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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농사 이야기

삼자회담 - 자연농법

무일 : 일꾼이 늘었으니 부가가치도 생각해야 하고, 벌통도 늘리려면 시간이 필요하니,

         지금의 오리농법에서 한 단계 더 나가서 자연농법을 시도해 보는게 좋지 않나요?

 

정농 : 자연농법은 어려워. 태평농법으로 가야 해.

무일 : 무엇이 되었든 힘이 안들게 농사짓는 것이 중요해요.

          자연농법을 시도해 보자구요.

심현 : 그렇게 농사지어서는 굶고 살아야 해.
         절대로 안 되는 이야기야.


정농 : 태평농법을 하려면 일단 이모작이 가능해야 해. 

         이 지역에서는 보리가 냉해를 입어서 이모작은 불가능해.

무일 : 중부지방에서 이모작이 가능한 작물이 없나요?
  
심현 : 눈으로 가서 직접 보고 와. 진짜로 되는지.

정농 : 태평농법은 콤바인에 다는 파종기가 필요해.

         그래야 수확을 하면서 파종을 하지.


무일 : 클로버를 뿌리면 다른 잡초는 거의 나오지 않는다고 하니까

         수확에 문제는 없을 거에요.

심현 : 실제로 겪어보지 않으면 안돼. 우리가 밭이며 논이며

         무농약 무비료로 하는 데, 되는 것도 있고 안되는 것도 많아.

         눈으로 보고 되는 것을 확인한 뒤에 시작해야 해.

 

무일 : 그러면 제일 작은 논에 해 볼까요?

정농 : 우리처럼 작은 논에서는 무엇이든 어려워.

         아래 위의 논들도 관행농이어서 전혀 도움이 안되고.

무일 : 어차피 팔기 위해 농사짓는 것도 아닌데 수확이 없어도 되지 않아요.

         실제로 자연농법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시행착오도 겪어야 되고,

        한 5년의 시간이 필요해요.

심현 : 남들이 손가락질해. 그리고 , 노력한 보람이 있어야지.

         돈이 되고 안되고는 나중 문제야.


정농 : 합의가 안돼. 나는 로또 맞으면 전라도 내려가서 혼자 태평농법 해 볼 거야.

 

무일 : 아버지 올해 78세에요. 혼자서는 안돼요.

 

농법에 관한 삼자회담은 이렇게 끝없이 맴돌이를 하다

합의된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끝이 났다.


야권 단일화도 못하냐고 정치권 비난할 일 아니다.
우리는 세사람 의견도 좁히지 못했다.

이래서 농경사회는 가부장제인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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