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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농사 이야기

너무 늦게 마늘을 캐다_200622

오후 5시가 넘어서 밭으로 갔다. 마늘밭에 덮여 있던 비닐을 걷고 마늘을 캤다. 호미를 대충 대면 마늘을 상하게 한다. 초반의 실수가 몇 번 있었는데, 중반 이후로 깔끔하게 마늘을 구해낼 수 있었다. 너무 늦게 캤더니 마늘대가 완전히 말라비틀어졌다. 6월 15일 정도에 캐는 것이 좋겠다.

 

내가 열 번도 넘게 허리를 펴는 사이에 어머니는 단 한 번도 일어서시지를 않는다.

 

50개씩 묶어서 하우스 창고 안에 묶는 작업까지를 끝내고 났더니 완전히 깜깜해졌다. 8시가 넘었다. 휴식은 달콤하고 즐거워서 쏜살같이 지나간다. 노동으로 고통받았던 모든 근육들이 제자리를 찾아간다. 흙으로 더럽혀진 손금들도 여인의 손길처럼 부드러워진다. 때로는 더 긴 휴식시간을 필요로 하기도 한다, 모든 것이 부드러워지기까지는.

 

칸트가 아래와 같이 말했다고 한다. 칸트는 과연 노동을 경험해 봤을까. 갑자기 그의 전기가 읽고 싶어진다. 위인전을 읽을 나이는 지났는데 말이다.

 

"노동 뒤의 휴식이야말로 가장 편안하고 순수한 기쁨이다."

"의심할 나위 없는 순수한 환희의 하나는 노동 후의 휴식이다."

 

 

자귀나무 silk tree의 꽃은 자귀꽃이라고 불러야 하나. 벚나무 꽃이 벚꽃이니. mimosa tree라고도 하는 모양이다. 병충해에도 강하다고 한다. 이파리를 녹즙내어 작물에 뿌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