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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서재

[ 리비트의 별_레빛의 별_ 조지 존슨_김희준 옮김_궁리_1판 1쇄_2011 ] 밀턴 휴메이슨은 짐꾼에서 보조 천문학자가 되어 허블상수를 발견하는 관측을 해냈다_240721

이 책의 문제는 미국의 거리 단위에 있다. 오직 미국만 사용하는 마일이나 피트, 인치를 쓴다.

 

레빛의 전기를 빌리러 한울빛도서관에 들렀다가 나오는 길에, 내가 cosmos 또는 universe에 대한 한글번역어를 잘못 만들었다는 생각이 확실해졌다. 이미 순우리말로 있었다. 한울, 커다란 울타리라는 말이다. 세계의 언어들을 전부 통일해서 하나의 언어로 세계가 소통한다면 효율은 엄청날 것이다. 그렇지만 문화다양성이 훼손되어 변화와 발전에 적응하지 못하는 문제가 생길 것이다. 그렇다면 고유의 언어들을 더 빛나게 발전시켜야 한다. 그런 차원에서 우리의 말과 글을 더욱 잘 살려 써야하고, 지성을 넓혀줄 전문용어들도 새롭게 만들어져야 한다. 물론 있던 단어들은 살려쓰고.

 

* 한울 cosmos universe 宇宙

* 다미 galaxy 銀河 ; 다미 = 다른 곳의 미리내

* 미리내 milky way 우리 銀河 銀河水

 

칼 세이건은 윌리엄 허셜이 지구가 한울 cosoms의 중심이라고 생각하는 잘못을 저지른 것은, 관측의 한계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그래서 천문학자로서의 허셜은 실수를 한 학자 정도로만 알고 있었다. 조지 존슨은 완전히 새로운 이야기를 해준다. 놀라운 이야기다.

 

멀리있는 별들의 거리를 측정하기 위해 지구위의 여러지점에서 시차를 측정해 봤지만 성과가 없었다. 공전궤도를 통해 지구가 3억km에 달하는 거대한 밑변을 제공했지만 별까지의 거리가 너무 멀었다. 갈릴레오의 쌍성관측법도, 윌리엄 허셜이 노력했지만 실패한다. 그러나 허셜은 천왕성을 비롯한 수많은 별들과 다미galaxy일 것이라고 여겨지는 성운들을 발견했다. 별의 거리를 재는데는 실패했지만 중요한 관측성과들을 남긴 것이다.

 

갈릴레이의 쌍성을 이용한 다미거리측정법도 실패였다. 갈릴레이도 늘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지구에서 햇님까지의 거리는 어느 정도 정확하게 알려져 있었다. (중략) 지구에 사는 사람은 6개월마다 3억km 떨어진 다른 위치에서 하늘을 바라보는 셈이다. 이 거리를 밑변으로 삼아 삼각형을 그리면 가까운 별들의 연주시차를 잴수있게 된다.

 

( 중략 /  멀리있는 별의 길이를 측정하기 위해 갈릴레이는 ) 하늘에는 쌍성이 가득한데, 그중 많은 것들은 단지 그렇게 보일 뿐이다. 실제 공간에서는 전혀 가깝지 않지만 우리가 보는 각도 때문에 별 두 개가 나란히 있는 것처럼 보인다. 

(중략) 1700년대 말이 되어서야 이런 측정을 할 만큼 기구가 좋아졌다. 천문학자 윌리엄 허셜은 길이 20피트, 거울의 지름이 19인치인 망원경을 제작했다. 그것이 부족하자 그는 다시 40피트에 거울이 4피트이고, 너무 크다 보니 무게가 1톤에 달하는 망원경을 만들었다. 여동생 캐롤라인과 작업한 허셜은 천왕성과 2,000개의 성단, 성운을 발견했는데, 그는 성운은 작고 가까운 가스 구름이 아닌 아주 멀어서 개개의 별이 흐릿하게 합쳐 보이는 다미일 것이라고 과감하게 생각했다. 그는 또한 갈릴레이가 거리 측정에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쌍성을 수백 개 발견했다.

이 프로젝트는 결국 실패로 돌아갔다. 통계를 내보니 두 개의 별이 각도 때문에 쌍성으로 보이는 경우는 아주 드물었다. " (80~1쪽)

 

지구의 공전주기를 이용한 연주시차로 별의 거리를 측정할수 있다고 생각하고 실현한 것은 윌리엄 허셜의 아들이었다. 이론은 분명히 맞는데, 시차가 너무 작아서 관측정밀도가 높지 않으면 측정할수 없었던 것이다. 그런데, 해냈다. 백년동안에 백개 정도의 별의 거리를 측정하고 확정할수 있었다. 눈물겨운 인내심이다.

 

"허셜의 아들 존은 아프리카 남단 가까이 희망봉에 천문대를 세웠다. 거기서 천문학자들을 알파 센타우리별이 6개월마다 1초 이내로 위치를 바꾸는 것을 관찰(중략) 엄청나게 가는 삼각형의 높이를 계산하자 이 별의 거리는 (중략 / 빛의 속도로) 4년이상 걸린다는 결론이 나왔다. 그런데 이것이 햇님에서 가장 가까운 우리의 이웃별이었다.

 

(중략 / 알파 센타우리별, 직녀성, 시리우스와 프로시온 등) 1900년대 초에 거의 100개의 별의 거리가 삼각측량에 의해 추가로 결정되어 있었다." (82쪽)

 

세페이드 변광성까지의 연주시차 측량이 쉽지 않았다. 레빛의 발견이 아무리 훌륭해도 이 거리를 알지 못하면 무용지물이 되는 것이다. 그것을 윌슨 천문대의 학자가 해낸 모양이다. 햇님이 미리내의 중심을 따라 공전하는 거대한 궤도면을 이용해서. 상상이 가지 않는 작업이다.

 

"같은 주기로 맥동하는 두 세페이드 변광성은 절대밝기가 같다는 레빛의 발견을 기억 (중략) 아이나르 헤르츠스프룽이라는 덴마크의 천문학자가 이 방법을 처음 시도했다. 그는 해의 운동을 이용해 삼각측량법으로 미리내에 있는 몇개의 세 페이드 거리를 측정했다. 그러고는 주기와 절대밝기의 관계를 더멀리 적용해서 '천문학소식지'에 소말젤란성운까지의 거리가 약 3만광년이라고 발표했다" (83~5쪽)

 

아, 어렵구나. 멀리있는 다미galaxy들이 더 빠른 속도로 멀어진다는 이 사실을 받아들이기 위해서 학자들은 수많은 세월을 보내야했고, 마침내 밀턴 휴메이슨과 허블이 정리해낸다.

 

"(프라운호퍼) 햇님의 스펙트럼에서도 나타난다는 것을 보여준바 있다. (중략 / 프리즘만 가지고도) 햇님의 성분을 알수 있는 것이다. (중략) 다음단계는 망원경에 프리즘을 부착하고 별과 성운의 화학조성을 분석하는 일이었다.

 

(중략 / 도플러효과 때문에) 안드로메다 같은 몇개의 성운은 미리내에 접근하면서 청색이동을 나타냈지만 이는 예외였다. 대부분은 엄청나게 높은 속도로 휙 멀어져가면서 심하게 적색이동을 나타냈다. (중략) 작고 어둡고 그래서 지구에서 멀다고 생각되는 성운일수록 적색이동이 컸다.

 

(중략) 먼 다미가 가까운 다미보다 실제로 더 빨리 달아나고 있을 가능성도 있었다. (중략) 선이 많이 이동했을수록 그 다미는 빨리 이동하는 것인데, 그 이론이 옳다면 더 멀리있는 셈이다." (152~4쪽)

 

휴메이슨은 짐꾼에서 보조 천문학자가 되었고, 성운들의 적색이동을 촬영하여 허블상수를 발견하는데 기여했다. 다미의 이동속도가 거리에 따라 일정하게 늘어나서, 속도를 거리로 나누면 일정한 값, 기울기인 상수가 나온다. 그것은 약 150이었다. 이것이 허블상수다. 그리고, 너무도 당연하게도 속도를 허블상수로 나누면, 성운까지의 거리가 나온다.

 

그런데, 관측이 많아지면서 허블상수가 왔다갔다 한다. 150 -> 50 -> 80 -> 72 ?? 놀랍게도 아직까지 확정되지 않고 있다. 문제는 허블상수가 한울의 크기를 예측하는 핵심도구가 된다. 한울의 나이가 100~150억년으로 고무줄처럼 달라진다. 그 원인은, 허블텐션 때문이고 천문학이 밝혀야 할 과제라고 한다. 재미있다.

 

"(밀턴 휴메이슨은) 물자를 산꼭대기로 운반하는 노새몰이로 윌슨산에서 일을 시작했다. 그는 천문대 엔지니어의 딸과 결혼한 후 말을 잘해서 천문대의 청소부 자리를 얻었다. 사진 찍는 기술을 배울 기회가 주어지자 그는 재빨리 별사진을 아주 잘 찍을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 보였고, 보조천문학자로 승진했다. 그는 초등학교만 나왔다.

 

(중략) 46개 성운의 후퇴속도를 리스트로 만들게 되었다. (중략) 절반의 샘플에 대해서는 과연 거리에 따라 속도가 증가하는 것처럼 보였는데, 더구나 멋지게도 아주 단순한 방식으로 증가했다. (중략) 두배 거리에 있는 성운은 두배의 속도로 멀어져간다. (중략) 한울cosmos의 어느 성운을 취해서라도 속도를 거리로 나누어보자. 결과는 항상 같은데 허블은 약 150을 얻었다.

 

(중략) 중요한 것은 거리는, 속도를 K로 나눈 값이다." (154~6쪽)

 

불명확한 것들을 모두 제거하고, 마지막으로 남는 것은 이것이다. 동일한 원소에 대한 스펙트럼을 찍었을 때,

 

"적색이동은 거리에 따라 증가한다." (160쪽)

 

1도 =  60분 / 1분 = 60초 /  1초 = 1천밀리초 

1밀리초 = 1/1000초 x 1초/60분 x 1분/60도 = 1/1000 x 1/3600 도

 

단순한 것이 여러번 반복되면 바로 이해하기 어렵다. 다루어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룰일이 없으니 그렇다. 세마학자가 아니면 이런 것들이 마치 진입장벽처럼 느껴진다. 이것은 진입장벽이 아니라 익숙하지 않는 것이니, 그저 조금씩 익숙해지면 쉬운것이라는 사실만을 알아두자. 어렵지 않은 내용이다.

 

히파르코스(bc 190~bc120)의 이야기가 또 나온다. 시차를 이용해서 달까지의 거리를 최초로 측정한 사람. 

 

 "천문학이 이룬 모든 기술진보에도 불구하고 거리측정의 기본접근방법은 변하지 않았다. 적색이동을 사용해서 은하나 은하단의 후퇴속도를 측정하고, 그 숫잘를 허블상수로 나누어서 거리를 구한다.

 

(중략) 1993년에 그 임무가 끝났을때 히파르코스라고 불린 유럽우주국의 고정밀도 시차수집위성은 1밀리초, 그러니까 1도 각도의 1/3600의 1/1000이라는 작은 시차를 측정했다. 그렇게 거리를 잰 수천개이 별중에는 세페이드가 여러개 있었다.

 

히파르코스에게 옛날 히파르코스 자신이, 달의 거리를 재었던 것처럼, 단순한 방법을 사용해서, 히파르코스 위성이 적어도 하나의 세페이드에 대해 삼각시차를 직접 측정할수 있었다고 말해줄 수 있다면 좋겠다." (179~180쪽)

 

이 책을 읽는 오늘(240722) 김민기의 부고를 들었다.

 

희미한 별이 지고 말았군.
너무 희미해서 제대로 보지를 못했어.

희미한 별은, 
너무멀리 있어서 희미하지만,
실제로는 햇님보다 엄청나게 밝지.

그러나,
영원히 잊혀지지 않겠지.
노래가 살아있으니.

 

김민기가 마치 레빛과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이해한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다시 생각해보니 이해하지 못한 사실이 있다.

한울의 모든 곳이 중심처럼 느껴진다.

 

"어느 점에서 우주를 관찰하더라도 관찰자는 모든 방향으로 볼수있는만큼 광년크기 버블의 중심에 있게될 것이다. 이것은 아직 익숙해지기 어려운 아이디어다. 아무도 중심에 있는 것은 아니지만, 한편 모두가 중심에 있다." (182쪽)

 

시작은 레빛 때문이었는데, 끝은 히파르코스와 허블과 밀턴 휴메이슨이다. 그리고 의문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생각을 하다보니, 내가 가졌던 가장 큰 의문중의 하나를 해결한듯하다.
한울은 무겁고 커다란 것을 중심으로 회전하지, 가볍고 작은것을 중심으로 회전하지 않는다.

 

모두 물체는 직선운동과 관성운동을 한다. (뉴턴)

이 운동을 회전운동으로 바꾸려면,

거대한 물질의 중력이 직선운동을 하려는 물질들을 끌어잡아당겨야 한다.

 

한울의 모든 물질들은 회전운동을 한다.

그러므로 회전운동을 하고 있는 한울의 모든 것들은,

무겁고 커다란 것을 중심으로 회전할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