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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기심천국/베트남 여행

[닌빈-하롱베이-깟바-하노이] 이런 운도 있다_240205

어제 보다는 훨씬 편안한 눈으로 아침잠이 깨었다. 다른 친구들은 모두 아침산책을 나갔는데, 우리는 간신히 8시 식사시간을 맞춰 내려갔다. 식사권을 잘못 챙겨가서 내일 것을 가져왔다. 한꺼번에 내기로 했다. 아침식사는 되도록 간단하게 했다. 속이 편안했다.

 

호텔앞에 대기하고 있던 전기차와 가격협상을 했다. 80만동을 부르기에 그랩과 비교했더니 너무 비싸다. 70만동으로 협상해 왕복하기로 했다. 추웠다. 걸어다닐때는 바람을 느끼지 못했는데, 전기차가 시속 30km로 달리니 바람이 차다. 서로의 팔의 기온을 의지해 무사히 깟바국립공원에 도착했다.

 

입장료는 8만동. 48만동을 지불하고 응우람산을 오른다. 원시림으로 가득한 가파른 오솔길이다. 천천히 오르니 그렇게 멋질수가 없다. 쉬운길과 험한길, 가벼운 계단과 무거운 바윗길을 번갈아가면 다오깟바의 걷기길을 만끽한다. 월요일인데도 정말로 많은 사람이 산행에 나섰다. 명절앞이라 베트남사람들이 거의 만나지 못했다. 명절준비로 다들 바쁘다.

 

전망대와 산정상에서 360도의 장관을 만났다. 해무가 끼어 낙원에 온듯한 기분이다. 천천히 천천히. 나무는 바위에 겉과 속을 꽉잡고 세상과 마주하고 있다. 바위는 깊은 속살까지 침범당하였으면서도 의연하다. 어차피 돌고도는 세상이니 연연하지 말라는 것이리라.

 

두시간에 걸친 누운 8자형 걷기길을 완주하고 내려와서 팜스테이하는 농장이 쉬고 있기에 그곳 의자에 걸터앉아 늦은 점심을 먹었다. 그리고 두개의 동굴을 더 갈수 있었지만, 그대로 호텔로 향했다. 호텔이 다가오자 다들 걷기가 부족하다면 리조트길을 산책하자고 한다.

 

선라이즈리조트는 외지인을 죄인 다루듯 한다. 어서 나가달라고 말한다.

 

반면에 반대편에 선 플라밍고리조트는 우리를 반갑게 맞이할 뿐아니라 우리에게도 이곳 리조트를 즐길수 있도록 여행상품을 만들어놓았다. 인당 99,000동(5천원)에 맥주 한잔, 아이스크림 한개, 열개의 오락코인, 해변 이용료, 구름다리 걷기, 파노라마 다리등을 이용할수 있게 해주었다. 표가 나오는 동안에 리조트를 소개하면서 언제든지 찾아오라고 한다.

 

선라이즈에서 플라밍고로 가는 바닷길은 약 1km 정도로 난하베이의 아름다운 풍광을 멋지게 즐길수 있는 최고의 걷기길이다. 우리는 80만동의 걷기여행을 포기한 대신에 플라밍고리조트의 모든 시설을 만끽하는 즐거움을 누렸다. 덕분에 여행피로덕분에 부풀어오른 입술이 가라앉기는 어렵게 되었다. 구름위를 걷는듯한 다리를 지나 난하베이의 드넓은 전경을 즐기고, 17층 스카이라운지에서 맥주 한잔과 준비해간 과자를 먹었다. 이렇게 운이 좋을수도 있구나. 땀을 뻘뻘 흘리며 오락실의 각종 게임을 즐겼다.

 

돌아오는 길도 바닷길을 걸어 돌아왔다. 바닷길의 바위들은 습곡과 융기가 어우러져 멋진 문양을 만들어낸다. 저멀리 외로운 사공이 노를 저으며 집으로 돌아간다. 어제와 달리 오늘은 제법 파도가 있다. 5cm의 직선처럼 보이는 그의 배는 파도에 가려 가끔식 절반은 사라져버린다. 3cm의 작대기에 불과한 그는 보이지도 않는 얇은 선으로 노를 저어 가족들의 저녁거리를 잡아 돌아가고 있다. 삶은 가냘픈 선이다.

 

저녁시간이다.

 

거의 400만동의 여유가 생겼으니 풍족하게 먹을수가 있다. 포도주와 핫폿(샤브샤브), 호박죽 등 여러가지 음식을 배부르게 먹었는데도 1,200만동.

 

7시다. 바닷가 산책을 하고 호텔로 돌아오다가 어제 환전한 200유로가 50만동을 남기고 다 사라진 것을 발견했다. 호텔에서 물었더니 카드로 계산을 하라고 한다. 이중으로 환율을 손해보는 일이 아닐까? 밖으로 나가서 환전하는 곳이 있나 찾아봤지만 없다. 다시 호텔로 돌아와 물었더니 내일 8시면 환전소가 영업을 할것이라고 한다.

 

하노이 여행계획을 대충 짜고, 이제 자자. 6시에 일어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