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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농사 이야기

11가마의 쌀을 얻다_정미비 20만원_181016 프또르닉 вторник

음성에 일찍 다녀왔다. 헤르메스의 배터리가 낡았는지 22km를 타고 두 시간을 충전했는데도 완충이 되지 않는다. 좀 더 날이 추워지면 배터리 성능은 더 떨어질 것이다. 장거리 여행이 쉽지 않을 것이다. 시간 운용을 잘 해야 한다. 완충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농원으로 돌아오는 22km 드바쨔찌 드바 двадцать два도 무사히 잘 왔다. 


정미소에 전화했더니 앞에서 작업하는 것이 덜 끝나서 4시경에 왔으면 좋겠다고 한다. 옷을 갈아입고 준비를 하고 갔더니 55분. 마침 정미가 끝나서 바로 우리 벼를 집어넣을 수 있었다. 정미소 주인이 벼 말린 상태를 점검한다. 습도계가 고장이 나서 확인할 수 없었지만 딱딱한 것이 잘 말라있다. 벼 상태가 좋지 않은 것을 한 눈에 알아본다. 내 눈에는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하겠다. 아직도 한참 더 농사를 지어야 할 모양이다.


첫 차에는 28개, 두 번째 차에는 30개의 볏가마를 싣고 왔다갔다 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적어도 13가마는 나오리라는 예상과 달리 1톤도 나오지 않았다. 벼가 쓰러져 조기 수확한 것을 감안하면 잘 나온 편이다. 우렁이들이 제초에 성공해서 기대가 컸었던 모양이다. 보통 관행농의 논에는 200평당 4가마의 쌀이 나온다고 한다. 800평에서는 16가마가 나와야 하는데, 11가마가 나왔으니 70% 정도의 수확이다. 정미소 주인장은 농약과 제초제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냐며, 생산을 많이 해서 풍족하게 나눠먹으라며 제초제 치는 요령까지 자세하게 설명해 준다. 그렇기도 하다. 


어쨌든 자연에 폐 끼치면서 농사를 짓고 싶지는 않다. 이 정도만 나와도 굶을 일 없으니 만족한다. 그나저나 내후년 쯤해서 정미소를 폐업할 지도 모른다고 한다. 정미비용은 20만원이 나왔다. 


싸레기를 달라고 해야 하는데, 쌀겨를 달라고 해서 한 포 가지고 왔다. 이것으로는 떡을 해 먹지는 못하고, 단무지 만들 때나 쓸 수 있다고 한다.


[ 연도별 메벼 수확현황 ] 


2014년 벼 1,590kg / 쌀 1,100kg(69% / 13가마+60)

2015년 벼 1,600kg / 쌀 1,100kg(69% / 13가마+60) 

2016년 벼 1,260kg / 쌀 940kg(75% / 11가마+60)

2017년 벼    870kg / 쌀 580kg(67% / 7가마+20)

2018년 벼 1,560kg / 쌀 900kg(58% / 11가마+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