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는이야기/서재

리버 타운_양쯔강에서 보낸 2년_221015 el quince de octubre el sabado_пятнадцать октябрь Суббота

중국과 동남아, 인도라는 거대하면서도 부담이 없는 나라들을 여행할 기회가 점점 사라지지 않을까 불안하다. 특히 중국이 그렇다. 비용이 올라갈수록 여행은 편안해질테니, 그리미에게는 잘 된 일이다. 1위안이 200원이 넘었으니 170원에 다녀온 때를 생각해 보면, 17%가 비싸졌다. 인당 100만원이면 충분했던 3주 여행비가 117만원으로 오른 것이다.

 

"산이랑 물을 끼고 있는 곳은 어디나 여자들이 예뻐요. (중략) 가끔 성격이 고약할 때가 있어요. (중략) 그게 다 워낙 덥고, 또 산이 옆에 있기 때문이에요. 나는 층층이 진 산등성을 보면서 이 사람들이 땅을 어떻게 변모시켰는지, 그것을 어떻게 현기증 나는 계단 논으로 길들였는지에 주목했지만, 중국인들은 사람을 관찰하면서 땅이 사람을 어떻게 만들었는지를 봤다." (19쪽)

 

삽과 곡괭이, 그리고 지게로 2만 ㎡의 논을 개간한 노인을 나는 안다. 그 노인이, 자신이 만든 땅을 평온한 눈으로 바라보는 모습을 봤다. 굽은 허리로 자전거에 기대어 매일같이 땅을 보러 오던 노인을 나는 봤다. 그 노인은, 삼복더위에 아버지와 내가 4,000㎡의 논세서 김 매기 하는 것을 10년 가까이 바라보았다. 땅을 보러오지 못한 노인이 수년 전에 돌아가셨고, 김매기를 그만두신 우리 아버지도 돌아가셨다.  d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