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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사는 이야기

한 치 앞을 내다보지 못한다_200108 쓰리다 среда

지난 연말에 오뚜기 주식 1주(551,000원)와 강원랜드 주식(31,000원)을 샀다. 미중 무역분쟁도 봉합 분위기로 가고, 한반도의 평화를 위한 경제 교류도 확대되며, 일본과의 분쟁도 우리에게 유리한 쪽으로 진행될 것이라 전망했다. 중국발 경제 위기가 걱정이기는 하지만 통제경제다 보니 강력한 정책으로 위기를 넘길 수 있을 것으로 믿었다. 그런데 엉뚱하게 중동에서 문제가 터졌다. 트럼프가 탄핵 국면을 돌파하고,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가 화해하는 분위기로 나아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이라크의 2인자이자 차기 유력한 이란 대통령이며, 이란-이라크-시리아를 아우르는 시아파 무슬림 최고의 군사령관인 솔레이마니를 이라크 공항에서 폭살시켰기 때문이다. 미국의 오만과 중동의 허술함을 알 수 있었던 사건이다.


오늘 현재 오뚜기는 525,000원, 강원랜드는 27,500원이 되었다. 솔레이마니 사살 이후에 이 하락 추세는 얼마나 더 계속될까. 유가가 급등하고 물가가 오르게 되면 국내 경기도 충격이 크다. 더 우려스러운 것은 중국 경제의 위기다. 주가가 지금 보다 20% 이상 더 떨어지게 되면, 주식을 매수할 최고의 시점이 될 것이다. 그 때는 백만원 정도 더 투자를 해 볼 생각이다. 경제 위기가 커지면, 미국으로서도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에 변화를 모색할 것이고, 중국도 대책을 마련할 것이고, 그런 노력들이 합쳐지면 경제는 다시 회복될 것이다. 오뚜기와 강원랜드 주식으로 목표하는 금년 수익율은 30%다. 현재로서는 이 목표의 달성은 거의 불가능해 보이고 2021년으로 넘어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아쉽다. 매수 시점을 좀 더 늦췄어야 했다.


오뚜기는 판매사원들도 정규직으로 받아들이고, 유산 상속을 받을 때 정당한 세금을 납부하는 등 기업 승계와 경영의 모범을 보이는 기업이다. 라면이나 식재료는 대부분 오뚜기 제품을 이용하고 있다. 그런데, 강원랜드는 도박장을 운영하는 기업이다. 이런 기업의 주식을 사는 것은 자제해야 하지 않을까. 다른 사람들의 눈물로 돈을 버는 기업체의 주식을 사서 경영에 도움을 주는 것은 양심에 찔리지 않나. 몇 번을 자제했다. 그러다 주식 잔고에 남은 돈이 7만원이었고, 강원랜드만큼 계속 관찰해 온 주식이 없어서 그냥 샀다. 이번을 마지막으로 강원랜드 주식은 더 이상 거래하지 않겠다. 도박과 담배를 만드는 회사에는 절대로 투자하지 않겠다. 술 회사는. 하여튼 생각한 대로 살기는 쉽지 않다. 


불과 열흘 사이에 벌어질 상황조차 예상하지 못하고 사는 것이 나의 삶이다. 길게 보아 인류의 상식에 맞게 세상은 흘러갈 것이라고 믿자. 그러면 언제가는 30% 수익율이 달성될 것이다.


그런데, 30% 수익율이 2년 내로 가능하다고 믿으면 돈 천만원은 투자해야 하는 것 아니야. 그러기에는 겁난다. 지난 해 47만원으로 60만원을 만들었고, 올해 60만원만 투자해도 자본주의를 살아가는 스릴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내가 돈 놀이를 하는 동안에도, 죄 없이 죽어야 하는 인류의 고통이 느껴져 안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