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신을 서울에 내려놓고 축령산 자연휴양림을 향해 달린다. 오전 9시 50분에 출발해서 남양주 수동면에 12시에 도착했으니, 일요일 아침에 내려주시는 주님의 축복이다.
시래기 갈치조림이 맛있어 보였는데, 1인분 22,000원. 너무 비싸다. 하나로마트에 차를 세우고 적당한 식당을 찾아 다닌 결과. 여미지. 생선구이와 솥밥. 임연수 구이와 짜글이를 주문했는데, 손님이 많아서 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부대찌게로 주문을 변경하였다. 2시간이나 차를 타고 와서 겨우 부대찌게. 실패없는 맛이었으나, 외식의 즐거움은 없었다. 2만원. 하나로마트까지 걸어가서 양상추와 과자를 사서 휴양림으로 갔다.
수동면은 산지까지 주택단지가 개발되어 있어서 휴양림으로 가는 맛이 나지 않았다. 삼각형 모양의 산들이 계속 연이어 있어서 보기에는 좋은데, 거대한 송전탑들도 같이 산고개를 넘는다.
휴양림 제1주차장 아래 구역에 차를 세우고 산을 오른다. 1시 반. 축령산 정상까지 올라갔다 내려오는 경로가 6km 3시간 30분 정도란다. 힘들면 중간에도 내려올 수 있는 구간들이 있다. 축령산과 서리산을 잇는 순환경로는 대략 5시간 정도를 잡고 한 바퀴 돌면 재미있겠다.
시작부터 장난이 아닌 오르막이다. 잣나무와 목련나무가 묘한 분위기를 준다. 캠핑을 하는 사람들 소리가 들리다가 10분도 오르지 않았는데, 완전히 고요해진다. 나무가 울창해서 깊은 숲속에 와 있는 느낌이다. 휴양림 주차장까지 꽤 많이 올라왔는데도, 끝도 없이 오른다.
30분이 지나 능선길로 접어드나 했더니, 수리바위를 전후해서 험한 바위길이 정상까지 이어진다. 왠만한 산들은 계단으로 정비를 해놓았을텐데, 이곳은 자연 그대로다. 30년 쯤 전의 등산로를 타는 기분이다. 자연 그대로다. 좋다. 계단이 싫다던 그리미도 높은 바위가 계속해서 길을 막자 한숨을 쉰다. 지팡이가 거추장스러워 줄을 잡기도 힘들다. 어떤 바위들은 미끄럽기까지 하다.
이곳의 바위들은 중생대 쥐라기때 만들어진 화강암 바위라고 한다. 중생대는 고생대 페름기에서 이어지는 트라이아스기(2.5억년전 ~ 1.8억년전) -> 쥐라기(1.8억년전~1.5억년전) -> 백악기(1.5억년전 ~ 66백만년전)를 말한다. 페름기에서 트라이아스기 사이에 지구상 사룸체의 95%가 사라지는 대멸종이 있었다. 원인은 2.5억년전 시베리아 트랩으로 분출한 현무암질 마그마다. 중생대 초기 판게아 초대륙이 쥐라기로 접어들면서 로라시아대륙과 곤드와나 대륙으로 분리가 되기 시작했다. 선캄브리아기에서 이어지는 고생대는 캄온실내[ 캄브리아기(5.4억년전 ~ 4.8억년전) -> 오르도비스기 -> 실루리아기 -> 데본기 ] -> 석탄기 -> 페름기로 이어진다.
날이 시원해서 좋았다. 앞으로 한 달 정도는 산행 하기에 좋을텐데, 아침에 쾌청했던 날씨가 다시 흐려지고 있어서 하늘 경치가 아쉬웠다. 아이들과 함께 산행을 하는 가족들의 모습이 보기에 좋았다. 엄마는 힘겨워하고 아이들과 아버지는 신이 났다. 정상까지 얼마나 남았느냐고 했더니 15분만 가면 된다고 한다.
15분의 꿈을 안고, 1시간을 더 올라서 세조 시기 이시애의 난을 평정한 남이장군이 수련한 거대한 바위(화강암 granite : 정장석KAlSi3O8 + 석영 SiO2 + 운모 ) 위에서 단풍에 물든 첩첩산중을 내려다 본다. 그리고 주차장에서 2시간 만에 정상을 올랐다.
서리산으로 가는 능선길을 따라가다가 계곡으로 빠져 오가네 연못을 거쳐 주차장으로 내려온다. 올라오던 자연 바위길과는 달리 나무계단으로 정비된 등산로다. 발이 편안하게 달려 내려갈 정도다. 재미있는 길이었다.
샤워를 하고 4인실 치고는 작은 방에서 둘이서 저녁을 먹었다. 허리가 많이 아프다고 하는데, 이렇게 산을 오르내려도 괜찮은지는 모르겠다. 천천히 운동하는 것이 누워있는 것보다는 백배 좋을 것이다. 올 겨울에는 여러가지 운동으로 몸의 근육과 튼튼한 허리를 만들어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