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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농사 이야기

태평농법 첫 걸음마

태평농법은 불가능한 농법이었다.

성공한 농부를 보지 못했다. 재현 가능하지 않은 농법은 농법이 아니다.

나는 헛된 꿈을 꾸었다.

생각을 바꿨다.

돈벌면서 다이어트 하는 유일한 운동이 농사일이다.

시간도 자유롭게 쓸 수 있다.

농사, 조금만 짓고, 건강하게 살자(2018년 5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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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농법은 결코 태평하게 시작되지 않았다.


삼자회담에서 일단 자연농법은 무일이 포기하고,

정농(正農)이 추구하는 태평농법으로 방향은 정리되었다.

심현(心玄)은 오리농법을 중심으로 검증된 농법이 아니면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력하게 이야기 하는 바람에

더 진전된 합의를 끌어낼 수 없었다.


결국, 흑미를 베어낸 백평 남짓 작은 논에 시험하기로 하고,

오늘 드디어 쌀보리를 직접 파종하기로 했다.

상황을 보러 논으로 갔더니 깊게 패인 콤바인의 흔적이

그대로는 도저히 직파가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마을 반장님과 스님까지 네사람이 모여

바퀴 자국을 어떻게 처리할까 의논했다.


삽으로 하자니 물 먹은 백평 논도 작은 일이 아니다.

삽으로 몇 군데의 패인 곳을 골라 보았다.

숨이 까쁘고 몸은 자꾸 안된다는 신호를 보낸다.

다들 말리신다. 한시간도 못한다고.


천봉사 스님이 포크레인으로 배수로도 내고 평탄 작업도 하자고 하신다.

포크레인은 내 기계가 아니니 반장의 도움이 필요하다.

말이 없다. 거절인지 승인인지 알 수가 없다.



스님이 나중에 포크레인으로 처리하더라도

일단 빠지는 논이라 위험하지만 트랙터로 한 번 밀어 보자고 하신다.

좋았다. 잠시 뒤의 상황을 전혀 예측하지 못하고서.


바로 논으로 거대한 바퀴의 트랙터가 진입한다.

불과 1분도 안되어 뻘처럼 찐득한 논은 트랙터를 삼켜버린다.

그것 참 난감하다.


논둑에 앉아 여인네들 수다 떨듯이

글로 수다를 떨며 허망한 마음을 다독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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