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라 일을 하지 않고 책이나 읽는다. 밭에 나가서 참깨 쓰러지지 않았는지, 고구마는 잘 크고 있는지를 살펴야 하는데, 어차피 일을 할수 없다는 생각에, 가서 보고 오면 걱정만 늘어진다는 핑계로, 밭 근처를 가지 않았다. 아니, 슬쩍 보기는 했는데, 보고 싶은데로, 건강하게 잘 서있는 참깨들을 보았다. 꽃도 엄청나게 피어있었다.
전자책으로 빌려보고 싶었는데, 예약조차 불가능하여, 도서관에 책을 예약해 두었다. 다행히 2주만에 두권의 책을 빌릴수 있게 되었다. 영화보다 훨씬 재미있다는 친구의 추천을 받았고, 넷플릭스로 이미 영화를 봤다. 재미있기도 하고, 아니기도 한, 끝까지 볼만한 영화였다. 영상작업에 엄청난 돈을 썼다고 하는데, 글쎄다. 뭐, 그렇게까지 쓸 필요가 있었을까. 사실감은 넘쳤다.
1부 삼체문제
재미있는 장면이 나온다. 생학과 세마실험에 대한 관계를 묻는 물리학자의 질문과 반격.
예저타이의 반격이야말로 세마학자가 걸어야 할 길이고, 유물론이 걸어야할 길이다.
실험으로 얻은 참된 지식.
중국은 과연 그런 길을 걸어가고 있는 것일까? 궁금하다.
"코펜하겐 해석에서는 외부의 관측이 파동함수의 붕괴를 일으킨다고 하잖아. 이것은 반동 유심론의 또다른 표현이고 가장 만연한 학설이지!
생학philosophy이 실험을 이끄는가, 실험이 생학을 이끄는가?
(중략) 당연히 정확한 마르크스 생학이 세마science 실험을 이끌지!
(예저타이) 그말은 정확한 생학은 하늘에서 떨어졌다는 것과 같은 소리다. 실험으로 얻은 참된 지식에 반대하는 것은 마르크스주의가 자연계를 인식한 원칙에 위배되는 것이다." (103쪽)
카슨의 문제제기는 정당했고, 그래서 독성 화학물질에 대한 문제의식이 높아지고 개선되고 있다. 그런데도 가습기 살균제 문제는 있었지만. 살충제나 농약도 세마에 기초해서 만든 것이기 때문에 수정과 개선이 이루어진다. 카슨의 문제제기는 정당했지만 과햇다. 침묵하는 봄은 사실 없었다.
류츠신과 예원제가 여기에 자극받아서, 외부의 힘을 빌려 사람이 알지 못하고 저지르는 죄악을 척결하려고 했던 시도는, 잘못이었다. 환경을 깨끗하게 하기 위해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노력하면 된다. 기후변화도 마찬가지다. 에너지원을 바꾸고 숲을 조성해 간다면, 기후변화는 막을수 있다.
무서운 표현이 등장한다. 악에 초점을 맞추면 성악설, 사람에 초점을 맞추면 성선설이 된다. 자연은 목적과 방향과 가치판단의 기준이 없다. 사람도 대자연의 일부이니, 이 진술은 틀린 것이다. 그렇지만 섬뜩하다.
'사람과 악은 동일한 물질로 구성되어 있다'.
"레이철 카슨이 쓴 사람의 행위, 즉 살충제 사용은 예원제가 보기에 정당하고 정상이며 적어도 중립행위였다. 그러나 대자연의 시각에서 보면 이 행위는 문화대혁명과 별 차이가 없었다. 우리 세계에 끼치는 폐해는 마찬가지로 심각했다. 그렇다면 자신이 보기에 정상이거나 심지어 정의라고 생각되는 사람의 행위 중 사악한 것이 얼마나 된단 말인가?
그런 추론이 그녀를 두렵게 했고 공포의 심연으로 빠져들게 했다. 아마도 사람과 악의 관계는 대양과 그 위에 떠 있는 빙산의 관계로, 둘은 동일한 물질로 구성되어 있을 것이다. (중략) 중이 제머리 못깎듯 사람 스스로 도덕자각을 하는것은 불가능하다. 그렇게 하려면 사람 이외의 힘을 빌려야만 한다."(113~4쪽)
두려운 이유는 세가지다.
1) 정확히 알고 있다.
2) 아무것도 모른다.
3) 잘못 알고 있다.
그런데, 이렇게 구분해 놓고 나니, 결국은 사람은 늘 두렵다. 그렇다면 문제를 줄여서, 어떤 일에 대해 두렵지 않은 이유는 뭘까? 북한의 핵개발이 두렵지 않은 이유는 뭘까? 죽음이 두렵지 않은 이유는 뭘까? 무지하기 때문일까? 쉽게 공감이 가지 않는다.
"당신이 두렵지 않은 것은 무지하기 때문" (149쪽)
코스모스와 삼체를 같이 읽고 있는데, 같은 이야기가 나온다. 삼체에서 코스모스의 상상을 빌려온 것이다.
1) 삼체, 묵자, 화염 편 : 묵자의 우주론(157쪽)
"우주는 불바다에 떠있는 속이 빈 커다란 공이오. 공에는 수많은 작은 구멍과 하나의 큰 구멍이 있지. 불바다의 빛이 그 구멍을 통해 들어오는 것이오. 작은 구멍은 별이고, 큰 구멍은 햇님이오." (161쪽)
코스모스에서는 우리의 조상들이, 구멍이 송송뚫린 커다란 검정동물의 가죽으로 밤하늘을 뒤덮고 있어서 별빛이 보이는 것이라고 추정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밤이 하늘에 펼쳐진 커다란 검정동물의 가죽이라고 했다. 그런데 그 가죽에는 여기저기 구멍이 나있고, 그 구멍을 통해서 불빛이 새들어온다는 것이다. (중략) 불꽃이 하늘 전체를 덮지만 대부분의 하늘은 가죽에 가려져 있으므로, 우리는 가죽에 뚫린 구멍을 통해서만 불꽃을 볼수 있다는 것이었다." (코스모스, 338쪽)
2) 삼체, 아인슈타인, 단진자, 대분열 : 일반상대성 이론이 묘사한 행성궤도의 섭동이 받아들여지지 않다. (264쪽)
"세개 햇님이 행성에 미친 기조력은 모두 로시한계를 뛰어넘었습니다. 첫번째 햇님은 행성의 가장 깊은 지질구조를 뒤흔들었고, 두번째 햇님은 행성의 내핵을 향해 직선으로 이어지는 대균열을 만들었으며, 세번째 햇님은 행성을 두동강 냈습니다."
이 이야기는 목성의 위성인 이오에 대한 설명에서 조석력과 연결하여 대분열을 착안한 것이 아닌가 추정된다. 다만, 코스모스를 읽지 않아도 조석력에 대한 개념이 있다면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목성과 유로파는 이오의 지질구조를 뒤흔들어 화산활동을 만들어내지만, 삼체는 행성을 쪼개버렸다고 상상한 것이다. 류츠신의 상상이든 천문학자의 상상이든 놀랍다. 우리는 밀물과 썰물조차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데 말이다.
"이오는 햇님계에서 가장 붉은 천체로 지목되고 있었다. (중략) 보이저가 지구바깥에서 활화산을 하나 발견하는 순간이었다. 가스와 기타 분출물을 계속해서 토해내는 활화산이 이오의 표면에서 그후 아홉개나 발견됐다. (중략) 보이저가 화산을 발견하기 전에 우리는 이미 이오에 화산의 존재를 예상하고 있었다. (중략) 목성과 유로파가 이오에 미치는 조석력의 세기를 계산하여 이오에서 화산활동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예측했다." (코스모스 308쪽)
3) 홍안 5 : 해를 이용한 전자기파의 증폭(291쪽)
"햇님 간섭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지만 다른 가능성이 나타났다. 인류가 햇님을 초대형안테나로 삼아 한울cosoms에 전파를 발사하면, 그 전파는 항성급의 에너지로 증폭되어 발사되고 그 일률은 지구에서 사용가능한 전체발사일률보다 몇억배는 클것이다." (297쪽)
삼체의 윌슨천문대와는 달리, 버크와 프랭클린에 의해 우연히 발견된 목성이 발신하는 전자기파에 대한 이야기도 코스모스에 자세히 나온다. 그런데, 목성의 전자기파가 햇님에 의해 증폭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지구로 날아오는 전파는 커미배경복사를 관측하기 위해 수신하고 있었고, 목성의 전자기파는 커미배경복사에 비해 훨씬 강한 전파였기 때문에 충분히 수신가능했기 때문이다. 왜 햇님을 거쳐 전파를 증폭시켰을까? 그것은 수신보다는 송신의 가능성을 높이려는 의도에서 설정한 것이다. 기발한 착상이다.
이 착상도 보이저 1, 2호의 가속에서 자극을 받았을 수도 있다. 1977년에 발사된 보이저 1호는 화성, 목성, 토성, 천왕성, 해왕성 등의 궤도에 들어가서 이들 행성중력의 도움을 받아 빠른 속도로 커미를 항해할수 있었다. 목성이나 토성에 의해 하늘배spaceship이 가속을 받을수 있었다면, 전파도 햇님에 의해 증폭될수 있다는 생각을 했을 것이다.
"광자 하나가 햇님을 벗어나려면 천년이라는 시간이 필요하다." (296쪽)
미리내에는 우리 햇님계와 같은 항성이 4천억개나 있다고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중 가장 가까운 항성계가 바로 켄타우루스 ABC항성계. 햇님으로부터 4.3광년 정도 떨어져 있고, AB별이 쌍성계를 이루고 C별이 같이 존재하여 세개의 항성이 존재하는 항성계라고 한다. 그 사실을 근거로 삼체라는 소설이 씌어졌다. 300쪽이 넘어서야 비로소, 영화를 다 보고서도 알지 못한 사실들을 하나씩 깨달아가고 있다.
"햇님으로 정보를 발사한지 9년이 채 안되었다. 그렇다면 이 정보의 송신원은 지구에서 겨우 4광년 정도 떨어져 있다는 것이었다. 그것은 우리와 가장 가까운 항성계인 켄타우루스자리 알파였다! 한울은 황량하지 않았다. 한울은 공허하지 않았다. cosmos는 생기로 충만했다." (308쪽)
류츠신은 1963년생으로, 화베이 수리수력원 수리공정학과를 졸업하고, 산시 양쯔관 발전소에서 컴퓨터 엔지니어로 일했다고 한다.
예원제는 침략당할 것이라는 세계 평화주의자의 경고를 듣지않고, 켄타우루스 항성계에 답장을 보낸다. 비록 3초의 짧은 문장이었지만, 그것은 항복문서였다. 이것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어떤 문명도 무릉도원은 아니다. 문제없는 문명은 없다. 그러므로 다른 문명에게 도움을 청한다고 우리의 문제를 해결할수는 없다. 친구로서의 접촉은 좋다. 보이저호를 비롯한 여러 하늘배spaceship에 실린 지구의 이야기들이 그것을 이미 실행하고 있다. 예원제의 입장, 비관주의자의 입장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문제는 해결할수 없을 것이다. 한울전쟁이 일어날까?
"이곳에 오십시오. 나는 당신들이 이 세계를 얻는 것을 돕겠습니다. 우리 문명은 이미 자신의 문제를 해결할 능력을 잃었습니다. 당신들이 힘이 필요합니다." (311쪽)
문화대혁명의 전사들은 서글픈 도구들이었다. 그런 역사는 쉽게 잊혀지지 말아야 하는데, 또다시 반복되고는 한다. 그들의 가슴을 뛰게하여 어떤 두려움과 연민도 떨쳐내고, 무지막지한 행동을 하게 만든 사람들이 누구인지를 알아야 한다.
"때론 황량한 산의 오솔길에서 옛 홍위병 전우나 무력투쟁중에 만난 적과 마주치기도 했어. 둘다 똑같이 낡고 해진옷을 입고 온몸이 흙과 소똥투성이인채 서로 말없이 쳐다보기만 했지." (340쪽)
삼체문제의 가장 어려운 부분은, 차원의 문제다. 3차원을 벗아나면 도무지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를 모르겠다. 3차원에 시간이 결합된 시공간이 4차원? 7차원, 11차원?
한가지, 3차원의 공간내부에 2차원의 공간이 무한히 겹쳐질수 있다. 이것은 눈으로 보이기 때문에 분명하다. 차원은 도대체 무엇일까? 11차원에서 양성자 크기로 축소된 무엇?
차원을 이용한 프로젝트부분은 제법 길게 서술되어있는데, 도저히 감을 잡을수가 없다. 그래서 어쩔수없이 건너뛰어야 하고, 마지막에 저자의 후기가 나온다. 많은 상상들 중에, 이것이 기반이 되었다. 도덕감 제로인 세계도 생각은 하나일수 없다는 전제 또한 당연한 유추다. 복잡하게 섞여있는 것, 생각이든 물질이든, 그것이 물질이다.
"도덕감 제로인 한울문명이 존재할 가능성이 100%라고 생각한다." (446쪽)
2부 암흑의 숲
서 막
한울universe은 무지막지하게 넓다.
원자가 축구장 하나의 크기라면, 원자핵은 축구장 중심에 있는 100원짜리 동전이고,
전자는 관중석 제일 꼭대기를 지나가는 먼지와 같다.
햇님이 또다른 별의 행성을 또는 행성 주위를 도는 위성을 보려면,
미국 서해안에서 동해안의 한마리 모기를 관찰하는 것과 같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상상이 가지 않는 일이다.
* 햇님계 solar system 太陽界 : 우리말 - 국제공용어 - 한자어 순으로 용어를 알아야 한다
* 한울 cosmos 宇宙 : 커다란 울타리 : 우리말을 살리고 발전시키려면 아름다운 우리말을 지키고 발전시켜야 한다. 특히, 전문용어를 많이 만들어서 써야 한다.
"(우주망원경으로) 햇님계에서 한울에 떠있는 어떤 항성의 위성을 관측하는 것은,
미국 서해안에서 동해안에 켜놓은 작은 스탠드 옆의 모기를 관측하는 것과 같다고." (143쪽)
면벽자다운 바람이다. 어딘지 모르는 무릉도원, 사람이 결코 성취할수 없는 꿈이다. 그런 꿈이 성취되면, 어떤 기분일까? 어디인지 모르는데, 정말로 아름다운 곳. 게다가 무지개나라. 넓다고 느껴야할까? 넓으면 좋다, 궁금한 곳이 많아지니까 말이다. 그래서 그럴까? 아무튼. 끝이없는 멋진 곳에서 걷고 즐기며 살수 있다면 정말 와아할 것이다.
* 와아 happy 幸福
"말하지 말아요! 여기가 어딘지 말하지 말아요. 그걸 알고 나면 세상이 지도처럼 작아져버리니까요. 여기가 어딘지 몰라야 세상이 넓다고 느낄수 있어요." (164쪽)
스창과 뤄지는 일단 좋은 짝이다. 뭔가를 해보려고 한다. 그런데, 그 핵심에 스창의 명령에 대한 복종이 있다.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해야하는 일. 세상에 과연 그런일이 존재할까. 세마를 바탕에 둔 대단한 공상소설이라고 하더라도, 결국에는 사람사는 이야기가 주제다. 새로운 이야기는 만들어질수 없다. 이야기는, 수만년전부터 있어왔던 사람의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새로운 사룸에 구원을 요청한 예원제나 명령에 복종하며 자기 할일을 해야한다는 스창. 어떻게 살아남아야 사람답게 사는 것인지를 끊임없이 묻고 있다.
"무슨 명령이든 분명한 이유를 알고 난 다음에야 수행했다면 지금쯤 이 세상은 말할수 없이 혼란해졌을 겁니다. (중략) 우리같은 사람들은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닥치고 해야하는 일들이 세상엔 있단 말입니다! (중략) 큰일을 하려면 그런 대범함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중략) 그건 우리가 판단할 문제가 아닙니다." (218~9쪽)
반드시 동양화가 아니어도 그림은 여백이 잘 살아있어야 좋다.
여백이 서양화에서는 짙은 어둠이기도 하다.
여백을 잘살린 '그림의 틀'이 멋지다.
조각은, 공간에 긴장을 불어넣어주는 도구라고 한,
어느 조각가의 말이 겹쳐진다.
그림과 조각으로 남겨진 여백과 빈공간이 감동을 불러일으킨다.
"어느 유명한 화가가 그랬어요. 유화에서 흰색은 황금만큼이나 귀하다고. 하지만 동양화는 달라요. 화선지에 여백이 아주 많죠. 그 여백이 바로 동양화의 눈雪이에요. 그림속 풍경은 여백을 감싸는 틀일뿐이에요. 저 설산을 보세요. 동양화의 여백같지 않아요?" (229쪽)
중 저주의 주문
https://astro.kasi.re.kr/index
187J3X1이 미리내에서 어떻게 연구되고 있는지를 알아보려고 했는데, 한국천문연구원에서 운영하는 곳에서도 정보를 찾을수가 없다. 뭔가 근거가 있을텐데, 검색능력이 떨어져서.
혜성의 근원지인 해왕성(30AU) 밖의 한울지역. 카이퍼 벨트 | 태양계 | 천문학습관 | 천문우주지식정보 (kasi.re.kr)
오르트 구름 : 1만AU에 이르는 지역으로 혜성의 근원지로 알려지고 있다. 오르트 구름 | 태양계 | 천문학습관 | 천문우주지식정보 (kasi.re.kr)
우리가 자주국방능력을 갖추었다고 한다면, 우리를 공격해올 적들의 항구를 최전선으로 삼아야 한다. 그런데 북한은 50km 북쪽에 있다. 양쪽의 핵심도시가 포사격 사정거리에 있다는 것이다. 전쟁이 발발하는 순간, 살기도 쉽지않고 2,30년 뒤로 후퇴하기도 어렵지 않다. 북한과는 평화만이 답이다. 중국도 너무 가깝다. 그나마 바다를 사이에 두고 있으니, 빠르게 대응하면 한반도는 공격을 받지 않을수도 있다. 그런데, 본토방어가 과연 가능할까? 억지력은 미군이다. 미군과의 합동전력이 아니고서는 억지력을 갖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일본. 정말로 끝장을 보고 싶은데, 너무 가까워서 같이 죽기 십상이다. 역시 평화말고는 답이 없다.
"해군의 최전선은 적의 항구가 되어야 합니다. 물론 우리가 그곳까지 가는건 불가능하겠지만 최전방 방위선이 적어도 오르트구름까지는 확장되어야 합니다." (345쪽)
재미있는 상상이다.
1) 사람들 중에서 병에 걸린 사람들은 미래의 의학기술에 기대어 살아보려고 동면상태로 들어간다.
2) 지구를 지키기 위해 주요한 임무를 띠고 현재의 삶과 단절하고 동면상태로 들어간다. 그런데, 깨어나면서부터 전쟁을 치러야한다. 즉, 평화로운 시기에서 미래의 전쟁시기로 옮아가는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1)번은 당연히 그리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2)번 동면은 대부분의 사람에게 불가능하다. 가족중에 누군가가 반드시 가야한다면 모를까, 전쟁터로 혹시 모를 참혹한 죽음을 맞이하러 간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설사 살더라도 전쟁의 상처는 끔찍할 것이다. 애국과 사랑이라는 말로 그런 희생이 가능할까? 엄청난 보상이 주어진다면 혹시 가능할까?
"(장베이하이) 제가 무신론자라는 사실이 처음으로 후회스럽습니다. 제게 종교가 있다면 훗날 어디서든 다시 만날거라는 희망이라도 품을수 있겠죠. (중략) 승리에 대한 굳은 신념을 가졌다는 것은 군인으로서 누릴수 있는 최고의 행운이니까. 이 최후의 전재앞에서 그런 행운을 누리는 사람은 손에 꼽을만큼 적다." (362~3쪽)
사람의 신념을 만들어낼수 있다. 예를들어, '받을수있는 이익의 10%의 범위내에서 적은 이익을 받더라도 협상을 통해 합의를 도출해야한다' 는 신념을 만들어낼수 있다고 하자. 이런 신념은 모든 사람에게 만들어서 넣어주고 싶다.
제2부
" " dk
제3부 사신의 영생
사람의 역사에 성스러운 무엇으로 남고 싶다. 과연 이런 사람들이 있을까? 이런 욕망을 위해 노력한 사람들은 그 목표를 이루었을까? 아닐 것이다. 살다보니 그렇게 되었을 것이다. 콘스탄티누스는 죽음으로 역사에 작게 남아있지만, 헬레나는 남아있지 않다. 성공했더라도 그녀의 이름은 그저 마녀로만 기록될 것이다. 정상 과정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도 그녀의 간절한 마음은 느낀다. 망가진 나를, 내 능력으로 다시 일으키고 싶다는 마음. 나는 존귀하다는 마음.
"성녀가 되고 싶습니다" (3부 1%)
생활의 모든 것이 윤택하다. 노예가 없는데도 노예가 있는 시대보다 훨씬 편안하고 풍요롭다. 지금 거의 천국이다. 이 천국을 전혀 즐기지 못하는 사람은 없다. 기후위기는 정말로 큰 위협이 아닐까? 중국은 기후위기를 그렇게 생각해야만 한다. 산업혁명을 계속해야하기 때문이다. 그렇더라도 전기차와 전기자전거가 중국을 많이 바꾸어놓았다. 훨씬 깨끗하다.
"산업혁명이후 세상이 점점 발전하자 사람들도 미래에 대한 믿음을 갖기 시작했다. (중략) 냉전이 끝나고 평화가 찾아온 뒤 물질생활이 빠르게 윤택해졌다. 환경문제 등이 있었지만 큰 위협은 아니었다. (중략) 사람들에게 100년 뒤를 상상해 보라고 하면 약속이나 한듯 천국을 상상했다." (3부 11%)
동면을 자유롭게 할수 있다면, 동면하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1) 불치병에 걸린 사람들
2) 100년후의 미래가 천국이라고 믿는 사람들
3) 영생을 얻으려는 사람들
4) 미래가 궁금한 사람들
"동면할 수만 있다면 현재에 머물러 있기를 바라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중략) 무엇보다 큰 문제는 영생의 유혹이었다. 사람들은 1~2세기 후면 분자생물학이 더욱 발전해 사람이 죽지 않고 영원히 살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 그렇다면 지금 동면하는 행운아들은 영생으로 가는 첫발을 내딛는 셈이다.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사신(死神)마저도 불공평해지고, 그로 인해 어떤 부작용이 생겨날지 감히 예측할 수 없었다." ( 3부 11%)
어떤 기술의 실행 결정권을 누군가에게 위임해서는 안된다. 전쟁에 대한 결정권을 정부에 위임해서도 안된다. 전 국민의 참여로 어떤 의사결정을 해야할 필요가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을 결정한 푸틴과 젤렌스키는 멀쩡하게 살아서 부귀영화를 누리고 있다. 수만명의 병사들과 수만명의 시민들이 죽거나 다쳤다. 그들은 전쟁을 결정하지도 않았고, 오랜기간 형제처럼 지냈던 두나라가 원수가 되기를 희망하지도 않았다. 세마기술이 충분히 발전했으므로 국민투표가 필요한 정책은 무엇이고, 어떻게 국민투표를 실시하며, 어떤 과정을 거쳐 안건으로 상정할지를 결정해야 한다. 집단지성과 군중심리 사이에서 나아갈 길을 찾아야 한다. 과연, 제대로 길을 갈수 있을까?
"한때는 세마기술science technology이 전체주의를 소멸시키는 힘으로 작용했지만, 문명을 위협하는 위기가 출현한 뒤 세마기술이 도리어 새로운 전체주의를 탄생시키는 토양이 되었다고 분석했다. 과거의 전체주의에서는 독재자가 타인을 통해 통치를 실현했으므로 저효율과 수많은 불확실성이라는 단점을 극복하지 못해 뭇사람의 역사에서 완전한 독재 체제가 출현한 적이 없었다. 하지만 기술이 이런 슈퍼 독재의 실현을 가능하게 했다." (3부 19%)
빛의 속도(비빠=빛의 빠르기=speed of light)가 느리다는 것을 이해하려면 계산을 해봐야 한다. 우주의 지름이 160억광년이라면, 빛의 속도로 160억년을 가야한다. 사람이 100년을 산다고 생각하면, 한사람이 1.6억번을 다시 태어나야 한울을 다 돌아볼수 있다.
너무 멀어서 소통할수 없으니, 사람이 보기에 우주는 전신마비 환자이며 주검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커미(한울=universe)의 지름은 160억 광년이고 지금도 계속 팽창하고 있어요. 광속은 초속 30만 킬로미터밖에 안 되죠. 느려터졌어요. 한울의 한쪽 끝에 있는 빛이 영원히 다른 쪽 끝에 도달할 수 없다는 뜻이에요. (중략) 우주를 사람에 비유한다면 뇌에서 나온 신경신호가 온몸으로 전달되지 못해요. 그의 뇌는 팔다리의 존재를 모르고 팔다리는 뇌의 존재를 모르죠. 또 몸의 각 부위도 다른 부위의 존재를 몰라요. 이게 전신마비 환자가 아니고 뭐겠어요? " (3부 24%)
dk
(to be continued like reading a testa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