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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아름다운 한반도 여행

장봉도 암석여행을 다시 해야 한다_211009~10 el nueve octubre el sábado_девять Октябрь Суббота

우리나라에서는 물론이고 세계를 돌아다니면서도 보지 못한 멋진 암석들로 가득한 장봉도는, 암석에 대한 지식을 충분히 갖고 찾아가야 할 곳이다. 암석과 지질, 지구와 한반도에 대해서 몰랐기에 즐거움을 제대로 느끼지 못했다. 다시 한 번 장봉도 암석여행을 해야겠다. 영종도를 뜨고 내리는 비행기들로 인해 수시로 시끄럽다. 포근하고 차분한 여행은 불가능하다. 

 

차를 가지고 장봉도로 들어가는 계획은 실수였다. 차는 영종도 삼목항 주차장에 두고 움직여야 했다. 차를 가지고 배를 타기 위해 대기하는 시간 두 시간, 배타는 시간 한 시간. 무려 세 시간을 영종도 삼목항에서 진을 빼야 했다. 섬 안으로 들어가자 버스가 운행하고 있어서 섬 구석구석을 걸어서 돌아볼 수 있다.

 

장봉도 선착장에 내려 오른쪽으로 보이는 섬을(작은멀곶), 첫 번째 또는 마지막 암석 여행지로 삼아도 좋다. 선착장에서 걸어서 10분 거리로, 장봉도와 도보 다리로 연결되어 있고, 많은 사람들이 게를 잡으러 몰려가는 곳이다. 바위들이 아름답다.

 

침대와 식탁 하나 없이 여섯 명이 나란히 누울 수 있는 크기의 단칸방은 1박에 15만원이고, 텐트를 큼지막하게 칠 수 있는 데크는 한 개에 5만원이다. 데크를 빌리기 위해서는 1인당 만 원의 입장료를 추가해야 한다. 4인 가족이 가면 9만원을 내야 텐트 한 동을 칠 수 있는데, 아침에 화장실을 가기 위해서 긴 줄을 서야 한다.

 

백합 칼국수와 소라 비빔밥으로 늦은 점심을 먹었다. 각 12,000원. 잠깐 쉬었다가 장봉도의 주봉인 국사봉으로 올랐다. 비행기 소리만 빼면 아늑한 산길이다. 산책하기에 좋았다. 90분 정도 산행을 하고 건어장 해변으로 내려오다가 고구마밭에서 주인의 허락을 얻어 고구마순을 뜯었다. 통통해서 맛이 좋아 보였다.

 

차를 타고 대빈창 항구로 가서 멀리 강화도와 임진강변을 바라보았다. 한강, 예성강, 임진강의 세 강을 오르는 입구에 위치한 섬으로 이곳 대빈창이 꽤 번성했던 모양이다.

 

마트에 가서 냉동 목살과 생삼결살을 사다가 저녁을 먹었다. 모든 음식을 사 먹으려고 들어왔다가 농어 한마리를 사는 바람에 밥을 해 먹는 것으로 방향을 바꿨다. 만 원을 주고 참숯으로 불을 피우고 먼저 냉동 목살을 올리고 소금을 뿌려 구웠다. 놀랍다. 맛이 좋았다. 생삼겹살을 구웠다. 두 배를 주고 산 생삼겹살이 오히려 맛이 떨어졌다. 햇반과 고구마순을 썰어 넣은 농어매운탕으로 저녁을 배부르게 먹고 푹 쉬었다.

 

다음날(10일) 아침은 누룽지 탕으로 먹고 무장애 숲길을 걸었다. 바다를 바라보며 걸을 수 있는 중산간 길이다. 몸이 불편하신 부모님들도 재미있게 잘 걸으신다. 중산간에는 잔대꽃이 예쁘게 피어 있었다. 산행의 마지막에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준비해 간 우산으로 낄낄거리며 비를 맞았다.

 

상합탕과 갈치조림으로 점심을 먹었다. 시원하게 잘 먹었다. 

 

차량들이 길게 늘어선 선착장을 지나 작은멀곶으로 갔다. 다행히 비가 그치고 특이한 암석들을 볼 수 있었다. 해안가를 중심으로 이런 암석들이 즐비하다고 하니 보지 못하고, 알지 못하니 아쉬웠다.

 

영종도로 나가려는 차들이 길게 늘어서 있다. 차량 도선비 15,000원, 두 사람 배삯 6,000원, 합계 21,000원을 내고 1시 배표를 끊고 긴 줄들 뒤에서 1시간을 기다려 배에 올랐다. 혹시 타지 못하면 어떻게 하지 걱정을 했는데, 제법 큰 배라 무사히 탈 수 있었다. 게다가 직통이라 20분 만에 영종도 삼목항에 무사히 내렸다.

 

앞으로 두 번의 여행이 필요하다. 국사봉을 중심으로 장봉도 능선길 20km를 완주하는 여행과 해변길을 따라 지구 46억년 역사를 바라보는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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