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에서 300여 명의 사상자가 나왔다. 토요일 밤에. 우리는 처가집에 가서 저녁 식사를 하느라 전혀 알지 못했다. 비극이다. 박근혜 정권에서는 세월호로 죄 없는 아이들이 세상을 떠나더니, 윤석열 정부에서는 이태원에서 축제를 즐기던 젊은이들이 세상을 떠났다. 참담하다. 세상은 분명히 앞으로 나아가는데, 왜 이런 희생이 계속되는지 끔찍한 일이다. 서해에서 공무원 한 분이 억울하게 죽음을 당했다고, 온 세상을 뒤져 진실을 찾고 있는 윤석열 정부의 열의가, 우리의 일상에는 적용되지 않는가?
지난 목요일에 거두지 못한 비닐을 거두고 마늘밭을 마무리하고 왔다. 양파 2판을 더 심고, 시금치 씨앗을 뿌려서 초봄에 거두어 먹으며 좋다. 묘한 것이 내년 봄에 풀이 가득하게 날 것같은 기분이 들었다. 쪽파 밭에는 어느새 풀이 뒤덮고 있다. 내일은 먼저 쪽파 밭에 풀을 제거해야 하지 않을까.
드디어 지난 3개월 동안 미루고 미루던 화장실 외벽의 방한 공사를 시작했다. 적삼목으로 마감된 외벽을 뜯어내고 안쪽에 5cm 두께의 스티로폼을 댄 다음에 다시 적삼목을 붙일 생각이었다. 이미 몇 차례에 걸쳐 적삼목을 빼내는 작업을 해 보았는데, 잘 안 된다. 오늘이 마지막 시도다.
약 10개의 못을 뺐는데도 단 한 장의 적삼목도 걷어내지 못했다. 못이 나무와 달라붙어서 빠지지를 않는다. 포기다. 스티로폼을 외벽에 그냥 부치고, 비닐로 덮어 눈과 비바람을 막기로 했다. 그래도 충분할 것으로 믿는다. 모양은 험하겠지. 화장실 내부 공사를 할 때 남겨둔 자재를 톱으로 잘라서 스티로폼을 박을 때 지지대로 사용했다. 별 일도 아닌데, 등짝에 땀이 흐른다. 뜻대로 되지 않는다. 어쩔 수 없다.
고구마와 참깨를 말리기 위해 깔아두었던 비닐을 걷어서 스티로폼 위에 덮었다. 호칰케스로 비닐을 고정해 두었다. 외벽을 이렇게 대충하면 틀림없이 나중에 문제가 생기겠지만, 지금으로서는 다른 대책은 없다.
집의 단열을 높이기 위해 바깥쪽 벽을 벽돌로 한 겹 쌓기로 마음을 먹었다. 막상 실행하려고 하니 조금 아쉽다. 적삼목으로 두른 판자집에 정이 들었다. 어떻게 할까. 이 집이 단열에 문제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래도 큰 불편은 없다. 여름에 덮고, 겨울에 추울 뿐이다. 집 내부에 수납장을 만들어 돌리면 단열 기능이 생길까?
지붕의 아스팔트 슁글은 20년이 다 되어가니 손을 볼 필요가 있다. 단열을 위해 징크 패널로 마감하는 것을 1안으로 해서 좀 더 예쁜 지붕으로 바꿀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자. 데크도 손을 봐야 한다. 더 넓히고 더 튼튼하게 만들고, 하부에는 수납장을 만들어 연장과 공구를 보관하는 수납장을 만들고 싶다. 설계를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