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시 반에 일어나 읍내 수리센터로 가기 전 마지막으로 육각렌치 가장 얇은 것으로 고정 구멍을 막아 보았다. 드디어 되었다. 아직 정확한 고정 방식은 모르겠지만 해 볼 만하다. 그런데 육각렌치가 너무 얇아서인지 휘어 버렸다.
논으로 가서 날을 교체한 기념으로 윗 논과의 경계 논둑을 먼저 베었다. 날 교체가 원활했으면 지난주에 했어야 할 일을 오늘에야 끝났다. 논 김매기를 해야 하니 언제나 우리 논의 논둑 베기가 늦다. 아직도 베어야 할 논둑이 많이 남았다. 일이 넘쳐 심심할 틈이 없다.
한 시간을 작업하고 간식을 먹으며 쉬다가 찰벼 논으로 들어갔다. 가장 심각한 곳의 김매기다. 풀을 뽑아내기 어려울 정도로 번성했다. 대충 하다가 꼼꼼하게 하다가 하면서 절반 정도의 풀을 제거했다. 라디오에 가까워지니 음악 소리가 잘 들린다.
10시 50분에 작업을 끝내고 수박으로 목을 축인 다음 다시 스크린. 무안의 그곳에서 오늘은 91타. 무려 12타를 개선했다. 추세일까 우연일까. 다음 주의 변화가 기대된다. 전자 오락과 운동이 결합된 놀이다. 시원한 곳에서 잘 놀았다.
늦은 점심을 먹고, 배달된 책상을 조립했다. 간단한 조립인데도 땀이 흐른다. 빔프로젝트와 컴퓨터를 설치하기 위해 탁자와 테이블을 다시 배열하고 배선 작업까지 완료하고 나니 90분. 잘 되었다. 기념으로 셜록 한 편을 보았다.
6시가 다 되어 고추밭에 약을 치기 위해 나갔다. 벌써 네 번째다. 너무 열심히 주는 것 아니야. 결국 농약도 습관이다. 농약방에서 만난 사과 과수원 주인은 농약값만 천만 원 가까이 되어 간단다. 보험 들었느냐고 물었더니 아직 수확이 제대로 나지 않아 출하를 못했고, 출하하지 않은 과일나무는 보험 가입이 안된다고 한다. 잘 되기를 빈다.
샤워하고 들어오니 8시 반이다. 저녁도 늦었다.
일하면서 그런 생각을 했다.
비겁하지 않으면서 너그럽게 침묵하고, 누구도 다치지 않게 즐겁게 말하자. 너그럽게 침묵하고 즐겁게 이야기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