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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음악이야기

공연은 즐거우나 기다리기가 힘들다_181005 뺘뜨니챠 пятница

그지예 하라쉬이 로시스키이 리스토란 где хороший российский ресторан?


두 차례 공연. 장구와 풍물. 다섯 시간이 걸렸다. 기다리는 시간만. 국수 한 그릇으로 버텼다. 


7분 짜리 장구 공연을 위해 3년을 연습했다. 악보를 보지 않고 암기해서 연주해야 한다. 멋지게 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틀리지 않게 쳐야 한다. 혼자 연주할 경우에는 틀려도 부드럽게 넘어갈 수 있다. 그러나 7명이 똑같은 가락을 치니 한 사람이라도 틀리면 다른 사람의 흐름을 방해하게 되어 힘든 연주가 된다. 그러다보니 지난 3년 동안 여러 차례 공연을 했지만 그 때 마다 아슬아슬한 공연이었다. 다행이 오늘은 대체로 만족스러웠다. 한 달 가량을 다른 연습은 하지 않고 이 공연 연습만 했기 때문이다. 


오늘 괜찮았다고 앞으로도 그렇지는 않다. 일주일만 같이 맞춰서 연주하지 않으면 7명 모두가 다시 연주하기 어렵다. 비슷한 가락들이 반복되기 때문에 다시 외워야 하고, 조금만 집중하지 않아도 틀리게 된다. 매우 효율이 떨어지는 연주다. 외워야 더 멋진 연주를 할 수 있지만 7명 모두가 똑같이 외울 수는 없다. 적어도 일주일에 한 번 이상 공연을 계속 한다면 가능하겠지만 서너 달에 한 번 하는 공연 때문에 전부 외워서 하라고 한다면 말도 안되는 공연이다. 악보를 보고 쳐야 한다.


장구 공연을 하기 전인 오후 4시 반에 국수 한 그릇을 먹고, 다섯 시 반 경에 7분 짜리 장구 공연을 한 다음에 9시가 넘어서 15분의 풍물 공연을 했다. 두 개의 공연을 소화하기 위해 오후 3시부터 열 시까지 7시간을 대기해야 했다. 국수 한 그릇으로 떼우고.


공연이 즐거웠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


10월 9일 한글날에도 오전 7시 반에 집을 나서서 오후 5시에 돌아왔는데, 공연 시간은 10분이었다. 말도 안되는 일이다. 피해야겠다.