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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기심천국/인도네시아 자바섬 여행

[ 자카르타 - 반둥 ] 모나스를 거쳐 모스크, 성당, 마찬미술관을 버스로 헤매이다_240831

푹 잘자고 났더니 눈은 잘 떠지는데, 일어나기는 싫다. 8시 반에 아침을 먹으러 3층 식당에 내려갔다. 헐, 엄청난 인파다. 이렇게 큰 호텔이니 사람이 많은 것이 당연할 것이다. 우리가 한국사람인지 금방 알아보고 인사한다. 음식도 굉장히 많다. 한쪽에는 빵과 음료, 한쪽에는 아시아의 음식들. 종류는 엄청나게 많아 보이는데, 우리는 수박과 멜론, 파파야와 같은 과일들이 눈에 들어온다.

 

모양은 예쁘게 잘 차려나왔는데, 베트남 호텔의 음식들보다 맛은 떨어진다. 아마도 한국과 베트남이 서로 입맛이 맞는 모양이다. 이곳 음식은 소금과 향신료가 우리와는 약간 맞지않는 모양이다. 물론 발리에서는 아주 맛있게 먹었는데, 자카르타의 음식이 중국 화교들의 영향이 짙게 배어있는 느낌이다. 이 호텔이 위치한 곳도 차이나타운의 뒤편이니, 아무래도 중국사람의 입맛과 맞는 모양이다.

 

 

어제 가지못한 모나스를 거쳐서 마찬미술관을 다녀오기로 했다. 버스카드 한장을 더샀다. 5만 루피 x 2명 = 10만루피. 지하철을 타듯이 버스승강장으로 카드를 대고 들어간다. 모나스로 가는 버스는 금방 왔다. 하모니라는 정류장에서 내렸는데, 와우 10분 이상을 걸어야 모나스의 입구다. 다행히 나무그늘로 이어져있어서 걸을만했다.

 

입구에서부터 기념탑까지도 대체로 잔디밭과 나무그늘로 이어져 있다. 다행이다. 아, 그래도 더웠다. 나무그늘에서 잠깐 쉬면서 따뜻한 녹차를 한잔 마셨다. 얼음물을 파는 상인들이 많았지만 어제 찬물을 계속 마셨더니 배가 살살 아파서 진정시키느라 시간이 걸렸다. 오늘은 되도록이면 따뜻한 물을 마신다.

 

기념사진을 찍었다.

인도네시아의 독립 79년을 기념하는 안내문구가 가득하다.
모나스 Monumen Nasional는, 
자카르타 시내 한복판에 있다. 

가장 많은 시민들이 모이는 곳에 
네덜란드와 일본으로부터 
독립한 것을 기념하는 137m의 오벨리스크 탑이, 
메르데카(자유) 광장에 세워져 있다. 

우리나라의 독립기념관과 
독립유공자들의 추모공간은, 
머나먼 시골에 있다. 

간신히 세종대왕과 이순신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모나스 주변에는 국립미술관과 국립박물관, 
현대미술관이 몰려 있어서 시민들이 언제든
산책겸 휴식 시간을 보낼수 있다.

자카르타의 중앙역인 감비르역도 
메르데카 광장의 모나스 주변에 있다. 

자카르타만이 아니라 
세계의 모든 도시의 중심부에는
나라를 만들어낸 조상들과
나라를 지켜낸 독립운동가들의 
기념공원이 자리잡고 있다. 

우리는 간신히 서대문형무소를 
만들어 두었다. 

강남 개발한다고 
현충원을 옮기지 않은 것이 그나마 다행인데, 

이곳에는 대한민국의 독립에 반대하고, 
민주주의를 짓밟은 사람들도 함께 매장되어 있어서 
지켜진 것으로 보인다.

 

 

 

바로 눈앞에 이스띠끄랄 모스크가 보인다. 다시는 나라를 빼앗기지 않고, 인도네시아 시민들의 번영을 이끌겠다는 의미에서 거대한 모스크를 지었다고 한다. 그래서 바로 눈앞에 있는데, 아무리 걸어도 가까워지지를 않는다. 아, 너무 덥다.

 

12시에 모스크에 도착했다. 너무 덥고 힘들어서 카페에 들어가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잔을 시켜서 마셨다. 시원해서 쉴만했다. 한참을 쉬고 났더니 다시 움직일 기운이 생긴다. 모스크로 들어가자.

 

기도시간이라 관광객은 1시부터 입장이 가능하다고 한다. 그래서 바로 앞에 있는 자카르타성당으로 갔다. 다행히 출입을 막지 않는다. 성당에서 기도를 드리고, 잠시 휴식을 취하다가 바로 마찬미술관으로 가기로 했다. 모스크는 이미 많이 가보았기 때문에 굳이 들어가지 않아도 자유로운 분위기를 충분히 이해한다.

 

 

 

구글맵으로 검색했더니 한번에 가는 차가 있다. 게다가 가깝고 찾기도 쉽다. 너무 쉬워서 또 사고가 났다.

 

똑바로 가다가 왼쪽으로 돌아가서 나타나는 버스정류장에서 타면 한번에 마찬미술관을 갈수 있다. 버스정류장이 있다. 사람이 엄청나게 많다. 안내하는 젊은 아가씨가 미술관을 가려면 다른 정류장으로 가야한단다. 앗, 다시 검색을 했더니 갈아타는 것이 오히려 빠르다. 갈아타겠다고 했더니 그러란다.

 

갈아타는 정류장에서 내리기는 잘 내렸다. 그런데, 어디인지를 모르겠다. 왔다갔다 다시 왔다갔다. 친절한 청년의 도움으로 간신히 버스정류장을 찾았나했더니 버스번호가 보이지 않는다. 다시 우왕좌왕. 우리를 지켜보던 아가씨가 알아보더니 길건너 버스정류장으로 가라고 한다. 아, 고맙다. 우리는 이미 지쳤다. 버스여행은 자카르타를 고행하며 여행하는 것이다.

 

한참을 더위속에 기다렸더니 버스가 온다. 정류장 어디에도 이 버스가 온다는 표시가 없었지만, 아가씨를 믿고 기다렸다. 정말로 한참만에 시원한 버스가 왔다. 마찬미술관 앞은 고속도로 바로 앞이다. 건널목도 없고 표지판도 없다. 그냥  길을 마구건너서 빌딩으로 들어갔다. 안내 표지판이 없다.

 

지나가는 청년에게 물었더니 2층이란다. 엘리베이터에 탔더니 비로소 2층에 미술관이 있다는 안내가 나온다. 세상에나.

 

웃긴다. 주말이라고 7만루피 요금이 9만루피란다. 되돌릴수 없다. 그냥 결제했다. 이메일을 등록하란다. 뭔소린지 모르겠지만 등록했다. 한층 더 올라가면 입구란다.

 

너무 지쳐서 일단 카페에서 빵한조각과 시원한 홍차를 마셨다. 공간이 넓고 시원해서 앉아서 쉬기에는 좋았다. 푹 쉬고 현대미술을 관람하러 들어갔다.

 

헐, 이게 뭐냐. 실리콘과 사람의 머리털로 만든 기괴한 모양의 아기를 만져보란다. 귀엽기도 하고 징그럽기도 하다. 그런데, 모든 작품이 그렇다. 사람과 다른 동물들의 결합체란다. 뭐야, 왜? 아, 어려운 예술이다. 머리도 약간 아프다. 나름 사람과 다른 사룸과의 교감이 중요하다는 것을 전달하려 한 모양인데, 받아들이기 쉽지않다. 게다가 정성은 다했지만 아름답지는 않다. 정말로 징그럽다. 입장료가 아까워서 열심히 보기는 했지만, 쉽지 않은 예술세계다.

 

 

이제 집으로 가자. 시간이 되면 은행박물관까지 돌아보고 싶었는데, 가서 수영도 해야하니 그냥 집으로 가자. 버스 한번만 갈아타면 된다.

 

아, 이게 뭐야. 버스 정류장의 이름도 없고, 모여있던 인도네시아 사람들이 전부 이곳에는 그 버스가 오지 않는단다. 구글에서는 이 버스정류장에 그 차가 선다고 나와있다. 급기야 한사람이 나서서 길안내를 해주겠단다. 아이고 큰일났다. 예감도 좋지않고, 고생길이 앞에 좌악 펼쳐진다. 그는 자신있게 앞서간다. 인도도 없는 길을 구비구비 돌아서, 고속도로를 넘어서, 고속도로 입구의 버스정류장으로 안내해준다.

 

다시 구글검색을 했더니 이곳에서 버스를 타고 두번 더 갈아타면 된다. 10분 넘게 기다려서 버스가 도착한다. 그에게 고맙다고 인사하고 버스에 올랐다. 버스안도 난리다. 할머니들이 바글거린다. 갑자기 정류장에서 우르르 내렸다가 잘못 내렸다면서 다시 우르르 탄다. 헐.

 

다음 정거장에서 차를 내렸다. 이번에는 제대로 타야한다. 한참을 기다려서 잘 탔다. 이제 잘 내리고, 내린 자리에서 갈아타기만 하면 된다. 옆에 있는 아저씨가 말을 시킨다. 차가 선다. 안내방송이 없다. 여기가 그 정류장이냐고 물었더니 아니란다. 허걱, 버스가 출발했는데, 정류장 이름을 보니 우리가 내려야할 곳이다. 이런.

 

게다가 버스는 엉뚱한 방향으로 간다. 이런. 다시 내렸다. 다시 거꾸로 오는 버스를 탔다. 이런. 그나마 바로 탔다. 다행히도 내린 자리에서 반대방향으로 가는 버스를 타면 된다. 아, 괴롭다. 다행이다. 우리 호텔앞이다. 만세.

 

이번에는 카드가 작동하지 않는다. 역무원이 오더니 잔액 부족이란다. 세상에나 만상에나. 젊은 아가씨가 웃으면서 그냥 내리란다. 우리 둘다 잔액이 500루피 부족하단다. 와우, 정말 놀랍다. 5천원 어치 버스를 탔다.

 

방에다 짐을 풀고 바로 수영장으로 달려갔다. 이게 뭔일이냐? 수영장이 꼬맹이들로 가득하다. 정말로 가족과 가까운 호텔이다.

 

아이들의 숲을 뚫고 지는 해를 바라보며 물위에 몸을 띄웠다. 아, 시원하다. 그래, 이러면 됐지. 한 30분 혼자 놀고 있으니, 샤워를 마친 그리미가 내려와서 같이 또 30분을 더 놀았다. 방으로 올라와서 우주신을 위해 침대를 하나 더 신청했다. 한참을 알아보더니 설치해주겠단다.

 

그리고, 샤워를 하고 저녁을 먹으러 어제의 꼬치구이 전문점으로 갔다. 이번에는 소주를 챙겨갔다. 직원들이 알아보고 반갑게 맞이한다. 갈곳이 없어서 왔어요. 중간에 중국음식점들이 있었지만.

 

어제보다 사람이 적어서 조용하고 좋았다. 다만 담배 냄새가 너무 많이 났다. 가지고 간 소주를 먹어도 되냐고 물었더니 좋단다. 어제처럼 빈땅 한병과 밥, 꼬치구이를 여러개 시켰다. 어제보다는 잘 먹었다. 어제보다 3천원 더 나왔다. 24만루피.

 

저녁을 먹고 왔더니 침대를 설치해 두었다. 일기를 쓰며 시간을 보냈더니, 자카르타 공항에 아들이 도착했단다. 짐 찾는데, 시간이 걸려서 또 추가요금을 내야하는 상황이 되었다. 픽업 서비스를 신청하는 것이 맞는지 모르겠다. 충분한 택시비를 냈는데도 추가요금을 요구한다. 음, 그래 보태주자.

 

아들을 만나서 소주 한잔을 마셨다.

 

이제 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