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 할인받은 샐러드 두 개를 비롯해 한 바구니 가득 먹을 것을 싣고 하룻만에 농원으로 내려왔다. 아이들과 함께. 올 필요 없다고 하신 어머니도 무척 반가워하신다. 비가 제법 내렸다. 들깨 털기는 틀렸다. 오랜 만에 낮술에 이어 저녁 술도 한 잔 했다. 해산물 샐러드와 함께.
8시에 잠을 깨어 빈둥거리며 산행 일기를 정리하고, 10시에 밭으로 갔다. 어머니와 그리미와 천재는 달랑무를 뽑아 다듬고 나는 부직포의 풀을 제거했다. 천재가 곧 합류해서 풀 제거 => 핀 제거 => 부직포 개기 => 비닐 걷기를 했다. 4시간만에 할 수 있는 부분의 것들을 모두 해치웠다. 시원하다. 그런데, 뭐 이렇게 많이 남아있지.
점심을 먹고 감곡 성당에 다녀오고 싶었는데, 바람은 차고 몸을 움직이기가 힘들다. 오징어게임 두 개를 보면서 쉬었다. 오후 4시에 절여 두었던 달랑무를 다듬어 그리미가 김치를 담글 수 있게 해 주고, 재활용품과 쓰레기를 처리하기 시작했다. 한 달만인가. 천재가 나와서 마음이를 옮겨주고, 재활용품을 옮겨 주어서 뒷정리가 쉬었다. 밭둑에 던져놓으면 자연으로 돌아갈 수 있는 것들이 단 하나도 없었다. 치워내면 개운하기는 하나 재활용품이나 쓰레기를 바라보는 마음이 편치 않다. 6시다.
천재에게 농사를 지을 수 있겠느냐고 물었더니, 뭔가 일을 줄일 수 있겠다고 한다. 그런 느낌 때문에 한 해 한 해 농사를 짓다보니 어느덧 20년이 흘렀다. 땅을 줄이는 것말고는 해결책이 없다. 즐거운 마음으로 가원을 경영할 수 있는 규모까지 줄여나가자.
괴산 산막이길 산행이나 영화관람 모두 계획만 하고 실행하지 못했다. 우주신은 하루 종일 과제를 했다.
'가원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부직포를 걷고 비닐 분리수거를 마치다_220312 el doce de marzo el sábado_двенадцать Март Суббота (0) | 2022.03.13 |
---|---|
벼베기와 김장을 역대 최소 병력으로 끝내다_211030 (0) | 2021.11.01 |
일이 많은 날의 가원의 날_210814~16 el catorce de agosto el sábado_четырнадцать август Суббота (0) | 2021.08.19 |
우리 논에서 살던 뭇생명들의 고난이 슬프다_210802 (0) | 2021.08.02 |
신나게 일하고 즐겁게 놀다_210625~26 (0) | 2021.06.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