볼만하다_240829

아침 7시에 눈이 떠졌는데, 요새나 관음상에 다녀오려고 했는데, 더 빈둥거리고 싶어졌다. 그래서 그냥 누워서 한 시간을 더 놀았다. 하룻만에 호텔을 떠나려고 하니 우리집 같지가 않았다.

 

대충 씻고 8시 50분에 7층 식당으로 갔다. 수박과 파파야를 먹으며 용과를 그리워했다. 그래도 괜찮다. 밥은 없지만 땅콩 쌀죽이 있어서 입가심을 했다. 에그 타르트가 많다. 3개나 먹어도 질리지는 않았다. 달지않고 고소하다. 커피는 너무 진해서 물을 타서 나눠 마셨다. 빵은 고소함이 덜했지만 부드러워서 인도네시아 빵보다는 먹을만했다.

 

딤섬을 두가지 맛보았다. 별로 즐기지 않다보니 사먹은 일이 없는데, 이렇게 먹으니 먹을만했다. 딤섬을 사먹을 생각이 있나요? 없습니다. 놀랍게도 연잎찰밥이 있었다. 연향이 잘 배어있어서 먹기에 좋았다. 한가지 단점은 찰밥속에다가 맛있지만 짠 돼지고기를 넣어 놓았다. 전부 빼내고 찰밥만 먹었더니 훨씬 맛이 좋았다. 식당 문을 닫을때까지 한시간 동안 천천히 아침 식사를 즐겼다.

 

 

IHG 회원가입을 해두었더니 2시까지 방에 있어도 된다고 한다. 좋아요. 가방을 메고, 선크림을 바르고, 양산을 들고 관음상을 찾아 기도하러 간다. Wynn 호텔을 들어갔다. 시원하게 걸었다. 엄청난 규모의 카지노가 있는데, 관리가 잘되어 있어서 깨끗했다. 음료도 다양하다. 우롱차를 한잔 마셨다.

 

온갖 사치품 매장들이 줄지어 있는 시원한 공간도 이어졌다. 사람이 별로 없다.

 

MGM으로 건너갔다. 실내정원이 있다고 해서 갔더니 완전히 거대한 가짜꽃과 나무로 장식해 두었다. 사진을 찍으니 근사하다. 한참 사진찍기 놀이를 하다가 지도를 보니, 예술관이 2층에 있단다. 이리저리 둘러봐도 없다. 공사중인 모양이다.

 

두개 호텔에서 푹 쉬고, 관음상을 보러갔다. 땡볕을 5분 정도 걸어가면 나오는데, 공사중이어서 출입이 통제되었다. 멀리서 꼭 필요한 기도를 하고, 다시 Wynn으로 갔다. 분수쇼를 한다고 했는데, 12시부터 황금나무 쇼를 한단다. 관광객들이 장사진을 치고 있다. 재미있다. 사람들과 어우러진 쇼가.

 

음료코너에서 밀크티를 받아마셨다. 1인당 하나씩만 가능하다. 조금 달기는 했지만 먹을만했다. 거대한 대리석들로 멋지게 장식된 이 화려한 호텔들은, 우리 동료시민들의 도박자금으로 충당되고 있다. 열심히 도박을 해준 중국시민들에게 감사드린다. 한국사람들은 보이지 않는다.

 

호텔로 돌아가서 구경하느라 뜨거워진 몸을 식히고, 쉬다가 1시 반에 택시를 타고 공항으로 갔다. 공항에서 택시를 잡을때는 30$에서 시작하더니, 시내에서 잡은 택시의 요금은 20$부터 시작한다. 무슨 차이가 있는지 모르겠다. 시내들어올 때는 105$, 공항갈때는 85$이 들었다.

 

 

짐을 부치고, 쓸돈을 남겨두고 2천$을 루피화로 환전했다. 260만 루피를 준다. 점심으로 foodlane에서 쌀밥과 구운 오리를 주문했다. 향이 입맛에 맞지않고, 오리가 차서 맛이 없었다. 새우완탕면도 입맛에 맞지 않았다. 옆에 무이국수집에서 먹어야했었다. 밥을 먹겠다는 일념으로 이곳에서 먹었는데, 실수다.

 

아무래도 환전이 이상해서 환율계산을 돌려봤더니 360만 루피는 받아야했다. 그렇다면 거의 100만루피를 수수료로 가져갔다는 말인가? 아무래도 말이 안된다. 영수증이 있으니, 돌아오는 길에 확인해봐야겠다. 아, 환율, 너무 심한 실수다.

 

어제 10$에 먹었던 에그타르트를 이곳에서는 15$에 판다. 6개짜리가 80$라서 우주신을 위해 한판을 샀다. 아무 가게나 들어가서 사도 맛있으니, 한판 사서 공항에 가져오면 기분이 참 좋겠다. 돌아가는 날 공항에서 두판을 사자.

 

비행기가 지연된다고 한다. 안그래도 저녁에 도착하는데, 연착까지 하다니. 아, 그러고보니 비행기가 늦으면 당근보험에서 보상을 한다고 했다. 찾아봐야겠다. 지연시간은 약 30분이고, 보험회사는 약 4시간 이상 지연되는 경우에 보상한단다.

 

비행기를 기다리는 동안에 중국사람들은 춤연습을 한다. 즐거운 민족이다.

 

자카르타까지 4시간 반이라고 하는데, 엄청나게 길게 느껴진다. 저녁 식사를 주는 아가씨가 한국말로 주문을 받는다. 어떻게 알았느냐고 했더니, 우리들 이름을 보고 알았단다. 신기한 일이다.

 

쌀밥에 닭고기에다가 맥주까지 곁들여 배불리 저녁을 먹었다. 책을 보다가 기내 산책을 하다가 이야기를 하다가 게임을 하다가 즐겁게 자카르타공항에 도착했다.

 

세관신고서를 미리 작성해야 하는데, 작성을 못했다. 짐을 찾으러가는 긴 이동통로에서 공항의 무료 와이파이를 잡고, 전자세관신고서를 작성하는 앱을 실행했다. 한국어로 뜬다. 여권과 비행편, 동반가족까지 잘 작성을 했는데, 다음으로 넘어가지 않는다. 다섯번을 시도해도 안된다. 그리미가 옆에서 보더니 ADD 단추를 누르라고 한다. 그러자 신고서가 완성이 되고, QR 코드가 나온다. 헐. 지난번 비자작성때 Submit 단추를 누르지 않은것과 똑같은 문제다.

 

기분좋게 짐을 찾아서 세관을 통과하고 나왔다. 유심카드를 끼우고 클룩 드라이버를 만나면 된다.

 

아뿔싸.

 

예약한 유심회사가 출국장 근처에 있지 않았다. 안내문도 자세히 읽어보지 않고, 간판사진만 확인하고 나왔더니, 없다. 유심바꿔주는 장소가 없다. 다른 유심창구에 문의했더니 2층에 있단다. 2층이라. 올라갔다. 없다. 서쪽에서 동쪽으로 이동했다. A와 B 사이에 있다는 창구가 없다.  

 

당황해서 오르락내리락 이리갔다 저리갔다. 시간 다쓰고 보내온 메시지를 보고 다시 물어서 국제선 출발 카운터 A와 B사이에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아까 지나쳐온 그곳으로 갔다. 이번에는 우리가 걸어온 길 반대편 길로. 아, 그곳에 있었다. 갈아 끼우는데는 3분도 걸리지 않았다. 20분 가까이 헤매었다. 역시 실수다. 미리 확인을 했어야했는데. 당연히 출국장 입구 근처에 있을 것으로 예단하는 바람에 땀을 삐질삐질 흘리고, 클룩 기사에게 5만루피의 대기료를 지불해야했다.

 

홀리데이인 스위트는 어마어마한 크기다. 발리에서 한가하고 즐겁게 대화를 나누던 호텔리어들은 없다. 친절하지만 정해진 것만을 한다. 한가지 다행인 것은, 내일 방을 바꾸는데 방이 준비될때까지 지금 쓰는 방을 계속 사용해도 된다고 한다. 좋아요.

 

방은 넓고 깨끗해서 좋다. 전망은 좋은데, 캄캄하다. 아, 자카르타의 밤은 어둡다. 마카오의 밤과는 다르다.

 

방이 춥다. 급히 에어컨을 끄고 씻는다.

 

이제 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