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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농사 이야기

비를 맞으며 감자를 캐다_200629 el veintinueve de junio_el lunes_понедельник

오랜만에 스크린골프나 치러갈까 voy de jugar al golf 하다가 6시부터 비가 내린다고 el llueve 해서 그냥 일을 하기로 했다 voy a trabajar. 2시부터 보온덮개 두 장과 고추밭에 뿌릴 농약(탄저병, 진딧물, 살충제, 칼슘제)을 들고 밭으로 갔다. 바람이 불고 hace viento 시원한데도 겨울옷을 입고(모기를 비롯한 온갖 벌레가 땀냄새를 맡고 달려들거나 환삼덩굴 등 왕성한 식물들이 연약한 피부를 공격한다) 분무기를 메고, 고무장갑까지 꼈더니 매우 덥다 tengo calor. 5시에 집으로 들어가서 voy a mi casa 붕어 싸만코를 먹고 다시 밭으로 나왔다.

 

봄 la primavera 가뭄에 감자가 제대로 싹이 나지 않아서 몇 개 나오지도 않는다. 간신히 한 식구 먹을 것이나 건질 모양이다. 그런데도 시간이 많이 걸린 것은 캐는 김에 돌까지 같이 캐내었기 때문이다. 이 부분에 어찌나 돌이 많은지 금광을 캐는 듯하다. 다섯 시 반부터 비가 내리기 el llueve 시작한다. 허리가 아파서 그만할까 하다가 비에 젖고 나면 안 그래도 시원찮은 감자가 더 상할 듯하여 비를 맞으며 계속 캤다. 6시 반에 일은 끝났는데, 온몸에 흙이 묻어서 입고 있던 옷과 여러 장비들을 전부 세척해야 했다.

 

밭둑에서 다 찟어진 선베드를 어떻게 할까 하다가 프레임은 멀쩡하니 로프를 감아서 그물침대처럼 쓰기로 했다. 버리면 쓰레기인데, 이렇게 해서라도 대충 쓰면 물건이 될 것이다. 그런데 언제 로프를 맬 수 있을까. 못 보던 사이에 옥수수와 참깨가 훌쩍 자랐다. 참깨 꽃이 한창 피는데, 호우가 내리면 el llueve mucho 올해 참깨 농사도 쉽지 않아 보인다. 뭐 어떠랴 주시는 데로 먹으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